[커버스토리=‘2020 올해의 CEO’]
-식품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오리온은 2020년 분기마다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훨훨 날고 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이런 오리온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허 부회장은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1997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긴 그는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사장, 이마트 사장 등을 역임하며 신세계의 ‘재무통’이자 ‘혁신 전략가’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2014년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담 회장은 오리온의 첫 전문 경영인이 된 그에게 ‘부회장’ 직함과 함께 전폭적인 권한을 부여하며 회사를 이끌게 했다.
그는 취임 이후 오리온을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제과에만 치우쳤던 매출을 다변화해 나가기 시작했다. 음료·건강기능식품·디저트·간편식 등 매년 신규 사업을 새로 만들고 체질 개선을 주도하며 ‘혁신 전략가’로 불렸던 자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와 함께 오리온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 사업을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생산 부문에 글로벌 전략구매팀을 신설하는가 하면 영업 부문 내 부서를 통합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하며 해외 사업 역량을 더욱 끌어올렸다.
2020년은 이런 그의 노력들이 마침내 빛을 발한 한 해였다. 오리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2020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6523억원, 누적 영업이익 2911억원을 기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3분기에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무엇보다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글로벌 법인들이 견고한 성장을 기록한 것이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꼽힌다. 해외 사업 확대에 주력해 온 허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더욱 빛났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오리온의 2020년 중국 법인 1~9월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영업이익은 28% 성장했다. 초코파이 딸기와 찰초코파이 등 신제품들이 실적을 견인했다.
베트남 법인 1~9월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62.9% 성장했다. 쌀과자와 양산빵 등 새롭게 출시한 제품들의 고속 성장이 이어진 것이 주효했다. 러시아 법인도 초코파이와 비스킷 제품군의 고른 성장이 지속되며 1~9월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영업이익은 77% 성장했다. 라즈베리·체리·블랙커런트·망고 등 잼이 들어간 초코파이가 현지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끈 것이 이런 성적을 거둔 배경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물론 국내 상황도 좋았지만 해외에서의 고른 활약이야말로 오리온이 2020년 계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중인 배경”이라고 했다.
허 부회장은 2021년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낸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 현지 시장과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러시아 현지 신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 시장을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성공적으로 진입하겠다는 새 목표도 제시했다.
이 밖에 음료·간편대용식·바이오 등 오리온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신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런 전략들을 통해 허 부회장은 2021년을 오리온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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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9호(2020.12.28 ~ 2021.01.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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