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라이벌 경영 맞수, 2021년도 달린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vs 윤종규 KB금융 회장
[프리뷰] ‘금융 한국’ 이끄는 쌍두마차…‘디지털’에서 ‘ESG’까지 혁신 경쟁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은 한국 ‘리딩 금융그룹’ 왕좌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금융그룹은 혁신을 위해 비은행 부문 계열사 강화와 디지털 혁신, 탈석탄 경영을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를 내걸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년 연속 리딩 금융그룹 자리에 올랐다. 2020년엔 3분기까지 KB금융이 뒤를 바짝 쫓았다. 2020년 3분기 순이익은 KB금융이 약 200억원 앞섰고 3분기 누적으론 신한금융이 약 700억원 앞서며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은행은 KB국민은행 실적이 신한은행을 앞섰다.



조용병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과 윤종규 회장이 이끄는 KB금융은 2020년 3분기 나란히 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금융지주가 분기에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2008년 금융지주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2020년 4분기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 평균 실적 전망에서는 2020년 두 금융지주의 순이익 수치 차이가 거의 없다.



◆2021년 비은행 중요성 커져



2021년은 ‘조용병 2기’와 ‘윤종규 3기’가 맞붙는 해다.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한 조 회장과 2020년 11월 3연임에 성공한 윤 회장은 취임 이후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리딩 뱅크는 KB금융지주가 차지했고 신한금융은 8년 만에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다. 조 회장은 리딩 뱅크 자리를 재탈환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2018년 신한금융은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와 부동산 신탁 회사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이전에 M&A했던 곳은 2007년 LG카드(현재 신한카드)로 무려 11년 만의 M&A였다. 조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동시에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글로벌부문·디지털부문·자산관리부문 등을 매트릭스 조직으로 재편해 지주 차원에서 총괄하는 체제를 꾸렸다. 그 결과 1년 만인 2018년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9년 34%에서 2020년 3분기 41%까지 성장했다. 자본 시장과 글로벌 부문에서도 그룹 핵심 이익 성장을 이어 가며 질적으로 성장했다. 그룹의 핵심 사업 분야인 글로벌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534억원 증가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916억원을 기록했다.



윤 회장이 이끄는 KB금융 역시 재임 기간 동안 탄탄한 경영 성과를 올렸다. KB금융의 자산은 윤 회장 취임 첫해인 2014년 308조원에서 2020년 상반기 570조원으로 늘었다. 2017년에는 그룹 설립 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3조원을 달성했고 한국 금융지주로는 처음으로 3년 연속 3조원대의 순이익을 이어 갔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비금융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2015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16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이어 2020년 상반기 푸르덴셜생명까지 대형 M&A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은행·증권·카드·보험 등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역량을 확장했다. KB금융의 글로벌 자산 규모는 취임 당시인 2014년 45억5800만 달러에서 2020년 2분기 167억7300만 달러로 늘었다. 2020년 들어서만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캄보디아·미얀마에 잇따라 진출했다. KB국민카드는 태국에 진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악조건을 뚫고 인도네시아에서 KB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 최대 주주로 올라선 것은 KB금융의 종합 금융 역량 덕분이었다. 윤 회장은 글로벌 투자 기업 칼라일그룹과 손잡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시동도 걸었다.



◆디지털·ESG 위한 조직 개편



두 금융그룹은 2021년 ‘디지털 금융’ 전환과 ‘ESG 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금융의 미래가 걸린 디지털 전환(DT)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쏟으며 경쟁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그룹 중심 생태계 구축을 통해 DT를 가속화하고 있다. DT를 통한 수익성 제고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2020년 3분기에는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영업수익을 발표했다. 신한금융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3분기 기준 3426억원이다. 특히 2020년 3분기 동안 디지털을 활용해 1922억원을 절감하며 그룹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이 42.5%를 기록하는 등 금융권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유지했다.


또한 그룹 당기순이익의 10% 수준까지 디지털 예산 편성을 확대하고 조직·시스템·인적 역량 강화 등 전방위적 DT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조 회장의 주도하에 성공적인 DT를 위해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전담할 ‘디지로그(Digilog)위원회’를 신설했다.




KB금융은 2020년 12월 DT 가속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먼저 정보기술(IT) 인력과 기획 인력이 협업하는 ‘플랫폼’ 조직과 ‘AI혁신센터’를 신설하고 ‘넘버원(No.1) 금융 플랫폼 기업’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에 신설된 AI혁신센터에서는 그룹 내 AI 관련 추진 전략 수립과 계열사 간 협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디지털혁신총괄(CDIO)’을 ‘디지털플랫폼총괄(CDPO)’로 변경해 업무 전문성을 높였다. 새 CDPO에 한동환 부사장(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전 부행장)이 발탁됐다.



두 그룹은 나란히 ‘탈석탄’을 선포하고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ESG 경영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ESG가 금융 시장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은 중·장기 로드맵인 ‘KB 그린웨이 2030’을 바탕으로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그룹 탄소 배출량을 25% 감축(2017년 대비)하고 동시에 현재 약 20조원 규모의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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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은 2020년 11월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로 기후 변화에 따른 국제 협력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친환경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를 선언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자세한 내용은 01월 04일 발행되는 한경비즈니스 1310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9호(2020.12.28 ~ 2021.01.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