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라이벌 경영 맞수 2021년도 달린다]
한성숙 네이버 사장 vs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대표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2020년 네이버와 카카오는 언택트(비대면) 비즈니스의 급격한 성장을 토대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전 산업계가 얼어붙었지만 이들만은 예외였다. 검색부터 메신저·콘텐츠·이커머스까지 2020년의 성장을 기반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2021년에도 무한 확장할 계획이다.
동시에 양 사를 이끄는 한성숙 네이버 사장과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의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포털 최초 여성 수장인 한 사장은 네이버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조 공동 대표는 비즈보드를 통한 실적 개선에 힘입어 카카오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언택트 바람 타고 분기별 ‘최대 실적’ 일궈
2017년부터 네이버를 이끌고 있는 한 사장은 NHN에서 검색품질센터장·서비스본부장을 역임했다. 한 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간편 결제·e커머스·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2020년 12월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에 4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는 2018년부터 여·조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여 대표는 오리콤과 LG애드 등 광고업계에서 이력을 쌓다가 카카오광고사업부문 총괄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했다. 조 대표는 NHN에서 마케팅과 디자인 총괄 부문장을 지냈다. 카카오에는 브랜드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한 후 공동브랜드센터 센터장을 거쳤다.
이들의 활약은 실적으로 증명된다. 전 산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을 입었지만 양 사만은 예외였다. 네이버의 2020년 3분기 매출은 역대 최대인 1조36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수치다. 모바일 서비스 라인까지 포함하면 분기 기준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2917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사업 부문별에서 골고루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커머스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한 2854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따른 것이다. 네이버페이의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테크핀 부문 또한 전년 동기 대비 67.6% 증가한 17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3분기 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난 1조100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1202억원이다. 카카오 역시 전 사업 부문별로 성장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광고·커머스 사업 및 글로벌 유료 콘텐츠 사업의 높은 성장세와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이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5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택시 등 모빌리티 분야를 포함한 신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1488억원으로 집계됐다.
◆쇼핑·광고 통해 실적 성장 이뤄내
한 사장은 취임 이후 쇼핑을 통해 검색과 페이, 광고까지 동반 성장한다는 ‘큰 그림’을 그려 왔다. 쇼핑은 한 사장이 서비스총괄이사 때부터 중점을 둔 사업이었다. 성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2020년 3분기 쇼핑 부문 매출을 처음 공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커머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스토어’의 성정세가 두드러졌다. 3분기 기준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수는 38만 명으로 전 분기 대비 3만 명 늘어났다. 거래액도 72% 증가했다.
국민 메신저였지만 카카오를 따라다니는 것은 수익 구조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러한 고민은 여·조 공동 대표 취임 이후 해결됐다는 평을 듣는다. 각각 광고와 브랜드 전문가인 두 대표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광고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성 확대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의 ‘톡비즈’의 성장이 무서웠다. 2019년 도입한 ‘비즈보드’는 카톡 채팅창 상단에 광고를 노출하는 서비스다. 여 대표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 연말까지 1만 곳 이상 광고주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2020년 9월 기준 누적 1만2000곳이 넘었다”고 밝혔다.
양 사는 자회사를 통한 ‘콘텐츠 전쟁’도 벌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20년 자사 웹툰과 웹소설을 성공적으로 영상화했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과 tvn 수목 드라마 ‘여신강림’이 호응을 얻고 있다. 기세를 이어 2021년 네이버웹툰은 학원 좀비물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 웹툰 ‘지옥’ 등을 영상화한다.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K웹툰’의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재팬의 ‘픽코마’는 2020년 9월 기준으로 전 세계 모든 만화·소설 애플리케이션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2020년 3분기 기준 연간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한 약 13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진출 4년 만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한 사장이 밝힌 네이버의 향후 성장 동력은 클라우드·웍스모바일·클로바다. 이들을 통해 네이버는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한 대표는 2020년 10월 콘퍼런스콜에서 “B2B 네이버 클라우드·웍스모바일·클로바를 통해 기업형 니즈에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클로바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B2B 비즈니스 가속화에 나서고 있다. 2020년 12월 20일 네이버는 신한은행과 협력해 AI 광학 문자 판독 기술 ‘클로바 OCR’ 기반의 문서 판독 자동화 솔루션인 ‘AI 비전(Vision)-OCR 플랫폼’을 구축했다. 문서를 일일이 시스템에 입력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 AI 기술이 금융 분야에 적용된 ‘좋은 사례’다. 협업 솔루션 ‘네이버웍스’는 네이버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서비스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근무의 확산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과거 이름은 ‘라인웍스’였지만 2020년 11월 브랜드명을 ‘네이버웍스’로 교체했다. 이는 한국에서 친숙한 ‘네이버’ 브랜드명을 통해 기업용 협업 도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여·조 공동 대표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할 계획이다. 먼저 카카오톡 안에 신분증·자격증·증명서를 보관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출시해 실물 지갑의 대체를 꾀한다. 또 상반기 중으로 콘텐츠 전문성과 이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콘텐츠 구독 플랫폼’을 선보인다. 또 카카오톡에서 렌털과 정기 배송 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용자는 관심 있는 브랜드의 카카오톡 채널에서 상품의 정보를 얻고 회원 가입부터 신용 조회·전자 서명, 계약·결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몇 번의 클릭으로 처리한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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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0호(2021.01.04 ~ 2021.01.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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