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20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 리서치 트렌드]
-‘동학개미’ 눈과 귀 된 증권사 유튜브…랩 상품 참여하고 ESG 인덱스 개발도
[커버스토리=김영은 기자] 코스피지수 3000 시대가 열렸다. 2020년부터 이어진 코스피지수 상승의 주역은 단연 개인 투자자였다. 이들을 잡기 위해 증권사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개편하는 등 경쟁을 본격화했다. 리서치센터의 역할도 확대됐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며 개미의 눈과 귀가 됐다.
리서치센터의 얼굴도 젊어졌다. 1970년대생, 40대 센터장이 자리에 오르며 젊고 빠른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 리서치센터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 출시도 이어졌다. 한국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트렌드를 분석했다.
◆젊어진 센터장…1970년대생이 주축으로
2030세대가 증시 상승의 주역으로 떠오르자 리서치센터도 젊어졌다. 1970년대생 40대 리서치센터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리서치센터장 세대교체는 2019년 말부터 이뤄졌다. 2019년에는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이, 2020년에는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이 리서치센터장을 1970년대생으로 임명했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리서치센터장은 1977년생 ‘최연소’ 센터장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75년생,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1972년생이다. 유승창·신동준 KB증권 공동 센터장은 1971년생이다.
올해 새롭게 리서치센터를 이끌게 된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센터장, 오태동 NH투자증권 센터장, 김승현 유안타증권 센터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 역시 1970년대생이다. 1972년생 오태동 센터장은 NH투자증권이 10년 만에 교체한 리서치센터의 새 얼굴이다.
유종우 리서치센터장은 1972년생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담당 연구원(차장)에서 상무보로 승진했다. 직급이 두 단계 뛴 셈이다. 1970년대생 센터장들은 젊고 빠른 조직을 만들고 디지털 부문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유튜브 활동은 필수…삼성증권, 구독자 17만 명
지난해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47조5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똑똑해진 개인 투자자들은 지인의 정보나 자신의 ‘감’ 대신 유튜브를 통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통해 종목을 고르고 증시를 파악한다. 한국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채권, 환율이나 글로벌 경제 전망 등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비대면으로 거래한다.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주식 정보 수요가 높아지자 증권사 유튜브도 들썩였다. 구독자 10만 명을 넘겨 유튜브로부터 ‘실버 버튼’을 받은 증권사는 3곳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 ‘스마트머니’ 채널은 2020년 12월 업계 최초로 구독자 10만 명을 넘겼고 이어 삼성증권 ‘삼성팝(Samsung POP)’과 키움증권 ‘채널K’ 채널이 실버 버튼을 받았다. 삼성증권 삼성팝은 업계 최초로 구독자 17만 명을 달성하며 증권사 유튜브 채널 1위에 올라섰다. 2020년 7월까지만 해도 1만8000명에 불과했던 구독자 수가 반년 만에 17배 가까이 성장했다.
키움증권 채널K는 1월 7일 기준 구독자 수가 16만7000명에 달한다. 채널K 역시 2020년 7월 구독자 수가 7만 명에서 현재 2배 이상 늘었다. 미래에셋대우가 운영하는 스마트머니 채널 구독자 수는 12만4000명이다. 다른 경쟁사에 비해 늦게 유튜브에 뛰어든 하나금융투자는 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 유튜브 채널의 주연은 단연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다. 담당 섹터별 애널리스트가 출연해 시황과 증시 이슈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종목 분석, 해외 주식, 글로벌 경제 전망, 자산 배분 전략 등 다양한 투자 정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돈 버는 리서치’…리서치 기반 랩어카운트 출시
리테일 비중이 낮았던 증권사들도 개인 투자자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리서치센터도 수익 부서로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애널리스트가 자신이 맡은 섹터에 대한 자료 수집, 기업 탐방, 리포트 작성, 법인영업 등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최근 ‘동학개미’ 열풍이 불면서 자산 관리(WM)나 해외 주식 등 리테일 영역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리서치센터 역량을 바탕으로 운용하는 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리서치센터와 협업한 랩어카운트가 활성화되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 투자 자문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자산 관리 서비스다.
하나금융투자는 리서치센터 자문을 기초로 운용하는 랩어카운트에 가장 적극적이다. ‘하나 4차산업 1등주랩’, ‘하나 천하통일 1등주랩’, ‘하나 중국 신성장1등주랩’ 등 해외 주식 랩은 리서치센터가 만든 투자 전략과 추천 종목을 기초로 운용된다. 2020년에는 뉴딜 관련 랩어카운트(랩) 상품도 선제적으로 내놓았다. 2020년 10월 출시한 ‘하나 뉴딜금융테크랩V3’는 하나금융투자 랩운용실이 리서치센터와 협업해 각종 분석을 제공받아 종목을 선정하고 운용하고 있다.
메리츠증권도 2020년 12월 리서치센터의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메리츠펀드마스터랩’을 출시했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경기와 시장 전망에 따라 투자 유망한 자산과 국가 등을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산 배분 전략을 제시한다.
KB증권은 2020년 10월 리서치센터의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을 바탕으로 운용하는 ‘KB 에이블 어카운트 이지포트폴리오’랩을 출시했다.
◆ESG 전담 부서 설치하고 ESG 인덱스 개발 나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금융 시장의 새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ESG 경영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SG를 위한 전문 조직 개편, 석탄 산업 투자를 중단하는 탈석탄 경영 선언 등은 물론 리서치센터 내에도 ESG 전담 부서를 신설하거나 ESG 인덱스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지주 차원의 탈석탄 선언에 합류한 KB증권은 리서치센터에 ESG 전담 팀을 설치했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2020년 ‘KB 포커스 온 ESG’ 등 6건의 정기 자료와 ‘ESG 이슈 분석&ESG 이슈 코멘트’ 등 10여 건의 비정기 자료를 발간했다. 관련 인력을 충원해 2021년 리서치센터 안에 ‘ESG 솔루션’팀을 신설할 계획이다.
삼성증권 역시 리서치센터 내에 ESG연구소를 신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 ESG연구소는 2020년 11월 25일 ‘ESG 시대,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제목의 리포트 두 편을 발간했다. 이 같은 조직 혁신 외에도 리서치센터의 ESG 인덱스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ESG와 관련한 리서치 자료와 인덱스 개발도 눈길을 끌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리서치센터 차원의 ESG 보고서 발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린 뉴딜 등 친환경이 시장의 핵심 테마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에게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는 2020년 11월 6일 ‘글로벌 그린 에너지 넷 제로(Net Zero)를 향한 대장정’이라는 제목의 그린 에너지 산업 관련 리포트를 펴냈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2019년부터 ESG 지표를 토대로 한 기업 분석 작업을 추진, SK·포스코·삼성전자·LG화학·현대자동차·SK텔레콤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15개 기업을 선정해 한국 증권사 최초로 ESG 리포트를 국문과 영문으로 동시에 발간했다.
또한 NH투자증권은 금융 당국의 민간 인덱스 사업 규제 완화에 따라 리서치센터 내에 인덱스 개발 부서를 설치하고 현재까지 총 5종의 인덱스를 출시했으며 추가로 8종 이상의 신규 인덱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kye0218@hankyung.com
[2020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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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1호(2021.01.04 ~ 2021.01.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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