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따라잡기]

구글 마이크로소트 등 AI 개발에 필요한 자원 제공…네이버도 ‘서비스형 AI’ 지원 나서
‘AI 민주화 시대’… 일반 기업도 클라우로 AI 서비스 구현 가능해져
[한경비즈니스 칼럼=유성민 건국대·부산대 겸임교수] 2017년 9월 구글은 인공지능(AI) 민주화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구글은 이를 통해 “AI 개발의 진입 장벽까지 낮춰 많은 사람이 AI 혜택을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누구나 쉽게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를 만들겠다고 구글이 최초로 선언한 것이다.

여기서 ‘어떻게’라는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답은 클라우드에 있다. 클라우드로 AI 개발을 돕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구글은 클라우드 자원에서 AI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 지원뿐만 아니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AI 소프트웨어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구글만이 한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의 전 세계 AI 개발자만 8000명에 이를 정도로 AI 기술에 많이 투자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러한 기술력을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MS 또한 클라우드를 통해 AI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아마존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AI 서비스를 웹 사이트처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네이버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에서 AI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활용해 AI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고 있다. 참고로 클라우드에서 AI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서비스형 AI(AIaaS : AI as a Service)라고 부른다.

서비스 제공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클라우드

그러면 AIaaS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까. 그전에 클라우드부터 살펴보자.

클라우드는 중앙 컴퓨팅 자원을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격으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용량을 제공하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예로 들어보자. 네이버 클라우드에는 각종 파일을 담을 수 있다. 그런데 해당 파일을 네이버 클라우드에 담는다고 해서 사용자 기기의 저장 공간이 줄어들지 않는다. 이유는 저장 공간을 사용자 기기가 아닌 네이버 클라우드의 저장 공간을 원격으로 빌려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 저장 공간을 원격으로 제공받는 셈이다.

클라우드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클라우드의 개념은 현재 개념과 다르다. 초기 클라우드 개념은 중앙에서 자원을 빌려 쓰는 것이 아니라 자원 공유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1965년 컴퓨터 과학자 존 매카시는 하나의 컴퓨터를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해 공유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컴퓨터 사용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친구와 동거해 사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그러다가 1970년대 클라우드의 핵심 기술인 가상화가 개발됐고 이를 응용한 기술이 등장하면서 현재의 개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2006년 클라우드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는데 클라우드를 통해 응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상화는 클라우드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이다. 사용 목적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정의되지만 가상화는 하나의 컴퓨팅 기기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여러 개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쉽게 말해 1대의 노트북에서 가상화를 이용하면 여러 대의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참고로 이러한 기술을 데스크톱 가상화(VDI)라고 부르기도 한다.

클라우드에서 가상화는 컴퓨팅 자원을 제공할 때 별도의 가상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1대의 가상 컴퓨터를 중앙에서 만들어 원격으로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상화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의 첫 출발점인 셈이다. 이러한 환경을 제공받아야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제공 받는 수준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인프라형 서비스(IaaS), 플랫폼형 서비스(PaaS),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등으로 나눌 수 있다.

IaaS는 클라우드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서비스로 하드웨어 자원을 제공한다. 저장 공간, 컴퓨팅 파워, 메모리 등을 제공한다. 어찌 보면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에 필수가 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처음 이용할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사용할 하드웨어 자원을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aaS는 운용 환경, 서비스 개발 등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전자상가에서 노트북을 구매했다고 하자. 노트북을 구매했다고 해서 노트북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운영체제(OS)를 설치해야 한다. 윈도10을 설치하거나 맥(Mac)을 설치해야 한다. 여기에서 노트북은 IaaS에 비유할 수 있고 PaaS는 OS에 비유할 수 있다.

SaaS는 이미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가져와 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오피스365와 같은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참고로 IaaS, PaaS, SaaS로 서비스 이용 수준이 높아질수록 클라우드 활용 자원이 많아진다. IaaS는 중앙 하드웨어 자원만 이용한다. 그런데 PaaS는 하드웨어 자원뿐만 아니라 운용에 필요한 프로그램까지 이용한다. IaaS는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던 셈이다.

SaaS는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 자원뿐만 아니라 운용 프로그램까지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IaaS와 PaaS도 기본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노트북으로 게임을 즐긴다고 하자. 노트북과 OS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노트북 장치와 OS는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어야 한다. 이는 클라우드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개발 자원 제공

AIaaS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까. AIaaS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 일종이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 수준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우선 IaaS에서는 AI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 자원을 제공한다. AI 개발자는 AI 구동 적합 프로세서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공받을 수 있다. 여러 클라우드 회사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아마존은 AWS를 통해 IaaS를 제공하고 있다. 차별화되는 점은 ‘스폿인스턴스’라는 가격 할인 정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폿인스턴스는 제공받은 하드웨어에서 사용량이 30%가 넘지 않으면 가격 할인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90%까지 가격 할인을 받을 수 있다.

PaaS에서는 AI 개발에 필요한 툴을 제공한다. AI 알고리즘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데 아마존은 AI 개발에 필요한 알고리즘도 제공한다.

MS는 자사 클라우드인 애저를 통해 머신러닝 스튜디오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코딩 없이도 AI 학습과 동작 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림판에 그림 그리듯이 구조를 설정해 구현할 수 있다. 물론 머신러닝 스튜디오에서도 AI 구현에 필요한 알고리즘도 지원하고 있다.

SaaS가 AIaaS에서는 가장 핵심이다. AI 개발자는 이미 만들어진 AI 소프트웨어를 API를 활용해 그대로 가져와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AI 개발자는 AI를 개발하지 않고 만들어진 것을 그대로 가져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AI 기반의 음성 인식 서비스를 예로 들어보자. 기존에는 개발자가 이를 직접 개발해야 했다. 그런데 클라우드 SaaS를 이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아마존·구글·MS·네이버 등이 이미 만들어 놓은 AI 기반의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를 통해 그대로 가져와 쓰면 되기 때문이다.

AI는 비IT 기업에는 높은 진입 장벽일 수밖에 없다. IT 자체가 낯선데 구현이 훨씬 어려운 AI는 접근조차 쉽지 않게 느껴진다. 그런데 클라우드의 지원을 받으면 이러한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수많은 비IT 기업이 AIaaS를 통해 AI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글로벌 엘리베이터 생산 기업인 티센크루프는 MS 애저를 활용해 내부적으로 필요한 AI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마케팅 회사인 아피노는 고객 행위 분석 서비스 제공을 위해 MS 애저의 AIaaS를 활용해 제공하고 있다. 구글이 선언한 것처럼 AIaaS는 AI 민주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고 AI 확산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3호(2021.01.25 ~ 2021.01.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