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농심·대상·오리온 해외 실적 최대 전망…풀무원은 미국·중국에서 첫 흑자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농심·대상·오리온 등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풀무원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주력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이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급증하는 글로벌 가공식품 수요를 한국의 식품 기업들이 끌어안은 것이 해외에서 호실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성공적인 방역 성과를 거두며 ‘안전한 국가’라는 인식이 퍼진 것, 케이팝을 통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커진 부분 등이 최근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식품 수요를 끌어안을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깔려 있다. 김 교수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각 기업들이 그동안 오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이른바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는 일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CJ제일제당·농심·대상·오리온·풀무원 등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 내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한정된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오랜 기간 해외 영토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런 노력들이 비로소 코로나19 상황에서 빛을 발한 셈이다.
◆M&A로 시장 강자 등극한 CJ제일제당·풀무원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인수·합병(M&A)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2000년 초부터 ‘한식의 세계화’라는 목표를 내걸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타깃은 미국이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 있는 세계의 중심인 미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인정받은 뒤 다른 국가들로 점차 영향력을 키워 나가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미국 유통 시장 공략은 녹록하지 않았다. 제품 하나만 갖고 현지 유통 시장을 뚫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현지 유통 업체를 M&A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었다.
2005년 상온 식품 생산 업체 애니천 인수를 시작으로 옴니푸드(2006년)·TMI(2013년)·카히키(2018년) 등을 품에 안으며 미국 시장에서의 외연을 넓혀 갔다.
2019년에는 2조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미국 유명 냉동식품 업체인 슈완스컴퍼니(이하 슈완스)까지 손에 넣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생산공장·물류·영업망을 고루 갖춘 대형 식품 기업으로 거듭났다.
자사 브랜드인 ‘비비고’의 매출이 늘어나는 시너지도 나타나고 있다. 품에 안은 현지 기업들이 기존에 확보해놓은 현지 유통 판로를 자연히 흡수하며 대형마트에 한정됐던 비비고 판매를 중소형 점포들로까지 확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에서만 2조5000억원의 가공식품 매출을 올렸다. 미국 시장을 앞세워 해외 가공식품 매출 4조원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풀무원도 비슷하다. M&A를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해 왔다. 2004년 미국의 콩 가공식품 회사 와일드우드, 2009년 냉장 식품 회사 몬터레이 고메이푸드 등을 인수해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하지만 매출은 지지부진했고 실적은 늘 적자였다.
결국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2016년 미국 최대 규모의 두부 브랜드 ‘나소야(Nasoya)’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나소야는 현지 두부 판매량 1위를 기록할 만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었다. 또 미국 내 2만여 개 영업 유통망을 보유한 상황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미국 두부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파악하고 과감하게 베팅했다.
두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풀무원은 2019년 기준 미국 두부 시장점유율을 75%까지 끌어올리며 시장의 절대 강자로 등극했다. 지난해에는 마침내 1990년 초 미국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 법인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세한 내용은 2월 1일 발행되는 한경비즈니스 1314~1315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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