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등 경기 남부 아우르는 핵심 입지, 오피스족·쇼핑족 메카로 부상

판교 테크노밸리를 배후 수요로 하고 있는 판교는 국내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 중 하나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내리자마자 압도적인(수도권 최대) 규모로 눈길을 사로잡는 현대백화점이 바로 그 변화의 시발점이다. 백화점 옆으로는 큰 가림막이 둘러쳐져 있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이곳이 호텔과 주상복합 시설이 들어서는 알파돔시티 부지다. 알파돔시티 등 대형 쇼핑몰들이 완공되면 이 지역이 판교 내 아파트 거주민들은 물론 분당과 광주 등 경기 남부의 ‘핵심 쇼핑 상권’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강남역 15분’…교통의 요지

판교 상권의 장점 중 하나는 ‘사통팔달(길이 사방으로 통함)’의 입지다.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자리한 판교역은 지하철(신분당선)을 타면 서울 강남역에서 1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경부고속도로 판교 나들목과 불과 600m 남짓 떨어져 있어 차를 이용하더라도 3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서울~용인 고속도로, 분당~내곡 고속화도로, 분당~수서 고속화도로와도 가깝다.

안양·용인·수원 등 경기 남부 지역은 대부분이 30~40분 정도면 접근할 수 있다. 여기에 2016년 상반기엔 여주·이천·광주를 잇는 성남~여주선도 연결될 예정이고 2020년엔 GTX 판교역이 들어설 전망이다. 판교 상권이 서울 강남권은 물론 경기 남부 지역까지 아우르는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처럼 뛰어난 입지 조건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판교 상권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3.3㎡당 1억 원(2008~2009년)을 웃돌 만큼 ‘지나치게 높은 상가 매매가’가 그 이유였다. 이는 고스란히 상가 임대가로 전가됐고 상가마다 공실이 넘쳐났다. 그나마 자리를 채우고 있던 몇몇 가게들 역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김민영 부동산114 리서치센터팀 연구원은 “이후 판교 일대의 상가 매매가는 조정기를 거치는 중이다”며 “현재는 3.3㎡당 4000만~5000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알파돔시티 등 대형 사업 다시 ‘기지개’

‘높은 임대료’에 발목 잡혔던 판교 상권의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무렵부터다. 안랩·엔씨소프트·넥슨 등의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판교 테크노밸리에 속속 자리 잡기 시작했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판교테크노밸리지원본부에 따르면 2013년 말을 기준으로 판교에 입주한 기업은 870개, 근무하는 직장인은 5만8188명이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입주사 1200개, 근로자 7만5770명으로 크게 뛰었다. 인근 제2 테크노밸리가 완공되면 이 숫자는 1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판교역 인근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6~7년간 지지부진했던 개발 사업들이 최근 들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착공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개장된 현대백화점은 오픈 5일 만에 181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흥행 몰이에 성공했다. 하루 평균 구매 고객만 4만5000여 명에 이른다. 공사가 진행 중인 알파돔시티도 기대감을 더한다. 주거 시설과 업무·판매 시설, 호텔을 총망라한 복합 단지다.

판교에 들어서는 대형 쇼핑몰들이 주목받는 것은 경기 남부권의 탄탄한 배후 수요 때문이다. 판교는 테크노밸리 외에 아파트 거주민만 9만여 명에 달한다. 여기에 분당과 용인 등을 더하면 그 숫자는 120만 명에 이른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판교 거주민 대부분이 강남이나 분당에서 이주해 온 고소득층이어서 구매력이 탄탄하다”며 “현재는 판교역에서 테크노밸리로 향하는 길목을 따라 먹자 상권이 형성돼 있지만 향후에는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복합 상권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