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때 지원금 적극 활용... 4년이면 창업비 회수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월 순수입 ‘321만 원’
리모델링 때 지원금 적극 활용…4년이면 창업비 회수

한옥 밀집 지역인 서촌 골목에는 한옥 레스토랑과 카페뿐만 아니라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한옥 리모델링을 통해 게스트하우스를 영업 중인 K 씨의 실제 사례를 통해 짚어봤다.

K 씨는 5년 전 9억 원에 서촌에 있는 99㎡(30평)대의 한옥을 한 채 샀다. 평소 한옥의 멋스러움에 빠져 있었던 데다 북촌(대략 10억 원 안팎)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매가가 낮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퇴직 후 한옥을 활용한 상업 시설을 고민하던 K 씨는 허가가 용이한 숙박업을 시작했다. 용도 변경 규제로 올해부터 한옥을 활용해 신규로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획연재- 상권지도 ④ 서촌]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월 순수입 ‘321만 원’

최소 유지비 월 120만 원

기존 한옥을 숙박업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리모델링이 필수적이다. K 씨의 경우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화장실이나 마당을 손보는 등 1억6000만 원 정도가 들어갔다. 이 중 6000만 원은 서울시의 한옥 보조금에서 충당했다. 4000만 원 역시 서울시 지원으로 무이자 융자를 받았다.

한옥은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가 중요하다. 숙박이 가능한 방은 모두 5개로, 방 하나에 에어컨 설치 30만 원, 가구 30만~50만 원, 한지로 도배하고 벽에 붙이는 장식을 사는 데 30만 원, 전통 비단 이불 두 채에 60만 원 정도가 들었다. 여기에 한복 체험을 위한 한복 구매(7벌) 등 총 4000만 원을 썼다. 한옥 구매 비용을 제외하고 K 씨가 한옥을 리모델링해 창업하는 데 쓴 비용은 모두 2억 원 정도. 이 중 보조금을 빼면 총 1억4000만 원을 투자한 셈이다.

이처럼 큰돈을 들인 만큼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게 가능할까. 한옥은 목조건축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목재나 문풍지 관리비가 많이 든다. 매년 봄마다 목재에 벌레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소독해야 한다. 또한 한지로 만든 창문은 4년마다 교체해 줘야 한다. 이 밖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기 위한 식대나 각종 소모품, 전기료·수도료·난방료까지 고려하면 매달 가게 유지비가 100만 원 안팎 든다. 다만 에어비앤비나 코자자와 같은 숙박 중개업소를 이용하면 숙박비의 15%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현재 K 씨는 방 하나에 2인 기준으로 8만 원을 받고 있다. 월매출 편차는 큰 편이다. 평균적으로 보면 금요일과 토요일 주말에는 대부분이 방이 찬다. 반면 평일엔 손님이 적어 방이 1개 정도 찰 때가 많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1주일 매출이 대략 120만 원 안팎이다. 한 달 평균 496만 원 정도다. 월 수익률은 약 60%, 순익은 321만 원 정도다. 이런 수익률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4년이면 창업비를 회수할 수 있다.

강여름 인턴기자 summe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