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 2025’ 발표…스마트 공장·차세대 산업 집중 육성

글로벌 최고 제조업 강국 꿈꾼다
중국이 향후 30여 년간의 제조업 비전을 내놓았다. 국무원(중앙정부)이 발표한 ‘중국 제조 2025’가 그것이다. 중국 정부는 신중국 설립 100주년(2049년)까지 중국을 세계 제조업 발전을 이끄는 제조 강국으로 만들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꿈을 이루는 견실한 기초를 닦겠다고 밝혔다. ‘중국 제조 2025’는 그중 첫 단계인 향후 10년의 가이드라인이다.

인도가 지난해부터 내세우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나 한국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했던 ‘제조업 3.0’ 실행 대책과 다르지 않다. 글로벌 제조업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제조업 육성을 3단계로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2025년까지 제조 강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비교적 강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일련의 다국적 제조 기업과 산업들을 키우기로 했다. 전 세계 산업 가치 사슬에서 중국의 지위를 확실히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2단계로 2035년까지 세계 제조 강국의 중등 수준이 되고 3단계로 신중국 설립 100주년까지 세계 제조 강국의 선도국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제조업 강국 독일과 일본의 수준도 뛰어넘겠다는 의미로 중국 언론들은 해석했다. 영국과 미국을 따라잡자는 구호를 내건 1950년대 마오쩌둥의 대약진을 연상하게 한다. ‘신대약진’이라고 할만하다.


‘국가 제조 강국 건설 태스크포스’도 결성
‘중국 제조 2025’는 혁신 능력을 키우고 스마트 제조를 시행하며 녹색 제조를 확대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우선 혁신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연매출 2000만 위안 이상 대형 제조업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2013년 0.88%, 2015년 0.95%에서 2025년 1.68%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 1억 위안당 특허 수도 2013년 0.36건, 2015년 0.44건에서 2025년 1.1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40여 개의 제조업혁신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으로 불리는 스마트 제조를 위해 광대역 통신망 보급률을 2013년 37%, 2015년 50%에서 2025년 82%로 크게 높이기로 했다. 기계·항공·선박·자동차·경공업·섬유·식품·전자 업종 등의 생산 설비를 스마트 설비로 개조하기로 했다. 스마트 공정 기계, 서비스 로봇, 스마트 가전, 스마트 조명 기기, 웨어러블 산업화도 추진한다. 스마트 제조를 통해 2025년까지 공장 운용 경비, 제품 생산 주기, 불량률을 각각 절반씩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의 스마트 공장 1만 개 육성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

10대 전략 중점 업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지난 3월 발표된 차세대 정보기술, 첨단 수치제어 장치 및 로봇, 항공우주 장비, 해양 플랜트 및 첨단 선박,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 설비, 신소재, 바이오 의약 및 고성능 의료 기기, 농기계 장비 등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 제조 2025’ 시행을 전담할 ‘국가 제조 강국 건설 태스크포스’를 결성하기로 하고 팀장은 국무원(중앙정부)의 지도자급 인사가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중국 제조 2025에 나온 10대 중점 육성 산업은 2010년 발표된 7대 전략 신흥 산업 육성을 대체하게 된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전문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