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뷰파크 2차 청약 마감 기준 미달, 1차 입주 단지 하자 보수 논란도 ‘발목’

잇단 제동…흔들리는 신동탄 ‘SK타운’
SK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기산·반월지구 일대에 야심차게 추진 중인 ‘신동탄 SK타운’ 조성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SK건설은 동탄신도시와 인접해 ‘신동탄’이라고 불리는 기산·반월지구에 ‘신동탄 SK뷰파크’ 1·2·3차를 차례로 공급 중이다. 1차(1967가구)는 지난 2월부터 이미 입주를 시작한 상태이며 2차(1196가구)는 5월 11일 청약 접수를 마감했다. 또한 3차(1086가구)는 2016년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모두 합치면 4000여 가구에 달해 그야말로 ‘SK뷰(SK VIEW)’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신동탄 SK타운 조성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은 2월 24일 1차의 입주가 시작되면서부터다. 다수의 입주민들이 하자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며 혼란에 빠져 버렸다. 여기에 최근 진행된 2차의 분양마저 실패했다. 3차 분양을 남겨둔 SK건설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신동탄 SK뷰파크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잇단 제동…흔들리는 신동탄 ‘SK타운’
분양가는 주요 원인이 아니다?
5월 12일 오전 신동탄 SK뷰파크 2차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모델하우스에 들어서자 ‘전 타입 순위 내 마감! 최고 경쟁률 99 대 1’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전날인 11일 마무리된 1·2순위 청약 결과인 모양이다. 그런데 ‘전 타입 순위 내 마감’은 사실이 아니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신동탄 SK뷰파크 2차의 총 5개 타입 중 59㎡A와 59㎡B 타입은 마감됐지만 84㎡A·B·C 3개 타입은 청약률 120%를 채우지 못하며 마감에 실패했다. 순위 내 청약률 100%를 채웠다는 점에서 ‘마감’이라고 표현했다는 게 SK건설의 답변이다. 하지만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16조 ‘예비 입주자의 선정’ 조항에는 부적격자나 계약 포기자 발생에 대비해 공급 대상 주택 가구 수의 20% 이상을 더 모집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금융결제원에서도 청약률을 공개할 때 공급 가구 수의 120% 이상 마감된 곳에만 ‘청약 마감’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2차의 청약 결과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모든 타입이 신동탄 거주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는 점이다. 59㎡A를 제외한 전 타입이 당해 지역(주택을 공급하는 지역)에서 마감하지 못했다. 실수요 비중이 높기로 유명한 신동탄에서 당해 지역 거주자에게 외면 받은 만큼 실제 계약에서는 대규모 미분양 사태도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모델하우스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동탄 SK뷰파크 1차의 입주자 90% 이상이 거주를 목적으로 한 실수요자로 전월세 물건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아 난감할 지경”이라며 “사실 2차는 앞서 5월 7일 진행된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1188가구 모집에 301명만이 청약(전 타입 미달)해 분양 실패가 예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처럼 2차가 청약에 실패한 이유는 뭘까. 일단 분양가는 주요 원인이 아니었다. 2차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940만 원으로 앞서 2012년 공급한 1차의 분양가(3.3㎡당 평균 888만 원)보다 높다. 현재 1차에 붙어 있는 프리미엄만큼 올린 분양가로 추가 프리미엄 형성은 힘들 수 있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3.3㎡당 1100만 원대에 달하는 동탄2 평균 분양가와 비교하면 착한 분양가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부동산 거래 정보 업체 발품의 신대성 대표는 “동탄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 이름 붙인 신동탄을 요즘 가장 주목받는 동탄2와 비교하는 것도 그렇지만 현재 2차의 가격이 분양 실패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도보 등하교 어려운 ‘초등학교’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한 주민은 ‘초등학교’ 문제가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동탄 SK뷰파크 2차는 단지와 인접한 곳에 초등학교를 신설할 예정이라며 우수한 교육 여건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초등학교 부지 소유주가 나타나 땅을 팔지도 않았는데 무슨 초등학교가 들어서느냐며 반박하고 나섰다. SK건설에 확인 결과 실제로 아직까지 초등학교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최악의 경우 2차 입주자들의 자녀들이 다른 초등학교로 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입주자 모집 공고’에도 초등학교와 관련된 우려스러운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신동탄 SK뷰파크 2차의 초등학교 학군은 신설 예정인 초등학교지만 2014년 교육부 심사 결과 설립 허가를 받지 못해 개교 지연이 예상되며 해당 초등학교 설립 전까지는 ‘반월초등학교’로 임시 배치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잇단 제동…흔들리는 신동탄 ‘SK타운’
반월초등학교는 신동탄 SK뷰파크 1차와 가까이에 있는 초등학교다. 하지만 2차와는 거리가 적지 않이 떨어져 있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2차 현장에서 반월초등학교까지 도보로 이동해 봤다. 성인 남성 걸음걸이로 초등학교와 가장 멀리 떨어진 곳(현장 ‘2번 게이트’)부터 초등학교 정문까지 23분이 소요됐고 가장 가까이 있는 곳(현장 ‘3번 게이트’)에서는 18분이 소요됐다. 언덕 등을 감안하면 초등학생 자녀를 도보로 등하교시키기는 더욱 어려워 보였다. 2차 공사 현장 인근 부동산 한 관계자는 “1차 입주자 연령층의 80% 가까이 30대였고 2차도 소형 위주로 공급한 만큼 젊은 부부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젊은 부부에게 초등학교 문제는 주거 선택 시 매우 중요한 부분인 만큼 이 문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하자 문제’로 불거져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1차 입주민들과 SK건설 간에 갈등도 2차 분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차 모델하우스 앞에서는 1차의 주민들이 한 시간씩 교대하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한 모델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1차 아파트 단지 곳곳에 꽂혀 있는 붉은 깃발과 ‘붉은 깃발은 입주민의 피눈물이다’,‘명품 부실을 원하십니까’ 등이 적힌 현수막들은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1차 입주민들은 가구당 적게는 40여 건에서 많게는 100여 건의 하자가 발생했다며 SK건설에 ▷분양 계약 시 계약 사항 이행 ▷모델하우스와 같은 자재로 교체 ▷하자에 따른 입주민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당초 3월 말로 예정된 입주 시기를 입주민 편의를 위해 한 달 앞당겨 준 게 화근이었다며 억울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SK건설의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 배정 등의 문제로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 시기를 앞당겨 줄 것을 요청해 공기를 앞당기게 됐다”며 “최종적으로 하자를 살펴야 할 시점에 입주민을 생각해 일찍 입주시켜 줬다가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협상을 요구하는 비대위 입주민들은 공신력이 없다”며 “정식으로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된 후에나 제대로 된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잇단 제동…흔들리는 신동탄 ‘SK타운’
한편 SK건설이라고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1차 하자에 대한 소문이 확산되며 2차의 분양에 악영향을 미친 가운데 더욱 중요한 3차 분양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실 2차는 SK건설이 단순 시공 참여로 분양에 대한 부담이 없는 현장이었지만 3차는 분양까지 책임지는 사업장으로 분양에 실패하면 그 리스크를 SK건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며 “1차 입주민을 비롯해 신동탄에 확산되고 있는 SK건설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