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올라가면 금리도 오른다
5월 초 발표된 미국 고용 관련 지표들이 주목받고 있다.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 중인 미국 고용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내 고용 지표는 부진했지만 실업률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0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30만 건을 밑돌며 큰 폭으로 개선됐다. 무엇보다 눈에 띈 지표는 고용비용지수(ECI)다.

ECI는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하는 종합 임금 지표다. 시간당 임금 외 각종 수당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미국의 현 임금 상황을 가장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분기에 한 번 발표되므로 방향성이 매우 중요하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정체를 보이고 있지만 ECI는 완연한 상승세다. 1분기에 전년 대비 2.6% 올라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 고용 시장 수급이 빠듯하다는 의미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식 전략가는 자료에서 “만약 임금 상승 압력으로 기업 이익이 하락하면 명확하게 비관적(unambiguously bearish)”이라고 평했다. 임금 상승이 올해 기업 이익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금 상승은 유가 하락과 달리 쉽게 뒤집기 힘들고 미 중앙은행(Fed)으로 하여금 예상보다 이른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하기 때문이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ECI 발표 전후로 미국의 2년 만기 금리는 상승세로 전환됐다. 정책 금리를 가장 잘 추종하는 2년 금리의 상승은 고용 지표 호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두려움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Fed가 6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금리 인상에 대한 두려움과 짜증은 이미 시장에 반영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단초는 임금 상승이다.

임금은 매우 더디게 변하는 지표지만 한 번 방향성을 잡으면 꽤 오랜 기간 그 방향을 유지한다. 중·장기적으로 분명 호재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불편하다. 5월 증시는 항상 주의가 필요했던 달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때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