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조성·수요 확대 정책…연평균 30% 이상 성장 전망

개방형 전자책 카탈로그 만든다
종이책 이용자가 점차 줄고 있다. 반면 전자책 이용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출판 산업의 이러한 지형 변화는 향후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종이책 시장은 2013년 1015억 달러에서 연평균 2.3% 마이너스 성장해 2016년 949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전자책 시장은 2013년 112억 달러 시장에서 연평균 30.3% 성장해 2016년에는 20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컨설팅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전 세계 출판 시장에서 전자책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1.2%에 불과했지만 2013년 9.9%로 성장했고 2016년까지 약 17.9%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종이책 시장은 2008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전자책 시장은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함에 따라 출판 시장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NEC가 세계 첫 상용화
전자책은 독자 측면과 출판사 측면에서 모두 이익이 된다는 점 때문에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다. 독자로서는 종이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필요한 부분만 별도로 구입할 수 있어 좋다. 더구나 온라인 구매를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 독서를 하면서 동영상 자료를 보거나 배경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개인 휴대 단말기(PDA) 등에 저장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원하는 책을 찾아볼 수가 있다. 출판사로서는 제작비와 유통비를 절약할 수 있고 재고 부담이 적으며 내용을 업데이트하기 쉽다.

전자책은 문자나 화상과 같은 정보를 전자 매체에 기록해 서적처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도서를 총칭한다. 도서로 간행됐거나 간행될 수 있는 저작물의 내용이 디지털 데이터를 이용해 전자 기록매체·저장장치에 수록한 뒤 유무선 정보통신망을 통해 컴퓨터나 휴대 단말기로 그 내용을 읽고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한 디지털 도서다. 현재는 종이책이 디지털로 출간되는 게 많지만 향후에는 종이책 없이 전자책으로 출간되는 게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 최초로 상용화된 전자책이 세계적으로 기능과 품질이 개선되면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전자책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은 일본 NEC의 디지털 북 플레이어 DP-P1이다. 이후 전자책 산업은 빠르게 발전해 향상된 스크린 해상도, 다양한 편집 기능 등을 갖춰 클릭만으로도 페이지를 넘길 수 있고 메모는 물론 텍스트의 확대와 축소, 인터넷 서점이나 도서관의 문서 검색과 내용 다운로드 등도 가능하게 됐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 확산, 디지털 미디어 보급 확대 등으로 전자출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08년 14억 달러 수준에서 2013년 112억 달러로 확대됐고 2016년까지 208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연평균 22.9%)할 전망이다. 구글·애플 등의 세계 전자책 플랫폼 진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2년 9월부터 구글플레이(Google Play)에서 한글 단행본 전자책을 판매 중이며 리디북스 등이 콘텐츠 공급자(CP)로 참여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보다 편리한 전자책 이용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애플도 아이튠즈를 통해 국내 전자책 앱(App)을 판매하거나 구입할 수 있도록 서비스 중이다.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도 2006년 825억 원 수준에서 2013년 5838억 달러로 연평균 32.3% 성장해 왔다. SK텔레콤(T스토어), KT(올레 e북),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딜라이트북스)와 네이버(네이버북스), IT 솔루션사인 신세계I&C(오도독)와 인프라웨어북스(팔라우) 등이 기존 전자책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신규로 전자책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출판사는 4만여 개가 넘고 1인 전자책 출판사와 셀프 퍼블리싱(Self-publishing) 플랫폼을 활용하는 작가들도 증가 추세에 있다. 교보문고는 전자책 사업 매출액이 약 150억 원으로 5년 전에 비해 약 4배 성장했고 분야별 판매량은 소설이 50% 이상으로 가장 많다. 자기 계발, 경제·경영, 인문, 시·에세이가 뒤를 잇고 있다. 예스24는 전자책 판매액이 2011년 대비 약 3배 가까이 성장했고 전자책 베스트셀러 분석 자료에 따르면 100위에 신간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2010년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 단말기의 보급 확대로 국내 이펍(ePub) 전자책과 애플리케이션 전자책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 밖에 다양한 수입 해외 저널의 디지털 출판물 시장이 확대되는 등 새로운 구조적 변화도 보이고 있다. 2004년 이후 전자출판협회의 인증받은 전자출판물은 약 300만 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종이책 단행본이 디지털로 전환된 것은 약 5% 미만이다. 전자출판물의 95%는 전자사전, 디지털 학술 논문, 저널, 데이터베이스 출판물, 교육용 인터랙티브 전자출판물, 애플리케이션 전자책 등 다양한 유형이 차지한다.

디지털 전용 출판물이 95% 차지
국내 전자책 시장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0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스마트 단말기의 급속한 보급에 따라 성장 추세에 있고 주요 전자책 유통사별로 매출액을 집계해 추정한 시장 규모는 단행본 기준으로 약 800억 원이다. 출판 유통 시장의 빠른 변화에 따라 종이책의 성장은 매년 정체 또는 1% 정도 줄어드는 반면 전자책은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12년 전자출판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 전자출판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출판 문화 산업 진흥 5개년 계획’에서 밝혔다. 먼저 양질의 전자책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2016년까지 116억 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우수 전자책 제작 지원을 통해 중소 출판사의 전자출판 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양질의 전자책 콘텐츠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자책 제작비용도 지원해 중소 출판사의 전자책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전자출판 시장 유통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2016년까지 32억 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불법 저작물 추적 시스템(ICOP)을 적용해 전자책 불법 복제를 추적, 차단하고 전자책 공급자가 각종 단말기에서 전자책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검증할 수 있도록 해 유통사의 편의를 제고할 계획이다. 셋째, 독자 중심의 전자책 생태계를 조성하고 수요 확대를 위해 34억 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전자책 콘텐츠의 메타데이터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통합 검색 기능을 개발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출판사·유통사가 보유한 전자책 콘텐츠를 한곳에서 탐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개방형 전자책 카탈로그 표준화 시스템(OPDS)’을 도입하기 위해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전자출판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2016년까지 34억 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전자출판을 포괄하도록 출판 개념 재정의 등 법령을 개선하고 전자출판물 공공 백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전자책 산업의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적극적인 시장 진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적으로 전자책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전자책 산업은 경제 및 산업 규모에 비해 그 비중이 낮아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기존의 출판 산업 내 기업들이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들은 정부의 전자책 산업 신성장 동력 육성 노력과 예산이 집중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전자책 유통 서비스는 산업에 대한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전문 인력 육성과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신산업인 만큼 초기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