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위스콘신-매디슨대 화학공학과 졸업, P&G 입사. 2002년 P&G 북미·아시아 패브릭케어 본부장. 2006년 캐드버리 슈웹스 디렉터. 2012년 이노사이트 부사장. 2012년 8월 킴벌리클라크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 글로벌 매니징 디렉터(현).
고령화는 피해갈 수 없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전 세계는 고령화로 생겨나는 문제점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에 따라 ‘시니어’ 소비 계층을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가 각광받는다. 실버 경제의 초기 단계에 있는 현재 시니어들의 편의를 고려한 실버 영화관, 실버 식당 등 실버 전용 공간들이 생겨난다. 유한킴벌리는 시니어 전문 용품 매장인 ‘골든 프렌즈’를 오픈해 지역의 시니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시니어 맞춤 제품을 판매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흔히 말하던 ‘액티브 시니어’라는 개념에서 한층 더 나아가 ‘크리에이티브 시니어’, ‘포지티브 시니어’ 등과 같이 창조하고 긍정적인 삶의 주체로서의 시니어를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같이 지금 우리는 조금씩 시장과 사회 구성원들이 실버 경제에 참여하기 위해 시도하며 서서히 안정적인 산업의 모습을 갖춰 가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과도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니어들의 매우 세분화된 니즈를 적절히 파악하는 것이다. ‘시니어’라는 연령 계층의 새로운 니즈로 ‘실버 경제’와 ‘실버 달러’의 파워가 높아지는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흔들어 놓을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이다.
혁신은 관련 전문가나 관련업 종사자들끼리만 머리를 맞댄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시니어 라이프를 혁신시키기 위해서는 시니어뿐만 아니라 학생·주부·직장인 등 다양한 배경의 종사자들이 함께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타깃 소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잠재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킴벌리클라크의 전통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킴벌리클라크의 연구센터인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에서 서로 다른 전공·직업을 가진 참가자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는 ‘시니어 비즈니스 아이디어 챌린지’를 개최했다. 이 챌린지는 시니어 사업에 대한 지식·아이디어·열정이 있는 사회 구성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한데 모아 유용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는 자리였다. 시니어들의 사회적인 이슈를 전문가들이나 시니어들만 고민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배경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모여 시니어에 대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혁신적인 아이템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이번 워크숍을 한 차례 진행했다고 해서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고 시니어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쉽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들을 수차례 반복하고 시행착오를 겪어 가며 시니어 라이프의 혁신에 한 발자국씩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혁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찰나의 실수에서 탄생할 수도 있고 머리를 꽁꽁 싸매다가 갑자기 번뜩일 수도 있는 것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시니어들의 행복한 노후를 돕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게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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