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아들·손자 함께하는 여행…옛 정취에 역사 공부는 덤

볼거리·먹거리 가득한 ‘국제시장’에 오이소
국제시장은 부산 중구 신창동 1-4가에 자리한 재래시장이다.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 된 ‘꽃분이네’가 화제이지만 오래전부터 대한민국 제2의 상업도시로 성장해 온 부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압축해 놓은 상징적인 곳이다. 국제시장은 일찌감치 1945년 광복과 함께 시장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일제의 패망 선언 직후 부산에 거주하던 일본인들 역시 본국으로 철수했다. 이들이 철수 직전 전시 통제 물자를 한꺼번에 내다 팔아 돈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당시 국내 최대 시장이었던 부평동 공설시장 일대에 갖가지 물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넘쳐나던 물자들이 당시만 해도 공터였던 지금의 국제시장 자리 장판에 깔리면서 상설 시장으로 발전했다.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 사람들도 익숙한 ‘도떼기시장’이란 말의 어원도 국제시장에서 나왔다. 당시 국제시장 장터를 ‘도떼기시장’이라고 불렀는데, 시장의 규모가 크고 외국 물건 등 없는 게 없을 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있는 데로 싹 쓸어 모아 물건을 흥정하는 도거리 시장, 혹은 도거리로 떼어 흥정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볼거리·먹거리 가득한 ‘국제시장’에 오이소
국제시장이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주요 시장으로 자리 잡은 건 1950년 6·25전쟁 이후다.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이 시장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미군이 진주하면서 군용물자와 함께 온갖 상품들이 부산항을 통해 밀수입됐는데, 이런 물건들이 도떼기시장을 통해 전국의 주요 시장으로 공급됐다. 국제시장에선 밀수 외국 상품은 물론 유엔군 군수물자까지 흔하게 거래됐다.

지금의 국제시장은 680여 개 업체에 1489칸의 점포가 있으며 종사하는 종업원 수만 1300명에 이른다. 크게 먹자골목, 젊음의 거리, 만물거리, 아리랑거리, 구제골목 등으로 구분돼 있는데 식용품·농수축산품·공산품 가게가 미로처럼 얽혀 있다. 본래 국제시장은 생필품과 공산품을 취급하는 6개 공구를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부산 사람들이 생각하는 국제시장은 신창시장·창선시장·부평깡통시장 등을 통틀어 일컬을 때가 많다.



3부자 ‘강추’ 나들이 장소, 여기도 있소!
볼거리·먹거리 가득한 ‘국제시장’에 오이소
광장시장
국내 최초의 상설 시장으로 1904년 을사늑약 체결 후 일본이 남대문시장 상권을 장악하자 경제 국권 회복의 일환으로 조선 상인들이 맞서 세운 시장이다. 광장(廣長)이란 이름은 청계천 광교와 장교 사이에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복 원단, 혼수 용품, 침구류 등의 메카로 꼽혀 왔다. 요즘에는 마약김밥·빈대떡·회 등 특색 있는 토속 먹을거리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맛집 명소로 더 유명하다. 먹을거리 장터는 본래 야간 장사를 하는 직물상들과 새벽에 물건을 떼러 오는 소매상들이 식사를 해결하는 장소로 출발했다. 한복·직물·의류·공예품·그릇·식품·먹을거리 등이 대표 상품으로, 특히 수입 구제품은 패션에 관심 많은 젊은층에게도 인기다.

주소 서울 종로구 예지동 6-1 연락처 (02)2267-0291 이용 시간 일반 상가-오전 8시 30분~오후 6시, 먹을거리·식품부-오전 8시 30분~오후 11시, 의류-오후 9시~익일 오전 10시 교통편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지하철2호선 을지로4가역
볼거리·먹거리 가득한 ‘국제시장’에 오이소
동묘 벼룩시장
아버지 세대에게 짙은 과거의 향수를, 자식 세대에게는 온갖 물건이 1000원에 팔려 나가는 진귀한 모습을 선물하는 시장이다. 서울 동묘 앞에 자리를 잡은 600여 개의 좌판들이 모여서 시장을 이룬다. 가전제품·구제의류·장식품·신발·골동품 등 없는 게 없다. 오전에는 5000원에 팔렸던 물건이 오후 2시 이후엔 1000원으로 뚝 떨어지기도 한다.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옛 장터 자리에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자리를 잃은 황학동 벼룩시장 상인들이 몰리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313 추천 이용 시간 오후 2시 이후 교통편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
볼거리·먹거리 가득한 ‘국제시장’에 오이소
서울역사박물관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부터 고도성장기를 거쳐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변화한 서울의 모습을 상설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고도성장기 서울’ 코너에선 1945년 광복 이후 서울의 비약적인 성장과 변화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이 세계적인 거대 도시로 발전하기까지의 모습이 극적으로 펼쳐진다.

주소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55 연락처 (02)724-0274~6 이용 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일·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무 교통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볼거리·먹거리 가득한 ‘국제시장’에 오이소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상설 전시 마당에선 한민족의 생활사, 한국인의 일상, 한국인의 일생 등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특히 1전시 한민족의 생활사 중 ‘대중의 등장과 성장’ 코너에는 1800년대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 지금에 이르는 우리의 생활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예전 주거 문화를 그대로 재현한 방과 부엌의 모습이 향수를 자극한다. ‘청바지’를 주제로 한 기획 전시도 눈길을 끈다. 2월 23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선 청바지의 탄생부터 1970년대의 사회상, 문화계 인사와 청바지 업체, 일반인들의 사연 등 청바지에 얽힌 우리 현대사를 집중 조명한다.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37 연락처 (02)3704-3114 이용 시간 오전 9시~오후 5시(3월부터는 오후 6시까지) 교통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호선 경복궁역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