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급락 종목, 반등 폭도 커…코스피 대형주는 회복 제한적

공모주 투자, 코스닥을 노려라
요즘 코스닥과 공모주가 뜨겁다. 연초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뚜렷한 강세를 보이며 신고점을 경신했다. 이러한 코스닥 강세의 주연배우는 신규 상장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연말 상장한 제일모직과 삼성SDS가 이른바 기업공개(IPO) 시장의 ‘특급 대어’로 주목받으며 삼성그룹 지배 구조 이슈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고 최근에는 코스닥 모바일 게임·헬스케어·바이오주 등의 공모주가 바통을 이어 받아 연일 주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 5년간 IPO 시장의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 공모 기업들의 업종 변화를 들 수 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IPO 기업의 업종은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휴대전화 등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 장비 업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3년을 기점으로 소프트웨어·게임·엔터테인먼트·헬스케어·바이오산업 등의 비약적인 비중 확대가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IPO 시장이 다시 한 번 활기를 띠고 있다.

IPO 시장의 트렌드 변화는 유가·환율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한 대기업의 성장률 둔화라는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대기업 의존형 부품·장비 업체들에 특화된 고부가가치 업종인 기술주 중심으로의 트렌드 변화는 현재 대외 악재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코스닥 시장의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1년 후 상장한 108개 종목 분석
공모주의 장기 주가는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에 수렴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상장 초기는 유동성에 따라 주가 등락 폭이 크게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신규 상장 공모주는 상장 시점, 해당 섹터 내 업황, 기업 고유의 펀더멘털 등이 주가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모든 공모주를 일반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과거의 통계적 데이터를 활용해 공모주의 일반적인 특성을 파악할 수 있고 트레이딩의 성공 확률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6월부터 올해 1월 현재까지 신규 상장된 공모주 중 108개 종목을 기반으로 공모주의 주가 패턴을 분석했다.

이들 108개 공모주의 주가 패턴을 일반화하면 상장 초기 급등→ 급락 → 점진적인 회복, 박스권 등락 후 단기 고점→ 박스권 등락을 보였다. 상장 후 약 100거래일 이후에는 박스권 횡보 흐름이 나타났는데 이는 공모주로서 시장 메리트가 감소하고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 요인이 주가에 더 크게 작용하는 시기에 들어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공모주들이 둘째 고점을 보이는 70거래일 이후에는 기관 및 관계자의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풀림에 따라 수급 영향이 주가에 강하게 반영된다.

공모주는 신규 상장 직후 뚜렷한 두 가지 주가 패턴으로 나뉜다. 이 때문에 이들 108개 종목을 크게 두 가지 케이스로 나눠볼 수 있다.

케이스 A는 상장 직후 급등하는 것이다. 공모주 전체 유니버스 내에서 상장 초기 주가가 공모가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낼 확률은 약 69%다. 따라서 사전 공모주 청약 투자에 대한 성공 확률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때 평균 5거래일 경과 이후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존 공모주 청약자는 상장 초기 시점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빠른 출구전략이 유리하다. 단기 저점을 형성한 이후 주가의 둘째 고점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29거래일로 비교적 빠른 회복을 보이지만 회복된 주가 수준은 상장 직전 고점 대비 높지 않다. 상장 이후 초기 급등 폭이 클수록 급락 폭도 클 뿐만 아니라 장기 주가 수준이 상장 직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에 따라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투자자는 초기 급등에 올라탄 뒤 바로 매도하는 방식이 유리해 보인다.

케이스 B는 상장 직후 급락하는 것이다. 하지만 케이스 B는 11거래일 이후 주가가 탄력적인 회복 양상을 보인다. 특히 일단 반등하기 시작하면 공모가 이상을 웃도는 우수한 성과가 나타났다. 단기 저점에서 공모가 수준을 회복하는 시간은 평균 48거래일이며 최고점까지는 약 80거래일이 소요됐다. 미리 공모주 청약을 받지 못했다면 급락 양상이 완화되는 시기에 매집한 뒤 상장일로부터 90거래일이 지난 다음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가장 성과가 좋다.

그렇다면 시가총액 규모별 공모주 주가의 패턴은 어떻게 나타날까. 108개 종목을 시가총액이 큰 코스피와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으로 나눴다. 케이스 C는 코스피 공모주, 케이스 D는 코스닥 공모주다.


시총 규모 따라서도 투자 전략 달라야
코스피 바스켓의 주가 패턴은 일반적인 공모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주가 상승과 하락 폭이 코스닥에 비해 좁은 범위 내에서 움직였고 중·장기적으로 주가 회복에도 불구하고 상장 초반의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즉 대형 공모주는 상장 초기의 주가 수준이 중기 고점일 확률이 높은 셈이다 .

반면 코스닥 공모주는 코스피 공모주에 견줘 주가 낙폭과 반등 폭이 크게 나타났고 단기 저점 이후 주가 회복 때 상장 초기의 주가를 회복하는 결과를 보였다. 또 케이스 D는 단기 저점 형성 이후 주가를 회복할 때 상장 초반 급등기의 주가를 웃돌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관찰됐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면 공모주는 일반적으로 상장 초기 급등→ 급락→ 점진적인 회복 후 단기 고점→ 박스권 등락 패턴을 보인다. 또 상장 후 100일이 지나면 공모주 효과는 희석된다.

공모주가 상장 후 급등하면 초기 시점에 빠른 출구전략을 활용하는 게 좋다. 중기적으로 보면 저점에 매수해 중기 고점에 파는 것도 좋지만 이런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반면 급락한 공모주는 일단 반등하기 시작하면 공모가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급락이 완화된 시기에 사서 공모가 부근에서 파는 전략이 유리하다.

사이즈별 전략도 중요하다. 코스피 공모주는 대부분이 주가 등락 폭이 적지만 상장 초기의 주가가 중기적 고점일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트레이딩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주가 등락 폭이 크고 중·장기 주가의 고점이 상장 초기의 주가를 웃돌 가능성이 높은 코스닥 공모주가 더 매력적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