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 시장 쏠림 현상 뚜렷…총낙찰액의 20% 차지

김환기·이우환, 미술 경매 ‘투 톱’
국내 미술 시장이 뜨겁다. 2014년 한 해 동안 미술 경매시장이 크게 성장하며 2013년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국내 8대 미술품 경매 업체들의 총낙찰가는 970억7300만 원으로, 전년인 2013년에 비해 34.8% 더 올랐다. 출품작도 1740점 더 늘어 1만3822점이었으며 그중 63.9%의 작품이 낙찰됐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계간 미술 경제지 아트프라이스와 함께 2014년 한 해 동안 국내 미술품 경매 회사 8곳의 경매를 분석했다. ‘2014년 경매 낙찰 총액 상위 25순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 시장은 김환기 화가와 이우환 화가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경매 낙찰 총액 1위에 오른 김환기 화가는 총 46점의 작품이 낙찰됐다. 낙찰 총액은 100억7744만 원이었으며 2위를 차지한 이우환 화가의 총액과 13억여 원의 차이를 보여 독보적인 선두 자리에 올랐다. 1913년 2월 태어난 김 화가는 1974년 7월 생을 마감할 때까지 국내 추상미술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수근·이중섭 화가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활동한김 화가는 그동안 한국 미술계에서 다른 두 화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00년대 후반 이후부터 점차 미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김환기·이우환, 미술 경매 ‘투 톱’
제프 쿤스 ‘꽃의 언덕’, 24억 원에 낙찰
뒤를 이어 이우환 화가가 72점의 작품을 총액 87억6305만 원에 낙찰시키며 2위에 올랐다. 최고 낙찰가 작품 순위에서도 ‘선으로부터(From Line)’가 18억900만 원에 낙찰되면서 제프 쿤스의 ‘꽃의 언덕(Mound of Flowers)’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화가의 낙찰 총액은 경매시장 총낙찰가의 9%를 기록했으며 김 화가의 낙찰 총액과 합치면 총 낙찰가의 20%에 달한다.

1936년생인 이 화가는 일본의 획기적 미술 운동인 모노파의 이론을 주도적으로 실천하며 주요 국제전을 무대로 삼고 활동하는 현대미술가다. 2008년부터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을 초대해 전시회를 여는 프랑스의 베르사유궁전에서 지난해 이 화가를 초대했다.

최고 낙찰가 작품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제프 쿤스의 ‘꽃의 언덕’은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저축은행으로부터 압류한 작품이다. 2014년 11월 서울옥션의 홍콩 경매에서 1705만 홍콩 달러(약 24억4800만 원)에 낙찰됐다. 제프 쿤스는 ‘꽃의 언덕’을 포함한 2점의 작품이 낙찰되며 낙찰 총액 순위 9위에 올랐다.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