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최대 변수…고배당주·중국 수혜주·대형 수출주 ‘주목’

2014년 한국 증시는 지지부진했다. 반면 미국·중국·일본 등 글로벌 주요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금 같은 안전 자산은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지만 또 다른 안전 자산인 달러는 상승세를 거듭했다. 특히 2014년 말부터 지속된 유가 하락은 2015년 1월 세계경제를 미궁 속에 밀어넣고 있다.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최고의 애널리스트들의 생각은 어떨까. 34개 부문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에게 2015년 한국 및 글로벌 자산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찜’한 새해 유망 종목
2015년 한국 및 글로벌 자산 시장을 휩쓸 화두는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다. 투자 전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5년을 ‘혼란기’라고 정의 했다. 그는 “지난 6년간 비정상적으로 진행된 미국의 제로 금리 시대가 정상화를 시작하고 그에 따른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로 2015년 5~8월 정도를 예상했다. 이 때문에 2015년 상반기까지는 주식과 채권, 상품 시장 모두 어느 정도의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일부 원자재 수출국은 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주식 시장은 추세 상승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준이 물가보다 경기 개선 속도에 맞춰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 2분기 말과 3분기 초 사이가 주식 비중 확대의 적기”라고 설명했다.

기술적 분석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2015년에도 세계경제는 ‘저성장 및 저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그 결과 2015년에도 금리 인상 이슈 등을 가지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선진국의 경기 상승의 수혜를 보는 일부 신흥국도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의 상승을 이끌 수 있는 키워드로 ‘주택 경기 상승’을 꼽았다. 즉 주택 시장이 회복되고 전월세 비용이 안정돼야 가계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 같은 정책으로 상반기는 경기 방어주, 배당주 등에 대한 선호가 더 높을 것이고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주 등 경기 민감주의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본격적 ‘성장과 회복’시작되나
시황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2015년 증시는 성장(growth)과 회복(recovery)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시진핑 정부가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반부패 조사 작업을 종료하고 경기 부양에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럽은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하고 양적 완화를 실시할 수 있다. 미국은 점차 성장세가 강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의 대형 수출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증시, 중·장기적 상승 이어질 듯
글로벌 전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전종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 강세와 이에 따른 한국 증시의 부활을 예상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2014년 급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 증시는 정부의 부양 정책, 밸류에이션 매력, 우호적 수급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중국 증시와 한국 증시는 ‘디커플링’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2분기부터 중국과 한국 증시가 동조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주택 경기가 상반기 중 바닥을 통과하면서 후강퉁(홍콩·상하이 간 교차 거래)에 이어 선강퉁(선전·홍콩 간 교차 거래)과 같은 추가적인 중국 증시 개방 정책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증시는 향후 2~3년에 걸친 중기적인 강세장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더 많은 중국의 사람·기업·자본이 한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량 분석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박세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 한국 증시의 키워드를 ‘루저(Loser)의 반란’이라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전년도 하반기에 성과가 좋지 못한 업종들이 그다음 해 1월에 성과가 좋은 경우가 많다”며 “또 1월에 성과가 좋은 업종이 한 해 동안 꾸준히 성과가 좋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4년 하반기의 루저라고 할 수 있는 조선·화학·정보기술(IT)·가전·자동차·건설·에너지·미디어 업종 중에 2015년의 위너(Winner)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금융 투자 시장을 움직이는 양대 축이다. 채권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박종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4년 ‘일방적 하락세’를 보였던 금리는 2015년 ‘상승세로의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디트, 즉 회사채 부문의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5년 회사채 시장은 업종별·그룹별 차별화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글로벌 및 한국의 경제 상황에 맞춰 파생 상품은 ‘구조화 파생 상품’, 즉 해외 지수에 기초한 상장지수연계증권(ELS)·상장지수펀드(ETF)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생 상품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최창규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투자의 대중화에 발맞춰 글로벌 ETF를 활용한 매크로 전략이나 섹터 ETF 혹은 선물을 활용한 로테이션 전략 등의 투자 전략이 2015년 한 해 동안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찜’한 새해 유망 종목
보다 구체적으로 각 업종별 전망은 어떨까. 반도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이세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바일 D램과 SSD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래서 타 사와 기술 격차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를 추천했다.

통신 및 네트워크 장비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박원재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와 휴맥스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2015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반격, LG전자의 회복 지속 등이 이뤄지고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에 노하우가 있는 한국산 장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에 대한 부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고 휴맥스도 외형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전기·전자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전기·전자 업종이 ‘역사상 최저 수준의 밸류에이션 지표’, ‘우호적 환율’, ‘선진국 소비 호조’라는 상승의 3박자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4~5월까지 전기·전자 업종이 꾸준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 그는 ‘장기적인 지속 성장 모멘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의 추천 종목은 LG이노텍과 LG전자다. LG이노텍은 자동차 부품이 LG전자는 스마트폰이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업종은 당분간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저성장이 지속되는 한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차나 기아차 같은 완성차 회사보다 현대위아 같은 경쟁력 있는 부품 회사에 주목했다.

철강·화학·조선 등 경기순환 업종은 2014년 최악의 한 해였다. 철강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이종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 철강업은 급락했던 철광석 가격 안정, 중국 경기 부양에 따른 재고 확보 시작, 중국과 한국의 철강 공급과잉 개선으로 완만한 업황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55배에 불과하고 실적 개선이 지속되는 포스코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화학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에 대해 마냥 낙관적인 전망을 펼치기가 어렵다”면서도 “2015년 한국 정유·화학 업체들의 실적이 4년 만에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인트는 유가 하락이다. 그는 추천 종목으로 LG화학과 금호석유를 꼽았다. LG화학은 저평가주, 금호석유는 유가 하락 수혜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선은 철강 및 화학에 비해 좀 더 어려운 편이다. 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김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5년 화두는 매출 역성장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로 압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불황 속에서도 2014년 유일하게 수주 목표를 달성한 대우조선해양을 추천주로 꼽았다.

기계 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에도 기계 업종의 ‘바닥 다지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공장 자동화·공조 및 열기기·항공기’ 관련사들은 호황을 이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와 관련된 회사로 한국항공우주와 현대엘리베이터를 꼽았다.

건설업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한국토지신탁을 추천주로 꼽았다. 2015년에도 건설업은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외는 성장 정체가 예상되고 국내도 주택 외에는 뚜렷한 성장 요인이 없다는 분석이다. 또한 주택 역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015년 주요 건설사의 합산 매출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이미 저성장을 경험한 바 있는 선진국과 같은 부동산 개발 방식인 신탁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점유율 70%의 한국토지신탁이 그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항공·운송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강성진 애널리스트는 이 부문의 추천주로 아시아나항공을 꼽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유가 하락의 수혜를 볼 수 있고 단거리 여행의 비중이 높아 중국인 관광객, 일본행 한국인 관광객 증가의 과실을 제대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신규 저가 항공사 설립 및 모기업 금호산업의 매각도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IT 산업 ‘반전’ 가능할까
은행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에도 은행업의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은행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은 상태여서 약간의 호재만 있어도 주가는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애널리스트가 꼽은 추천주는 KB금융이다. 그는 “LIG손보 인수 승인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및 지배 구조 개선 기대감으로 중·장기 할인 요인 해소”를 추천 이유로 들었다.

증권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원재웅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의 추천주는 NH투자증권이다. 작년 실적 회복 기대감에 상승했던 증권주는 소강상태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NH그룹과의 본격적인 시너지가 예상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험주는 상반기 손해보험 중심의 상승, 하반기 횡보가 예상된다. 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가운데 ‘업종 내 2위권 손해보험사’의 주가 상승을 예상했다.

통신 서비스 업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은 통신사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는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가 꼽은 추천주는 배당금 확대가 가능하고 자회사 SK플래닛의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SK텔레콤이다. 최근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재평가 작업이 진행되는 중이다. 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정대로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의 추천 종목은 한화다. 한화는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자체 사업을 강화했고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이 추가 수주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업 및 유통업 ‘소강상태’ 지속될 듯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통 부문에서는 CJ오쇼핑을, 교육 및 생활소비재 부문에서는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콜마를 꼽았다. 박 애널리스트는 유통 부문과 교육 및 생활소비재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2015년 컨슈머 시장은 소비 경기의 회복이 제한적인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의 약화가 지속되고 있다. CJ오쇼핑은 모바일 채널 고성장이, 아모레퍼시픽은 대중국 브랜드력의 지속적 상승을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한국콜마는 한국과 중국의 생산능력 향상이 회사의 매출 규모를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섬유·의복 부문의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의 추천주는 ‘베트남’이란 키워드를 가진 태평양물산과 방림이다. 태평양물산은 베트남 현지법인을 근간으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대표 기업이고 방림은 베트남에 실·원단·염색까지 일관화된 설비 체제를 갖추고 있는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찜’한 새해 유망 종목
음식료 업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백운목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의 추천주는 오리온과 CJ제일제당이다. 음식료 업종의 업황은 2014년 3분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 백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두 기업은 업황 악화를 견뎌낼 수 있는 기업이다. 오리온은 중국 시장에서 다시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CJ제일제당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완료돼 매출 확대와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부문의 추천 종목은 네이버다. 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최찬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를 추천했다. 2015년에 광고와 상거래 사업에서 본격적인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NHN엔터는 본업인 게임 사업의 턴어라운드와 전자 상거래 등의 신규 사업에서 새로운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부문의 베스트다. 그는 호텔신라·파라다이스·GKL·하나투어를 주목했다. 호텔신라·파라다이스·GKL은 이른바 중국 수혜주다. 2014년 하반기 이들 기업의 주가는 많이 하락했다. 하지만 계속된 실적 상승이 가능해 2015년에는 바닥을 찍고 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 또 하나투어 역시 1등 여행사의 단단한 입지를 봐야 한다.

제약·바이오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이승호 NH투자증건 애널리스트의 추천 종목은 녹십자·씨젠·제이브이엠이다. 녹십자는 백신 및 혈액 제제 위주의 독과점적 비즈니스를 구축, 규제 영향이 제한적이고 수출 기반의 안정적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씨젠은 분자 진단 원천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분자 진단 기업과 비독점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방식의 계약을 통한 중·장기 성장성이 기대된다. 제이브이엠은 신제품의 국내외 출시를 통해 2015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