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감각·실버가 핵심 키워드…‘길 잃은 소비자’추천 상품 각광

을미년(乙未年), 청양띠의 해가 밝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양처럼 소비 트렌드에서도 ‘평범 속의 럭셔리’, ‘다양하고 풍성한 감각’, ‘일상적 과시’ 등의 키워드가 부상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 마리 두 마리 양을 세듯 작은 일상에서 평화롭게 만족을 구하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트렌드를 잘 들여다보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내일의 전략에 영감을 줄 2015년 핫 트렌드를 만나보자.
2015 소비 시장 핫 트렌드 10
경기 침체의 그늘이 소비 시장을 강타한 2014년이었다. 2015년에는 불황에서 탈출해 봄볕을 맞을 수 있을까. 2015년 한국 경제는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수준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가 크게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 경제에 극적인 반전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을 누리기는 어렵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

경제·경영 트렌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저성장 시대엔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 시장은 보다 쪼개지고 세분화된다. ‘니치의 니치’를 찾아 선점하는 이가 승자가 될 수 있다. 까다로운 소비자 취향에 발맞추기 위해 서비스는 기술과 만나고 유통 채널은 벽을 허물며 지불 수단은 단순화된다. 급변하는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신발 끈을 동여맬 때다. 한경비즈니스는 최신 트렌드 서적과 연구소 경제 전망 보고서, 전문가 의견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를 뽑아 올 한 해 주목할 만한 트렌드 10개를 선정했다. 서적과 보고서는 ‘트렌드 코리아2015’, ‘핫트렌드 2015’, ‘2015 생생 트렌드’, ‘2015 국내 트렌드 10+1’, ‘모바일 트렌드 2015’ 등을 참고했다.


1 일상의 평범함이 뜬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2015년은 오랜만에 찾아오는 ‘선거 없는 해’다. 대형 스포츠 행사도 예정돼 있지 않다. ‘트렌드 코리아 2015 ’ 공동 저자 전미영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연구교수는 “올해 트렌드의 큰 흐름은 저성장기 국면에서 빅 브랜드보다 ‘작은 성공’이 많아지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작은 행복에 주목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의 삶에서도 일상을 자랑하고 작은 소망을 이뤄 나가는 일이 중요해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사회 전반에 걸쳐 일상의 평범한 것들이 주목받는 현상이 눈에 띈다. 최근 인기를 누린 드라마 ‘미생’, 영화 ‘국제시장’은 평범함 속 위대함을 조명했다. 패션계의 핫 키워드로 등극한 ‘놈코어’가 거리 패션을 바꾸고 있다. 놈코어는 노멀(normal)과 하드코어(haedcore)가 결합된 신조어로, 차별화가 아닌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이다. 트렌디한 것을 따르지 않는 트렌드다.

‘트렌드 코리아 2015’에선 이를 ‘럭셔리의 끝, 평범’이라는 키워드로 제시했다. 명품이 사치의 아이콘이던 시대는 지나고 평범함의 가치가 진화하며 소비를 향한 욕망도 달라지고 있다. ‘평범함으로 사치하는’ 소비 트렌드의 부상이다.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잡지 ‘킨포크’는 작가·화가·농부·사진작가 등이 모여 텃밭을 가꾸고 음식을 나눠 먹고 조리법을 공유하며 느긋한 삶을 추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감성 충만한 ‘킨포크 라이프’는 소박하지만 럭셔리한 삶의 양상으로 여유와 우아함의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2 ‘결정 장애’에 빠진 소비자, 큐레이션이 진화한다
소비자 측면에서 2015년은 선택의 폭이 넓고 제품이 다양하며 구매 채널 또한 확대되는 한 해가 예상된다. 정보 과잉의 시대, 소비자들은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전미영 연구교수는 “혼란에 빠진 소비자는 21세기형 ‘햄릿증후군’ 트렌드를 만들어 내며 소비 시장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큐레이션 커머스다. 정보와 상품의 홍수 속에서 신뢰할 만한 누군가의 조언을 받고 싶은 소비자 니즈에 따라 기업들은 구매 결정을 돕는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큐레이션은 미술관의 큐레이터 개념을 유통에 접목한 것으로, 고객 쪽에서 제품을 선별해 추천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한다.

특히 모바일 시대에서는 스마트폰 좁은 화면 속에 소비자 피로도를 줄여주는 ‘추천’ 상품이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셜 커머스 빅 3 업체인 위메프·쿠팡·티켓몬스터가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한 고객 맞춤용 전략으로 오픈 마켓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커머스를 넘어 ‘일대일 개인 컨설팅 서비스’도 성장하고 있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장은 ‘2015 핫트렌드’에서 ‘스마트 에이전트’를 키워드로 제시한다. 전문가의 조언 또는 분석 알고리즘 기술을 도입해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퍼스널 서비스로 큐레이터 또는 어드바이저 역할을 한다. 이미 유아 용품의 ‘베베엔코 베베박스’, 뷰티박스인 ‘미미박스’ 및 ‘글로시박스’, 디자인 용품의 ‘킥스토어’, 애완 용품의 ‘펫츠비’등 특정 분야 전문가들이 추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김경훈 소장은 “2015년 비즈니스 모델에서 스마트 에이전트의 역할은 경쟁 속 차별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큐레이션 서비스의 폭발적인 확장이 예상된다.
2015 소비 시장 핫 트렌드 10
3 SNS와 만나 일상은 ‘자랑’이 된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상을 자랑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상을 연출하고 이를 캡처해 SNS에 공유하는 이들이 소비 시장을 변화시킨다. 셀카 찍기 열풍은 ‘셀카봉’을 만나며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전미영 연구교수는 이와 관련해 “과거엔 크고 화려한 것들로 과시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관심이 소품으로 옮겨 왔다”며 “차 마시는 장면을 올린다든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먹는 등 경험적인 것들을 자랑하고 과시하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화면의 배경으로 쓰이는 찻잔 등 작은 소품의 인기가 덩달아 올라갈 것이고 이케아·자라홈 등 라이프스타일 숍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랑의 대열에 참가하기 위한 소비자들은 사야 할 것들로 채워진 ‘위시리스트’ 대신 누려야 할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꼭 가봐야 할 여행지를 비롯해 공연·캠핑·쇼핑·봉사 등이 포함된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각광받을 전망이다. 브랜드 홈페이지의 편집권을 소비자들에게 완전히 넘겨주는 사례도 등장했다. 코카콜라는 디지털 매거진 형식의 새로운 홈페이지 ‘코카콜라 저니’를 내놓고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올리고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4 2015년은 옴니 채널의 원년
유통 환경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어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 활발하고 지불 수단은 편의성을 갖추게 된다. 유통의 격변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게 ‘옴니 채널’이다. 유통 업계의 다양한 채널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하나로 통합되면서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극대화하는 모든 현상을 ‘옴니 채널’이라고 한다. ‘모바일 트렌드 2015’에서는 2015년이 옴니 채널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옴니 채널 커머스, 모바일 결제 등 분야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시대에 여러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쇼핑을 하는 걸 즐긴다.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쇼핑을 즐기는 ‘옴니 채널 시대’의 새로운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쇼루밍족·역쇼루밍족·모루밍족으로 구분된다. 쇼루밍족은 매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온라인 등 경로를 통해 최저가로 구매하는 이들을 말한다. 역쇼루밍족은 온라인에서 제품 정보를 확인한 후 오프라인을 통해 제품 구매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모루밍족은 오프라인에서 제품 체험하고 모바일을 통해 즉시 제품 구매하는 이들일 일컫는다. 단지 어떤 유통 채널이 뜨고 질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채널들이 어떻게 경쟁하고 확장하고 협업하는 통합의 길을 갈 것인지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새로운 결제 방식의 도입, 다양한 모바일 구매 솔루션의 등장, 빅 데이터 분석 기법의 확장 등의 기술적 진보로 유통 채널 간 전쟁이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옴니 채널은 위기에 놓인 유통 업체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는 최적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가 밀집되고 다양한 유통 채널이 모일수록 옴니 채널의 힘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바야흐로 ‘멀티플레이’ 쇼핑 시대가 열렸다.


5 거리의 재발견, 골목길 전성시대
골목길 전성시대다. 골목길은 더 이상 후미진 곳이 아니다. 젊은 예술가들의 개성이 펼쳐지고 젊은이들이 모이는 핫 플레이스이자 트렌드다. 서울 문래동의 예술촌을 비롯해 청파동 ‘만화의 거리’, ‘제주저지예술인 마을’, 전남 구례 ‘예술인 마을’ 등 전국 각지의 골목길 명소들이 떠오르고 있다. 부활하는 골목길은 청년 창업가들의 무대이자 상권으로 부상한다.이미 명소로 떠오른 ‘경리단길’이 대표 주자다. ‘서촌’으로 불리는 골목 사이사이는 옛 건물과 정취를 경험할 수 있어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트렌드 코리아 2015 ’는 이를 ‘숨은 골목 찾기’로 명명하며 현대의 소비경제가 ‘체험 경제’로 진화하고 있고 소비자가 경험하는 ‘공간’으로 골목길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핫 트렌드 2015’에도 ‘거리 트레킹’이 키워드로 언급된다. 소비자들의 문화 체험을 확장하는 수평적 거리 문화로, 거리 트레킹이 부상하고 있다. 골목과 상권이 연계돼 다양한 삶의 문화를 체험하고 쇼핑하는 공간이 주목 받는다. 2015년 거리가 문화 소비의 활성화를 이끌 전망이다.


6 진화하는 모바일, 산업 패러다임 바꾼다
모바일 트렌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훈 소장은 2015년 핵심 키워드로 ‘인간 사회의 모바일 내면화’를 꼽았다. 모바일이 직간접적으로 비즈니스 전반의 가치와 양식에 스며들고 있다. 모바일은 모든 트렌드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어 영향력을 행사할 모임으로 보인다.

‘싱글 케어’ 트렌드는 밖에서는 자유롭고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지켜주고 혼자 있을 때는 외로움을 챙겨주는 외강내유형 싱글족을 위한 케어 서비스를 뜻한다. 이 트렌드가 모바일과 만나 ‘소셜 다이닝’의 인기를 만들어 낸다.

소셜 다이닝은 SNS를 통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 함께 식사를 즐기며 외로움을 달래는 것이다. 함께 밥 먹는 모임 ‘집밥(www.zipbob.net)’이 대표적으로 8000개의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은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모바일 중심의 산업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모바일 라이프를 지원하는 웨어러블, 미세 전자기계 시스템, 음성인식 기술, 위치 기반 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 등 신기술과 만나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015 소비 시장 핫 트렌드 10
7 향후 10년간 떠오르는 소비층, ‘실버부머’
메가트렌드 관점에서 향후 10년 간 주목할 트렌드가 있다. 바로 고령화와 관련된 것이다. 소비 시장에서 실버부머(Silver+Babyboomer)로 불리는 중·장년 이상 소비자들이 새로운 정체성을 추구하며 영향력 있는 소비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 베이비부머의 실버 세대 편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기존의 고령 세대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주목받는다.

실버부머의 욕구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낸다. 특히 경력과 경제력을 갖춘 ‘뉴 시니어’, ‘액티브 시니어’의 구매력이 주목되고 있다. 이전 세대보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소비 활동을 하는 스마트 시니어다. 여가 문화 관련 산업과 교육·의료·식품·화장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버부머의 욕구가 반영된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부머의 숙련된 기술과 지식을 활용하도록 재능 기부 활동과 창업 활동이 장려되며 은퇴 후 전직 및 창업을 위한 실버부머들의 경력 관리가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김경훈 소장은 “유럽에선 고령자 맞춤형 스마트 푸드가 생산되고 스위스에선 세대 간 공동 작업장인 ‘시니어 디자인 팩토리’에서 만든 디자인이 수상하기도 했다”며 “거대한 소비층으로 기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기술 등과 융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드 코리아 2015’에는 외모를 가꾸는 할머니 ‘어번 그래니’의 부상을 관련 트렌드로 꼽고 있다.


8 잡(JOB)의 개념이 바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 국내 트렌드 10+1’에서 고용 패러다임 전환을 언급했다. 경제·인구·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정책적 기조가 뒷받침되면서 고용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투자 위축, 저성장 기조로 성장의 고용 창출력이 약화되고 핵심 노동력(25~49세)이 축소되면서 향후 노동 공급이 부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산업구조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정책적으로도 유연 근로 시스템을 확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흐름에서 김경훈 소장은 ‘N분의 1 job’ 트렌드를 예상한다. 개인의 재능과 경험, 시간을 단 하나의 특정 조직이 아닌 여러 조직이나 프로젝트에서 나눠 사용하고 그에 따른 근로 대가를 받는 포트폴리오 워킹 트렌드다. 이는 기존의 투잡이나 스리잡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 자기 자신이 주도적으로 재능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다른 개인과 조직, 프로젝트로 일하는 방식이다.


9 ‘감각의 향연’, ‘혼합 감각’…감각이 발달한다
‘감각’ 또한 주목해 볼만한 트렌드다. 김난도 교수는 ‘감각의 향연’을 키워드로 제시하고 감각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경기 속의 ‘작은 사치’로 비교적 저렴한 품목에 집중하며 감각의 만족을 얻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불황기의 감각은 일종의 매스티지 상품, 즉 대중화된 상품과 같다. 오감을 넘어 ‘혼합 감각’도 떠오른다. 김경훈 소장은 “우리가 느끼는 감각적 체험의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디지털 가상 처리와 고감도 센서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감각이 디지털 육감과 혼합돼 새로운 체험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감의 현실에 더해 디지털이 만들어 낸 가상 세계의 감각이 섞여서 ‘혼합 감각’이 탄생한다. 햅틱 기술(디지털 기기에 진동이나 힘을 발생시켜 촉감을 느끼는 기술), 뇌 자극 기술을 통해 가상과 현실 경험에 혼란을 주는 대체 현실,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장소를 경험하는 텔레프레즌스, 가상의 이미지를 입체감 있게 만들어 실물인 듯 착각을 일으키는 홀로그램 기술 등이 본격적인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가상과 현실을 섞은 ‘스마트 콘택트렌즈’, 입체감 있는 ‘3D 홀로그램’, 수면 중 꿈꾸는 순간을 인식하는 ‘오로라 스마트 밴드’, 향기를 문자처럼 전송해 주는 ‘오폰’ 기기 등이 이미 선을 보였다. 혼합 감각 트렌드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한편 콘텐츠 산업에도 생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게임에만 치중해 왔던 가상현실 콘텐츠 분야는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10 브랜드도 ‘썸’ 타는 시대
롱런 브랜드의 시대는 갔다. 빅 데이터 기반 트렌드 분석서 ‘2015 생생 트렌드’에서는 탈브랜드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유통 전략의 중심이었던 ‘롱런 브랜드’는 더 이상 사람들의 소비 패턴과 맞지 않게 됐다. 대형 유통 브랜드가 개인 브랜드를 수용하고 팝업스토어 등의 마네킹 전략을 실행한다. 서비스 또한 세분화된다. 연령대·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한 세분화된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

‘트렌드 코리아 2015’에서도 치고 빠지듯, 가볍게 즐기고 부담 없이 누리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남녀뿐만 아니라 상품과 브랜드와도 ‘썸’을 탄다고 언급한다. 일명 ‘치고 빠지기’ 키워드는 불투명한 현대사회를 얕고 넓게 ‘간’ 보고 싶은 소비자의 변화를 예고한다. 패스트 패션, 렌털 시장은 ‘잠깐씩’ 만나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와 맞아떨어진다. 유통시장에서는 주요 상권마다 게릴라처럼 옮겨 다니는 팝업스토어가 늘어나고 있다.

아예 제품의 타깃 고객층을 구분해 지역과 제품 이미지를 매칭한 팝업스토어도 열린다. 일례로 리바이스의 경우 여성 전용 청바지 팝업스토어는 가로수길에, 여름용 청바지는 홍대에 열었다. 스낵처럼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문화를 즐기자는 뜻의 ‘스낵 컬처’는 새로운 콘텐츠 유형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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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트렌드 코리아 2014’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