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플랫폼 증가, 변화된 시청자의 미디어 소비, 고화질 방송에 대한 니즈에 대응하려면 방송 매체들도 중·장기적 전략과 함께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CEO 에세이] 다채널 시대와 미디어의 미래
김영선 스카이라이프TV 대표이사

1981~2009년 KBS 프로듀서. 2009년 KBS 제작본부 예능제작국장. 2010년 KBS 시청자본부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위원. 2011년 KBS 전주방송총국 총국장. 2013년 KBS TV본부 예능제작국 제작위원. 2014년 스카이라이프TV 대표이사(현).



지상파·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 미디어 플랫폼 영역은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방송 매체는 다양해졌고 관련 산업은 무한 경쟁 체제로 접어들었다. 또한 스마트폰을 통한 콘텐츠 공급의 활성화로 모바일이 중요한 미디어 영역으로 자리 잡아 방송 산업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매체의 다변화와 함께 시청자의 소비 형태도 달라졌다. 지상파가 전부였던 과거와 달리 200여 개의 유료 방송 등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면서 시청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주문형 비디오(VOD)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미디어 환경이 생산자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변했다. 이에 따라 시청 형태가 더욱 개인화되고 액티브해졌다. 필요한 정보와 구미에 맞는 프로그램을 골라 보는 ‘선별적’ 시청 시대가 온 것이다.

고화질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니즈도 확산되고 있다. 초고화질 영상을 뜻하는 UHD(Ultra High Definition) 콘텐츠의 상용화가 이를 증명한다. UHD는 HD 화질보다 약 4배 이상 선명하고 훨씬 부드럽고 또렷한 화질을 제공한다. 위성방송·케이블TV 등의 플랫폼들도 UHD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콘텐츠 공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규 플랫폼 증가, 변화된 시청자의 미디어 소비, 고화질 방송에 대한 니즈에 대응하려면 방송 매체들도 중·장기적 전략과 함께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결국 양질의 콘텐츠를 누가 더 많이 제공하느냐에 따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까다롭고 영리해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우수한 화질의 킬러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진 이유다.

스카이라이프TV도 방송 업계의 다음 트렌드를 UHD로 내다보고 전용 채널 스카이UHD를 만들어 콘텐츠 확보에 앞장섰다. HD, 3D 방송 시장을 선도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UHD 시장에서도 앞서가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기존 채널 외에도 드라마, 영화, 대형 다큐멘터리 등 시청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공급을 목적으로 내년에는 2개의 UHD 채널을 추가할 계획이다.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문화된 채널 및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도 방송 산업의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스카이TV는 드라마·스포츠 등 기본적으로 시청률이 높은 메이저 장르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트래블·정보통신기술(ICT) 등 색다른 콘텐츠를 위한 채널을 선보여 왔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전문 채널 ‘스카이펫파크(skyPetpark)’와 예술 문화 전문 채널 ‘스카이에이앤씨(skyA&C)’를 개국했다.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한 채널을 바탕으로 자체 제작 프로그램 편성 또한 늘려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방송 매체는 드라마·예능·다큐멘터리 등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채널과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방향으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 다채널 홍수 속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맞춤형 콘텐츠 제작과 시청자의 니즈를 파악한 생생한 화질의 채널만이 무엇을 봐야 할지 고민하는 시청자에게 당당한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