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출신…전임 사장 사퇴 후 9개월 경영 공백 끝맺어
“공공성이 얼마나 강한가, 사적인 이익을 배제할 수 있느냐가 경영자의 첫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강원랜드는 카지노 등 도박보다 관광과 레저를 중시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 지난 11월 13일 함승희(63) 전 국회의원이 강원랜드 신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강원랜드는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호텔과 컨벤션호텔에서 제18차 임시 주주총회와 제132차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함 전 의원을 사장에, 김경중(55) 비알코리아 고문을 부사장에 임명했다. 함 대표의 임기는 3년이며 취임식은 11월 14일 강원랜드 컨벤션호텔에서 열렸다.
강원 양양 출신인 함 신임 대표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2007년 박근혜 대통령 후보 클린선거대책위 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법무법인 대륙 변호사와 사단법인 포럼오래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친박연대 최고위원을 맡았던 인연으로 주주총회 전부터 강원랜드 사장으로 함 전 의원이 내정됐다는 설이 수개월간 흘러나오기도 했다. 함 신임 대표는 “2007년 이후 국회의원 근처에 가본 적이 없다”며 “그동안 살아온 경력에 비춰 보면 큰 혜택이고 보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강원랜드는 지난 4월 이후 지금까지 경영 공백을 겪어 왔다. 2월 7일 전임인 최흥집 사장이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고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았던 김성원 부사장도 태백 오투리조트 지원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하자 4월 11일 물러났다.
역대 강원랜드 사장들은 취임과 동시에 중앙 부처와 폐광 지역에 대해 ‘취임 인사’를 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함 대표는 얼굴을 알리는 것보다 먼저 업무를 파악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는 9개월이 넘는 장기간 동안 생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업무를 신속히 익혀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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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강원랜드는 11월 14일 오전 진행했던 취임식에 이어 중앙 부처와 강원도, 폐광 지역 4개 시군 등에 대한 일정을 마련했다가 업무 파악을 우선으로 한다는 방침에 따라 모든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대표의 경력을 봤을 때 관광 레저 분야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함 대표는 “강원랜드는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 기관이며 공기업이다. 공기업은 공공성이 강해야 한다”며 “공공성이 얼마나 강한가, 사적인 이익을 배제할 수 있느냐가 경영자의 첫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2025년에 종료되는 폐광 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이후에도 강원랜드를 경쟁력을 갖출 레저 산업으로 키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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