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도 수십 종의 제품이 나왔다가 사라지는 식품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30년 동안 한결같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두 제품의 성과는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식품업계에서는 통상 연매출 1,000억을 넘어서면 ‘메가브랜드’로 분류한다. 제과업계에서는 메가 브랜드를 찾기 힘들지만, 오리온만은 예외다. 국내외 매출 합산 시, 오리온의 대표 브랜드인 초코파이뿐 아니라 고래밥, 예감, 오!감자, 초코송이 등의 제품이 연 매출 1,000억 이상을 올리고 있다. 담철곤 회장의 경영 능력이 인정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오리온은 1993년 중국 북경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해외진출을 본격화 했다. 아직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지 못할 때, 담철곤 회장은 누구보다 빨리 시장의 잠재력을 알아봤다. 1997년 현지 투자를 통해 중국 내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2014년에는 중국 내 다섯 번째 생산기지인 심양 공장을 가동하면서 담철곤 회장의 중국 공략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의 호치민과 하노이, 러시아의 트베리와 노보에도 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등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리온은 해외에 진출할 때, M&A가 아닌 직접 진출을 기본으로 한다. 때문에 누구보다 그 시장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철저하게 현지화 하려 노력한다. 초코파이가 중국에 진출하며 ‘정(情)’대신 ‘인(仁)’을 사용한 사례는 이미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고래밥과 초코송이의 매출도 철저한 현지화에 힘입은 바 크다.
고래밥은 9가지 해산물 모양으로 속이 비어 있는 독특한 모양이 특징이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재미로 먹고, 맛으로 먹는 오리온 고래밥’이라는 카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전설적인 제독 정화를 모델로 한 광고를 내보내 중국인의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냈다. 마케팅뿐 아니라 제품 역시 현지화시켜 중국인이 좋아하는 토마토 맛 고래밥을 출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초코송이는 비스킷과 초콜릿의 조화는 물론 버섯을 닮은 재미난 모양으로 꾸준히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하며 초코송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버섯과 초콜릿의 합성어인 ‘모구리(蘑古力)’로 이름을 바꿔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담철곤 회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빛을 발하면서 오리온은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칸타월드패널이 발표한 ‘2013 글로벌 소비재 보고서’에서도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순위에 오르는 등 그 위상을 전세계에 떨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두 제품의 국내외 합산 누적 매출 3,000억 돌파는 전세계 소비자들이 찾을 만큼 제품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라며 “앞으로도 오리온만의 차별화된 품질 관리와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세계적인 식품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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