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훈 우버코리아 대표… “카카오 택시 환영, 시장 키울 것”

[우버 세상을 바꾼 혁신의 힘] “우수한 택시 운전사에 우버는 새 기회”
우버는 진출하는 국가와 도시마다 논란과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우버가 첫 진출한 지난해 6월 이후 지금까지 ‘불법 유사 택시 영업’이라는 주장과 ‘새로운 교통 혁명을 가져온 혁신 기업’이라는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강경훈 우버코리아 대표가 우버의 성장 비결, 불법 영업 논란 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논란의 핵심은 불법성 여부다.
“우버는 기본적으로 운송 회사가 아닌 기술 기업이다. 현재 43개국 163개 도시에서 영업 중인데, 서울에선 공식 허가를 받은 리무진 업체와 계약해 운행한다. 이들은 우리가 진출하기 전부터 이미 영업해 오던 업체들이다. 우버와 파트너십을 통해 좀 더 효율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면허가 없는 승객 수송은 불법 아닌가.
“우버의 소프트웨어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또 현행 리무진 서비스의 이용자 규정(장애인·고령자·외국인 등)은 해석의 여지가 크다. 문제는 이 같은 법규와 규제들이 우버 같은 혁신적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데 있다. 새로운 니즈가 있다면 당연히 재해석해야 한다. 우리는 시민들에게 또 다른 교통 옵션을 제공하는 것뿐이다.”


신용카드 정보 등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주장도 많다.
“우버가 직접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는 않는다. 전 세계 표준 결제 시스템에 맞게 관리할 뿐이다. 한국에선 페이팔 시스템을 이용한다. 우버가 등장한 지난 4년간 신용 유출 사례는 단 1건도 없다. 우버뿐만 아니라 전자 상거래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부분 비슷한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이것이 바로 우버 같은 글로벌 모델들의 장점이기도 하다.”


사고 보상이나 보험 등 안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우버가 짧은 기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사고 보상 때문이다. 모든 우버 차량은 리무진 회사에 정식으로 등록된 차량들이다. 물론 보험에도 가입돼 있다. 다만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논란들을 파트너 회사들과 함께 해결해 왔다. 운전사들도 정식으로 등록돼 검증된 사람들이다. 우버 자체의 평가 시스템도 있어 문제가 있을 땐 우버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다. 한 번 면허를 따고 나면 불합리한 운행에도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기존 택시와의 차별점이다.”


서울시의 우버 영업 금지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
“특정 지자체나 감독 당국과의 대화는 글로벌 본사의 전담팀이 맡는다. 얼마 전 한국을 찾은 알렌 펜 아시아 총괄대표의 말처럼 서울시와 열린 마음으로 좀 더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우버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와 파트너 기업, 운전사, 해당 도시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시 차원에서도 교통 혼잡을 줄이고 공해 문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우버가 활성화된 도시에선 우버 차량 1대에 20대의 승용차 운행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자체 분석 결과다.”


우버의 수익 모델은 수수료뿐인가.
“그렇다. 운행 요금의 20% 수준이다. 그 대신 마케팅 비용은 전부 우버 본사가 부담한다. 서울의 택시는 하루 평균 10시간, 한 달에 26일 일하고 사납금은 한 달에 150만 원이라는 기사를 봤다. 사납급이 수입의 40% 정도인데, 이에 비하면 우버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택시운송사업자조합 등의 반발이 심하다.
“우버가 택시 운전사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조합이나 회사다. 택시 운전사들에게 우버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자질이 뛰어난 택시 운전사를 새롭고 높은 차원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미국에선 우버 운전사가 1년에 7만~9만 달러의 수입을 가져간다고 한다. 일반 택시 운전사의 두 배 정도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한 달에 2만 명 정도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내고 있다. 로그인 시간만 영업하기 때문에 노동시간 조정 등 유연한 근무도 가능하다.”


기존 택시 업체와의 상생이 가능하다고 보나.
“물론이다. 우버가 아무리 커져도 기존 택시 시장을 넘어서긴 힘들다. 단지 새로운 옵션으로 시민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운전사들에게도 새로운 고수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특히 창조 경제를 화두로 삼은 한국엔 매우 바람직한 모델이다.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미국 마차 노조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쳤다. 하지만 결국 편안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인정받게 됐다. 지금의 우버 논란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진통의 과정이다. 우버뿐만 아니라 비슷한 공유경제 모델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다. 이에 관한 담론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우버가 처음 등장한 샌프란시스코에선 운송업이 아닌 ‘교통 네트워크’ 기업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우버를 인정했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을 수용하기 위한 절충안들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서울시가 우버 서비스를 퇴출시킨다면 세계 첫 사례가 된다. 참고로 중국은 완전히 합법화됐다.”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서울은 일단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알려져 있다시피 새로운 상품의 테스트베드로 서울만큼 유명한 곳도 없다.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크리티컬한 성향이 강하다. 우버 역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지난 1년 사이에 서울·싱가포르·타이베이 등 3개 도시에서 35개 도시로 성장했다. 아시아의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곧 카카오 택시도 등장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비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경쟁은 언제나 환영이다. 유사한 서비스가 뒤따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사업 모델에 성장 여지가 있고 시장도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경쟁이 있을수록 서비스도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다. 현재로선 특별히 카카오 택시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거나 경쟁자의 등장을 우려할 때가 아니다.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우리에게도 이익이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