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 국가로는 최초…활발한 국제 교류 기대

[에듀케이션] KDI국제정책대학원, 나스파 인증 획득
KDI국제정책대학원은 지난 7월 14일 정책학 석사과정(MPP)에 대해 전미행정대학원연합회(NASPAA·나스파)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 외의 국가에서 정책학 과정으로 이 인증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나스파는 1970년 설립돼 미국 대학 공공학 교육과정의 수준 향상과 국제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프로그램 인증을 시행해 왔다. 몇 해 전부터 해외 교육기관의 인증도 진행하면서 그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나스파에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학교는 현재 300개 이상이다. 이 중 시러큐스대·컬럼비아대·워싱턴대 등을 포함한 180여 개 세계 유수의 정책대학원이 나스파 인증을 받았고 이 밖에 많은 대학원이 회원 학교로 활동하고 있다.


지원부터 인증까지 3년 걸려
KDI국제정책대학원은 올해 3월 나스파 인증을 받기 위해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인증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아시아 최고의 싱크탱크인 KDI의 경험과 지식자산을 접목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 개개인의 경력을 고려한 다양한 교과목을 제공하고 있다.

둘째, 학생 구성이 다양하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은 매년 70여 개국 17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볼 때 국내 학생 비율은 직종별로 공무원 35%, 공공기관 25%, 기업체 22%, 언론·비정구기구(NGO)·학부졸업생 18%로 이뤄져 있다.

셋째, 글로벌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양한 나라에서 찾아온 국제 학생의 비율이 전체 학생의 5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춰 전 과목을 영어로만 강의한다.

넷째,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해 다양하게 지원한다.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100%로, 모든 학생이 혜택을 받고 있다. 게다가 해외 제휴 대학과 복수 학위 제도를 운영하고 국제 학생 문화 체험, 생활 밀착 지원 및 외국인 교원 정착 지원 등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에게도 여러 가지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나스파의 인증 기간은 총 7년으로, 올해부터 2021년까지다. 매년 연간 보고서를 제출해 교육과정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교육과정을 개선, 이를 관리할 예정이다.

1998년 3월 개원한 KDI국제정책대학원은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국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경제 발전 과정의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책학과 개발정책학(MDP) 석·박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1998년 이후 눈에 띄게 성장해 처음 문을 열 때 55명이던 입학생이 2014년 330명을 넘었다. 교육의 질 면에서도 세계 유수 대학에 견줄 수 있을 만큼 발전하고 있다.

석사과정 학생의 비율은 공무원이 26%, 공기업과 일반 기업을 비롯한 기업 구성원이 22%, 국제 학생이 43%를 차지한다. 지난 10여 년간 대학원을 거쳐 간 국내외 졸업생은 총 3000여 명으로, 정부·공공기관·금융·언론·기업·시민사회단체·국제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110여 개국 출신의 국제 학생 1250명도 세계무대에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100% 장학금·전 과목 영어 강의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가 경영학 프로그램의 국제 인증이라면, 나스파는 공공 행정 프로그램의 국제 인증 중에서도 대표 격이라고 할 수 있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은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국제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외 대학에서는 중국 칭화대와 KDI국제정책대학원 단 두 개 학교가 나스파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칭화대가 인증을 획득한 행정학석사(MPA) 과정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반면 KDI국제정책대학원의 정책학석사(MPP) 과정은 전 과목을 영어로 진행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학생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이번 인증을 통해 우수 정책학 과정에 대한 해외의 교육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상우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은 “이번 인증 획득을 계기로 KDI국제정책대학원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를 대표하는 정책대학원으로서 미국의 인증 기관으로부터 정책학석사과정의 교육 수준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의 유지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남상우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
[에듀케이션] KDI국제정책대학원, 나스파 인증 획득
“세종시 이전 계기로 세계 최고 교육기관으로 도약”

남상우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은 서강대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1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으로 선발되면서 KDI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1998년부터 KDI국제정책대학원 겸임교수로 일하다가 2010년에 5대 원장에 취임했다.


나스파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나스파는 미국 대학 행정학 주요 학장이 주축이 돼 설립된 비영리 기관으로, 공공학 교육과정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국제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프로그램 인증을 시행해 왔다. 나스파 인증은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인증 기관으로부터 교육 수준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은 이미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학 19개국 42개 기관과 학생 교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인증을 통해 대학원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보다 수월해진 학점 교류로 더 활발한 국제 교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스파 인증을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나스파 회원으로 가입하고 연례 회의에 참석해 인증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고 2011년에 적격성 심사를 위한 지원서를 제출했다. 2013년에 셀프스터디(Self-Study) 보고서를 제출, 2014년 초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각 단계별로 ‘코프라(COPRA)’라는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지원에서 인증 획득까지 총 3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나스파의 기준을 보면 대학원의 미션과 교육과정의 연관성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공공 서비스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지, 교육을 통해 필요한 역량이 강화되는지에 대해 꼼꼼히 따진다. 특히 대면 인터뷰가 있기 때문에 교원·직원·학생·동문까지 대학원 전 구성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했다. 모두가 뜻을 같이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었고 이 과정을 통해 학교의 비전을 더욱 심도 있게 고민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


전 과목이 영어로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국내외 교수진의 비율은.
“KDI국제정책대학원의 교수진은 현재 80여 명으로 미국·호주·중국·그리스·우즈베키스탄 등 출신 국가도 다양하다. 대학원은 교과과정을 비롯해 모든 행정이 영어로 진행돼 외국인 교원이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 교수진의 실무 경험에서도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정부·국책연구기관·국제기구 등에서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했던 교수가 전임 교원 중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 직접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공무원과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해 주는 데 무리가 없다. 나아가 한국의 경제 발전 노하우를 공유해 한국의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의 다음 목표는.
“KDI국제정책대학원은 올해 말 행정복합도시인 세종시로 캠퍼스를 이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새 학기부터 전 수업을 세종캠퍼스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세종캠퍼스로의 이전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이를 기회로 삼아 정책학 및 개발 분야의 세계 최고 교육기관과 견줄 수 있는 대학원으로 도약하는 것이 다음 목표이자 당면 과제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