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부터 펀드 흐름 큰 변화…신흥 시장 강세 이어져

지난 4월 이후부터 글로벌 주식형 자금 흐름에 변화가 나타났다. 2013년 5월 중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양적 완화 축소 시사 발언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이머징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빠르게 늘어났다. 그러나 2014년 4월 이후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 주식형 펀드로 유입 전환됐다. 지난 4개월간 이머징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46억6000만 달러다.

이머징 주식형 펀드 내 자금 유입 지역도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6월 이전까지는 이머징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이머징 주식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글로벌 이머징 마켓(GEM) 펀드에만 국한됐다.

하지만 6월 들어서는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도 순유입으로 전환되는 등 자금 유입 지역이 확산됐다. 4개월 연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GEM 펀드에는 지난 4월 이후 총 174억7000만 달러의 누적 순유입을 기록했고 6월부터 자금이 유입된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에도 45억9000만 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중국의 ‘경착륙’ 우려 해소된 듯
선진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흐름도 최근 차별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2013년 7월 이후 꾸준히 유입됐던 서유럽 주식형 펀드는 6월 중순 이후 자금 유입이 주춤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4주간 중 3주 동안 서유럽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순유출로 전환됐다. 유출 규모는 7억800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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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금 흐름을 반영해 미국 주식시장이 여전히 강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이머징 주식시장도 3월 중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유로존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자금 흐름이 지역별로 차별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경기 회복 흐름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경기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1월 54를 고점으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19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웃돌며 회복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또 이머징 경기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중국의 홍콩상하이은행(HSBC) 제조업 PMI도 지난 3월을 저점으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7.5%를 기록하며 3분기 만에 반등했다. 이에 따라 연초 제기됐던 중국의 경착륙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머징 주식시장으로의 안정적인 자금 유입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선진국에 비해 이머징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고 중국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정문희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