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공포의 골프장 선정…판문점 부근 미군 골프장도 순위에

역사적인 티샷
28일 평안남도 강서군 태성리 평양골프장에서 열린 2005년 평양골프대회에서 평양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홍란 선수가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제공
역사적인 티샷 28일 평안남도 강서군 태성리 평양골프장에서 열린 2005년 평양골프대회에서 평양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홍란 선수가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제공
북한 평양에 있는 평양 골프장이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골프장’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최근 ‘세계 10대 공포의 골프장’을 선정해 발표했다.

1위에 오른 평양 골프장에 대해 “억압적인 정권하에서 엄청난 코스 기록이 세워진 곳”이라고 묘사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34언더파 38타라는 믿기지 않는 점수를 낸 곳이며 이는 그의 생애 첫 라운딩이었기 때문이다. 1994년 당시 김 위원장은 홀인원을 11개나 기록했다는 북한의 보도를 소개했다. 또 “코스가 매우 좁고 측면이 바위들로 꾸며져 있어 이를 벗어나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하지만 이런 어려움은 북한에서 소신대로 의사를 밝혔을 때 당하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비아냥거렸다.


독사 가득한 사막 지나 다음 코스로
2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스 머렌스키 골프장이다. 이 골프장은 크루거국립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어 악어·하마·표범 등 야생동물들이 수시로 출몰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됐다. 실제 이 골프장에서는 1998년 16번 홀 그린에서 코끼리가 사람을 죽인 사례가 있었다.

3위를 차지한 그린란드의 우마나크 골프장은 섭씨 영하 30도에 이르는 기온 때문에 경기 도중 저체온증이 우려되는 골프장이다. 4위는 인도네시아의 메라피 골프장이다. 이 골프장 주변에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메라피 화산이 있기 때문에 공포의 골프장으로 꼽혔다. 5위는 아일랜드의 올드 헤드 골프 링크스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끼고 있기 때문에 특히 안갯속에서 경기할 때 주의해야 한다.
[뭐든지 랭킹] ‘34언더파 38타’ 기적의 평양 골프장
6위에 오른 미국의 프리즌뷰골프 골프장은 그 이름처럼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와 인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골프장에서 술을 마시거나 카메라를 소지해서는 안 되는 등 규정이 엄격하다. 이 골프장 웹 사이트에는 ‘언제든지 (게임이) 중단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골프장도 7위에 올랐다. 판문점 인근 미군 기지인 캠프 보니파스 내 골프장으로, 192야드 파3 홀 하나로 구성된 연습장 수준의 골프장이다. 이 골프장에는 ‘러프에 빠진 공을 회수하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그 이유는 지뢰가 어디 묻혀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밖에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골프클럽(외국인을 혐오하는 탈레반의 위협 속에서 플레이해야 한다), 호주 눌 라보 골프장(호주의 아웃백을 가로질러 848마일을 걸어가야 하는데 이곳에는 치명적인 독을 가진 뱀이 있다), 미국 퍼니스 크릭 골프장(해발 마이너스 214피트에 자리해 공에 중력이 더해지고 공기 밀도도 높아 비거리가 10야드 정도는 짧아진다) 등이 순위에 올랐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