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지표 상승세 속 주택만 꺾여…선순환 깨질까 우려

<YONHAP PHOTO-0053> (FILES) A "for sale" sign sits in front of a home in Alexandria, Virginia, on August 25, 2008. Existing US home sales plunged a steeper than expected 27.2 percent in July from a month earlier, an industry group said August 24, 2010, casting further doubt on the viability of the economic recovery. AFP PHOTO/Saul LOEB
/2010-08-25 00:33:04/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FILES) A "for sale" sign sits in front of a home in Alexandria, Virginia, on August 25, 2008. Existing US home sales plunged a steeper than expected 27.2 percent in July from a month earlier, an industry group said August 24, 2010, casting further doubt on the viability of the economic recovery. AFP PHOTO/Saul LOEB /2010-08-25 00:33:04/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줄곧 미 경제를 낙관해 왔다. 가장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고용 시장에 대해서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 그가 5월 7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주택 경기 둔화세가 예사롭지 않다고 했다. 옐런 의장이 주택 경기 리스크를 거론한 배경은 여러 가지다. 우선 소비·투자·고용시장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 시장만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월의 기존 주택 판매 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5% 감소했다. 지난 여덟 달 가운데 일곱 달이 하락세였다. 단독주택 신규 건축 허가 건수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 1분기 신규 주택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8% 줄었다. 3월만 따지면 13%의 급감이다.

이에 대해 옐런 의장은 “2011년 이후 회복세를 보였던 주택 경기가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실망스러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택 경기 둔화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 전반적인 경기 상승세가 저해될 수 있다”며 주택 시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2분기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로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그런 그가 주택 경기에 대해 경고한 것은 주택 시장 회복세가 소비지출과 함께 지난 2~3년간 미국 경제 회복을 이끈 기관차였기 때문이다. 주택 경기는 2011년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세로 전환됐다. 주택 매매가 활성화되면서 가격이 오르자 부동산에 묶였던 돈이 돌기 시작했다. 주식시장과 함께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만들며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경기를 달궜다. 가장 먼저 달궈진 주택 경기가 식음으로써 기존의 선순환이 악순환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게 옐런 의장의 우려다.


“금리 인상 시간표 없다”
주택 경기 둔화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모기지(주택 담보대출) 금리 상승이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고정 금리형)는 지난해 5월 초 연 3.6%에서 지난 4월 평균 연 4.34%로 올랐다. 둘째는 주택 재고가 감소하면서 시장이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에서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으로 바뀌었다. 그 여파로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수요가 줄고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젊은층의 신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 위기 이후 젊은층의 소득이 정체돼 있는 데다 부채가 여전히 억눌려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의 주택 경기 회복세가 과장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금융 위기 이후 몇 년간 억눌려 있던 일반인의 대기 수요와 악성 매물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단기간에 맞물린 데 따른 일시적 회복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의 주택 시장 경고 발언을 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언제 금리를 올릴 것이냐’는 의원의 질문에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기계적인 공식이나 시간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적 완화 종료 후 상당 기간 초저금리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워싱턴 = 장진모 한국경제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