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력
[Book] 결심을 현실로 바꾸는 방법
가오위안 지음┃김경숙 옮김┃인플루엔셜┃368쪽┃1만6000원

마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일을 급히 처리 중인 직장인 A 씨. 촉박한 업무 시간 와중에도 수시로 포털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하고 휴대전화 채팅창을 수십 번 기웃거린다.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새 글이라도 올라오면 즉시 확인하고 댓글을 남겨야 직성이 풀린다. 결국 그날 처리해야 할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야근에 야근을 거듭하면서 무기력한 한 주를 보낸다. 주말에 집에서 쉬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직장 일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렇듯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일들로 스스로를 자책하며 자신감을 잃는 사람들이 많다. 어디 이런 일상의 문제뿐일까.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끔찍한 살인까지 저지르는 충동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제력 부족’은 이미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검찰청의 ‘2013년 범죄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 발생한 211만7000여 건의 형사사건 중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 28만6000여 건(13.5%)에 달한다고 한다. 범행 동기가 불명확한 사건도 5700여 건(39.4%)에 이른다. 이른바 ‘묻지 마 살인·폭행’ 같이 ‘욱’하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충동 범죄다. 범죄의 대부분이 20~30대 젊은층에서 비롯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자제력이 약한 젊은이들이 일상의 사소한 갈등과 감정을 자제하지 못해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무엇일까. 암, 그도 아니면 총기 살인일까. 놀랍게도 ‘자제력 부족’ 때문이라는 통계가 있다. 실제로 흡연·과음·비만·위험한 섹스 등 자제력이 부족해 죽음에 이르는 미국인이 전체 사망률의 50%, 연간 1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전사자가 4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저자 가오위안(高原)은 세계적인 자기 계발 및 잠재 능력 전문가로, 하버드대 MBA 과정에서 가장 인기 많은 강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책에 소개된 ‘자제력 훈련 18강’은 자제력과 관련된 18개의 키워드를 냉철하고도 현실적인 시각으로 짚어 낸다. 우리의 자제력을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제어 불능 상태에서 어떻게 탈출한 것인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감정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 오늘날과 같은 저지능 사회에서 어떻게 주의력을 기를 것인지, 마지막 3분까지 미루는 습관을 어떻게 고칠 것인지, 어떤 의욕도 생기지 않을 때의 무력감은 어떻게 쫓을 것인지 등 심리학과 자기 관리학을 부지런히 오간다.


이종우의 독서 노트
‘근대의 탄생’
변화와 용기가 충만했던 세상
[Book] 결심을 현실로 바꾸는 방법

폴 존슨 지음┃명병훈 옮김┃살림┃936쪽┃4만 원

사람들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미국, 호주 그리고 아르헨티나로…. 1816년 유럽은 ‘여름이 없는 해’였다. 한여름에도 진눈깨비와 눈발이 휘날릴 정도로 추웠다. 농촌에선 가을걷이를 할 게 없었고 도시는 도시대로 나폴레옹 전쟁 후의 불황에 시달렸다. 도로에는 누더기를 뒤집어쓴 부랑아들이 넘쳐났다. 굶어 죽을 수 없어 이들이 선택한 게 이민이었다. 영국인은 여권이나 신분증명서 없이도 10파운드만 내면 리버풀 선착장에서 해외로 나갈 수 있었다. 승선하면 물 이외에 어떤 것도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음식물을 준비해야 했다.

바람에만 의존해 배를 움직여야 했던 시절이다. 여행이 언제 시작되고 끝날지 가늠할 수 없었다. 조류가 맞지 않으면 6개월 넘게 기다려야 할 때도 있었다. 풀턴이 증기선을 발명하자 사정이 달라졌다. 자기 힘으로 갈 수 있는 동력을 얻으면서 배의 크기가 커져 사람을 싣고 대서양을 빈번히 오갈 수 있게 됐다. 근대 초기에 이뤄진 변화 중 하나다.

정치적인 격변도 있었다. 미국이 대서양과 태평양을 경계선으로 삼는 나라로 발전했다. 영국과 전쟁을 벌이고 스페인에게 땅을 사들이는 동안 인디언은 계속 서쪽으로 밀려났다.

나폴레옹이 등장하고 혁명전쟁이 유럽 전역을 휩쓸었다. 그의 등장으로 핏줄에 의해 왕이 결정되는 시스템이 무너졌지만 이를 되돌리기 위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워털루 전쟁으로 나폴레옹이 완전히 실각하자 유럽을 전쟁 이전으로 되돌리기 위한 회의가 빈에서 열렸다.
근대 초에는 낭만주의 사조가 유행했다. 혁명이 발발하고 좌절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인간이 취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계몽주의의 토대가 무너진 셈인데 이런 정신의 폐허로 인해 인간의 심성에 맞는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이 낭만주의로 나타났다. 예술가의 밥벌이 방법도 바뀌었다. 왕실이나 귀족의 후원에 의존하던 선배들과 달리 로시니는 대중을 상대로 한 오페라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근대는 그 어떤 때보다 활기가 넘치던 시간이다. 변화에 대한 욕구가 충만했고 사람들은 진보를 위해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근대의 토대가 있었기에 지금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ee@imvestib.com



차이를 만드는 조직
[Book] 결심을 현실로 바꾸는 방법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한순간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비결을 밝힌 책이다. 누구나 지속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해야 그럴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한다. 맥킨지는 축적된 컨설팅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10년 넘게 심층 조사했다.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게리 하멜과 같은 세계 최고의 경영학자들과도 협업했고 코카콜라·P&G·웰스파고·ANZ·봄바디어·GNP·텔레포니카 등 지속 성장에 성공한 기업 사례들도 담았다.

스콧 켈러·콜린 프라이스 지음┃서영조 옮김┃전략시티┃447쪽┃2만2000원



회사를 떠나기 3년 전


[Book] 결심을 현실로 바꾸는 방법
직장인이 작아진다. 회사 앞에서, 일 앞에서, 밥 앞에서, 인생 앞에서 주저하는 것이 많아진다. 당당해지는 길은 무엇일까. 타인과 환경에 따라 돌아가던 삶에서 내가 주인이 돼 작동하는 삶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보다 인정받는 직장인, 보다 빛나는 자유인이 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 없이는 기회가 없고 기회 없이는 원하는 삶도 없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얼마나 준비할 것인가. 책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 그리고 3년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오병곤 지음┃김영사┃271쪽┃1만3900원



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Book] 결심을 현실로 바꾸는 방법
역사 연구가 정형진이 단군조선의 기원부터 삼국시대로 접어드는 삼한까지의 고대사 전체를 ‘진인(辰人)’이라는 집단을 열쇠로 풀어낸 책이다. 주류 사학계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고조선과 삼한 사이 1000년의 역사, 우리 민족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집단이 바로 진인이다. 우리 고대사 속의 한반도는 바로 진인의 땅이었고 진인을 통하지 않고서는 고대사의 흐름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논지다. 지금까지의 단편적인 고대사 서술에서 벗어나 우리 고대사 전체를 통시적으로 풀어낸다.

정형진 지음┃알에이치코리아┃511쪽┃2만 원
[Book] 결심을 현실로 바꾸는 방법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