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원래 교육자”…천안연암대·연암공업대에 2700억 원 투자

[이 주의 인물 업 앤드 다운]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40년 교육 사랑
구자경(89) LG그룹 명예회장이 교육 사업에 발을 내디딘 지 올해로 40주년이 됐다. 구 명예회장이 인재 육성과 과학기술 진흥을 위해 직접 설립한 천안연암대와 연암공업대가 각각 5월 7일과 5월 9일 개교 40주년과 30주년을 맞았다.

구 명예회장은 5월 7일 충남 천안연암대 교내 식당에서 열린 개교 40주년 기념 만찬에서 “우리 대학은 창학 이념에 따라 농축산 분야의 발전에 계속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이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구 명예회장의 원래 꿈은 교육자였다. 실제로 구 명예회장은 1945년 진주사범학교(현 진주교대)을 졸업하고 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교편을 놓고 기업 경영에 뛰어들었지만 늘 과학과 기술 교육에 애착을 가졌다. 1970년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1973년 7월 LG연암학원을 설립했고 이듬해인 1974년 천안연암대를 세웠다. 10년 뒤인 1984년 경남 진주에 연암공업대도 설립했다.

두 대학이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생 수는 천안연암대 9792명, 연암공업대 1만2929명이다.
구 명예회장은 낙후된 농촌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는 농업 근대화를 이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농업계 사립 전문대인 천안연암대를 세웠다. 축산 전문인 ‘덴마크 농민학교’를 모델로 했다.

천안연암대에 대한 구 명예회장의 애착은 남달라 1995년 구본무 회장에게 그룹 경영을 맡긴 뒤 천안연암대 인근에 집을 마련해 머무르면서 수시로 학교 정원수 등을 가꾸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졸업생 취업률도 ‘으뜸’
연암공업대는 국가 발전에 기여할 우수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특히 2012년 신설된 ‘스마트융합학부’는 LG전자·LG이노텍·LG CNS 등 LG 계열사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및 전기자동차 부품 분야의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지난해 이 학교 졸업생의 취업률은 84.6%에 달했다.

구 명예회장은 설립 초기부터 두 대학에 전폭적으로 투자했다. LG연암학원이 지금까지 두 대학에 지원한 금액은 총 2700억 원에 이른다.

교육에 대한 구 명예회장의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열린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 수여식에서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의존할 것은 오직 사람의 경쟁력뿐이다. 한국이 지식 강국이 되고 기술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연구와 교육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