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에 ‘긍정적’…글로벌 자금 신흥국 채권 사들여
미국 중앙은행(Fed)은 당초 시장 예상보다 이르게 초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4월 미 실업률은 6.3%까지 하락해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 되고 있다. 비록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실업률 목표치 문구를 삭제했지만 당초 2015년 하반기로 예상했던 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2015년 상반기로 6개월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1990년대 이후 Fed의 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해석돼 왔다. 금리 인상은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행동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해석이 바뀌고 있다.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지속된 초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는 것은 ‘저금리·저성장’이라는 뉴노멀 시대의 종결을 의미한다. 그래서 Fed의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된다. 특히 2013년 하반기 이후 선진국에 국한됐던 글로벌 경기 회복 수혜가 향후 신흥국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Fed의 통화정책 변화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다.
또한 2012년 하반기 이후 시작된 Fed의 3차 양적 완화(QE3) 기간 동안 한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향후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와 함께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기의 특징을 고려할 때 신흥국으로 확대되는 글로벌 경기 회복 수혜가 전망된다. 또 주목할 것은 2분기 들어 글로벌 자금 흐름이 미국 채권시장에서 벗어나 신흥국 채권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Fed의 초저금리 이탈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미 국채금리 상승이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통화 긴축’ vs 중국 ‘통화 확장’
현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70%다. 그러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향후 3.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과 신흥국 채권의 금리 차를 의미하는 ‘EMBI+스프레드’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정정 불안으로 한때 400 이상 상승했지만 현재 310으로 당시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미 Fed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글로벌 자금은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서 벗어나 신흥국 채권시장에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들어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포인트는 선진국에 견줘 신흥국 통화와 증시가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미국 한파와 중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일시적으로 둔화됐던 글로벌 경기가 2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분기에 상대적으로 조정이 컸던 신흥국 통화와 증시가 반등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채권시장과 비교할 때 신흥국 증시와 통화의 반등은 아직까지 ‘본격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1분기 조정에 따른 안도 랠리의 성격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함께 중국의 통화정책도 주목해야 한다. 2012년 6월 이후 금리 인하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가 없었고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했던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향후 변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를 시작으로 그동안 과도하게 신중했던 통화정책이 ‘경기 부양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성장률이 유사한 신흥국의 지준율과 비교해도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은 10% 포인트 이상 높아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 또 금융시장 불안으로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와 조달비용의 상승도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높여준다. 즉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은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과 금리 인상으로 긴축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국의 통화정책은 오히려 경기 부양적 정책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5월 중 중국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 등을 단행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G2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차이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자금은 미 Fed 대비 중국 인민은행의 경기 부양적 통화정책이 부각되면서 선진국에서 신흥국 증시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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