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에서 구매자-공급자 간 협업의 질’

Based on “Buyer-Supplier Collaboration Quality in New Product Development Projects” by Tingting Yan and Kevin Dooley (2014, Journal of Supply Chain Management, 50(2), pp. 59~83)


연구 목적
제조 기업으로선 제품 생산을 위한 계획 수립부터 산출 과정까지 가치 사슬별로 존재하는 공급자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핵심 경영 과제 중 하나다.

팅팅얀 미국 웨인대 교수와 케빈 둘리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공급망 관리 저널(Journal of Supply Chain Management)’ 최근호에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에서 구매자-공급자 간 협업의 질’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신상품 개발 단계에서 형성되는 구매자와 공급자 간 협업은 무엇이고 협업의 질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출발했다. 자원 의존 이론의 이론적 틀을 바탕으로 기업 간 또는 프로젝트 단위 협업의 질을 결정짓는 요인이 성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연구 대상
실제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공급자의 참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라 구매자와 공급자의 관계를 자원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구매자는 자사의 신제품에 대한 시장 성과를 내기 위해 혁신 기술, 제조 역량, 엔지니어 인력, 자금과 같은 공급자의 자원에 의존할 수 있다. 공급자 역시 구매자의 시장 지식, 제품 구조 정보, 프로젝트 관리 역량에 대한 전문성을 신뢰한다. 즉, 구매자와 공급자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핵심적인 자원을 분별·취득·이용하면서 상호 간 협업 관계를 형성한다.

이때 조직 간 협업을 효과적으로 설명해 주는 이론이 바로 자원 의존 이론이다. 제프리 페퍼와 제럴드 살란시크가 1978년 공저인 ‘조직 외부의 관리:자원 의존 시각에서 해당 이론을 처음 주장했다. 자원 의존 이론은 자원을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조직 생존의 핵심 요인으로 보는 전략적 선택이론이다. 조직의 생존은 다른 조직이 보유한 가치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에 달려 있으며 조직 간 협업은 그러한 전략 중 하나로 채택할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구매자 조직은 핵심 자원을 보유한 공급자와 공동 상호작용을 통해 협업의 질을 제고하고 성과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문의 연구진은 구매자-공급자 간 협업의 질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이 부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이 연구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물음과 답변으로 구성했다. 첫째, ‘구매자-공급자 간 협업의 질이 어떻게 정의되고 측정될 수 있는가’와 둘째, ‘구매자-공급자 간 협업의 질은 결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다.


연구 방법
먼저 저자들은 ‘구매자-공급자 협업의 질’은 ‘구매자와 공급자의 상호작용을 통한 공유 자원 활용으로 프로젝트 기획과 실행 과정에서 낭비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시너지를 내는 수준’이라고 정의했다. 연구진은 먼저 구매자-공급자 공동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된 구매자를 대상으로 214건의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대상 구매자는 미국 내 16개 산업에 종사하며 비행기·자동차·선박·컴퓨터·휴대전화·의료기기 등과 같은 제품을 생산해 내는 기업들이다.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각 구매 기업으로부터 두 명의 프로젝트 담당자를 선정해 서로 다른 내용의 설문을 실시했다. 첫째 설문은 신제품 설계에서 외부 공급자와 협력한 최근 사례에 대한 프로젝트 성과, 관계 중심의 투자, 조정 활동, 제품의 복잡성, 기술 참신성, 기업 규모와 매출에 대한 질문을 포함했다. 여기서 ‘관계 중심의 투자’란 가령 구매자 A와 공급자 B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도구와 장비, 설비, 운영 절차, 시스템, 인적자원 등에 대한 고유 관계를 형성하고 이렇게 맺어진 A와 B 사이의 특정 관계를 바탕으로 실시되는 투자를 말한다.

다른 설문은 협업의 질, 목표 합의, 보완 능력과 과제 관련 전문성 항목을 가지고 이에 대해 질문했다. 이후 연구진은 협업 관계의 질에 기여하는 4가지 지표 항목으로 관계 중심의 투자, 조정 활동, 목표 합의, 보완 능력을 선정했으며 각각 협업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마지막으로 협업의 질에 대한 프로젝트 성과로 설계의 질과 설계의 효율성을 검증하고자 했다. 설계의 질은 제품 설계가 실질적 활용과 관련된 성과 목표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나타내는 정도다. 설계의 효율성은 제품 디자인 활동에서 자원이 얼마만큼 적합하게 활용됐는지에 대한 여부를 나타낸다.


연구 결과
협업 관계의 질에 기여하는 4가지 지표 항목 중 조정 활동, 목표 합의, 보완 능력은 협업의 질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또한 협업의 질은 설계의 질, 설계의 효율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구매자-공급자 간 상호작용의 질을 개선할 때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한 부분이다.

연구 결과를 프로젝트 수준과 기업 수준으로 나눠 살펴보면, 먼저 프로젝트 수준에서 구매자-공급자 두 그룹이 목표 합의와 보완 역량을 갖췄을 때 효과적인 상호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핵심 자원을 공유할 동기부여가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 수준에서 두 기업이 협업 관계 속에서 시너지와 기회를 모색하면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프로젝트 수준과 마찬가지로 구매자-공급자 간 상호작용의 효과성이 증대될 수 있다. 두 기업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프로젝트 팀에서 상호 간의 자원 공유를 통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목할 결과는 관계 중심의 투자가 협업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자본 설비, 인적자원, 전문화된 정보 시스템 등 특정 구매자-공급자 기업 간 관계 중심의 투자가 프로젝트 수준의 협업 행동을 막을 수 있다. 관계 중심의 투자는 기업을 기존 관계의 유지·강화에서 발생하는 함정에 빠뜨려 대안을 선택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구성원의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기존 관계를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나머지 다른 비즈니스 기회의 모색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널 리뷰] 관계 중심 투자의 함정서 벗어나라
시사점
이 연구는 구매자-공급자 간 협업의 질에 대해 정의하고 측정함으로써 경영자가 향후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매자-공급자 협업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또 협업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해 어떤 부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도 설명했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프로젝트 수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호작용 행동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경영자는 구매자-공급자 간 협업 관계의 질에 기여하는 지표 항목을 고려해 양질의 협업을 달성할 수 있는 프로젝트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연구의 한계점도 존재한다. 설문 대상이 구매자에게 치우쳤다는 점과 프로젝트 성과를 구매자-공급자 그룹의 설계만으로 검증한 것이다. 앞으로 다른 연구에서는 구매자-공급자 간 협업이 가능한 역량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추가적 기준 등이 제안될 수 있다.


강환우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hwanwookang@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