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디젤 하이브리드카’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

E-Klasse, E 350 4MATIC, Limousine Avantgarde, (W 212), 2012, Lack: Iridiumsilber metallic, Ausstattung: Leder Exclusiv Kristallgrau
E-Klasse, E 350 4MATIC, Limousine Avantgarde, (W 212), 2012, Lack: Iridiumsilber metallic, Ausstattung: Leder Exclusiv Kristallgrau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는 한국에서 최초로 출시된(2013년 11월) ‘디젤엔진 하이브리드카’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엔진과 변속기 연결부 사이에 모터를 장착하기 때문에 가솔린 하이브리드카 기술을 갖고 있다면 디젤 하이브리드카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만 디젤엔진 자체의 연비가 워낙 좋기 때문에 굳이 돈을 더 들여 (더 비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따름이다. 또 ‘에코 스타트·스톱(Eco Start/Stop:정차 시 엔진이 꺼져 불필요한 연료 사용을 막는 장치)’ 시스템에서 디젤엔진 시동이 걸릴 때의 소음과 진동도 해결 과제였다.


연비보다 가속력 개선에 중점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는 연비만을 목적으로 만든 하이브리드카는 아니다. 하이브리드카의 효율성은 연비에서도 득을 보지만 성능 면에서도 어필할 수 있다. 디젤엔진은 가속 후 엔진 회전수가 어느 정도(1500~2500rpm) 올라가야 최대의 토크를 발휘하게 된다. 반대로 전기모터는 전력이 공급되는 즉시 최대 토크가 발휘되고 그 이상 증가하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로 발진하고 고속에서는 엔진을 사용해 출력을 높이면 엔진 배기량을 높이지 않아도 가속력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는 20kW 모터를 사용하는 비교적 단출한 시스템이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그랜저 하이브리드가 35kW, 도요타자동차의 캠리 하이브리드가 105kW를 쓰는 것에 비하면 용량이 작다. 그 덕분에 리튬 이온 배터리의 용량도 작아져 트렁크가 아닌 엔진룸에 자리하고 있다. E클래스의 엔진룸은 가솔린 6기통 엔진까지도 장착되므로 4기통 디젤엔진에서는 공간의 여유가 생긴다. 이 차는 전기모터를 제외하면 순수 디젤 버전(E220 CDI)과 엔진(2143cc), 변속기(자동 7단)가 동일하다.

E220 CDI는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40.8kg·m으로 제로백은 8.4초다.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51.0kg·m으로 제로백은 7.5초다. 0.9초가 더 빠르다. 연비는 E220 CDI가 리터당 16.3km(복합),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가 리터당 17.2km로 하이브리드카인 것에 비하면 차이가 크지 않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3000cc급 디젤엔진의 파워를 내면서 연비는 2200cc급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그 차이를 위해 1920만 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전기모터 주행 중에 엔진이 켜지는 것을 알아채기 어려운 가솔린 하이브리드카에 비하면 디젤엔진의 개입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다닥’거리는 소리가 그리 거북스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디젤엔진의 아이들링 소음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다. 연비보다 성능 업그레이드에 주력해서인지 외관상으로 요란하게 ‘하이브리드’라는 티를 내지 않았다. 일반적인 E클래스와 디자인이 동일하며 단지 트렁크에 붙은 차량명(E300 BLUTEC HYBRID)을 통해 하이브리드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가격은 8110만 원.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