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등 한국 기업도 잇단 투자…동남아 시장 진출의 거점 역할

[컴퍼니] 글로벌 기업이 싱가포르로 향하는 이유
싱가포르는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주목하는 곳이다. 미국의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까지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신흥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며 투자에 적극적이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미국 글로벌 기업들의 싱가포르 직접 투자 총 금액은 1386억 달러로 아·태 지역 중 최대였다. 이는 전년(1185억7000만 달러)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싱가포르 투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은 동남아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연구·개발(R&D)혁신센터를 설립했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시장을 분석하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2012년 NHN 싱가포르를 설립했고 현재 동남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도 2012년부터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싱가포르 내 점포 세 곳을 운영 중이며 올해 상반기 중에 5호점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CJ푸드빌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도 동남아 1호점을 싱가포르에 2010년 냈고 현재 4호점까지 운영 중이다.


다국어 인력, 기업 친화 환경 매력적
싱가포르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처로 각광 받는 이유는 크게 지리적 특성과 우수한 인적 인프라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동남아의 신흥국을 일컫는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가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싱가포르는 지리적으로 VIP 국가와 인접해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는 다양한 인종 배경을 가진 덕분에 다국어가 가능한 숙련된 인력 시장을 갖추고 있다. 싱가포르는 인구(2013년 기준)가 약 540만 명으로 중국계 74%, 말레이시아계 13%, 인도계 9%로 구성된 다문화 국가다. 비즈니스와 교육 분야에 주로 쓰이는 언어는 영어지만 말레이어와 중국어도 공용어에 해당된다. 싱가포르 사람들 대부분은 영어·중국어·타밀어 또는 말레이어를 구사할 수 있다.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문화적 특성은 다국어 및 다문화 민감성을 필요로 하는 업무 환경에 최적화돼 있어 전 세계를 연결하는 거대한 인적 자원의 생산 기지로 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 역시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강력한 지원과 함께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에 적극적이다. 싱가포르는 규제를 최소화했고 특히 정치, 기업 환경적으로도 안정적이란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P&G·GM 등 7000여 개 글로벌 기업들의 아·태 지역 본부가 싱가포르에 들어선 이유가 이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2012년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국가 1위(세계은행), 경제 자유도 2위(미국 헤리티지재단), 국제 경쟁력 2위(세계경제포럼), 청렴도 5위(국제투명성기구)에 선정됐다.


돋보기


[컴퍼니] 글로벌 기업이 싱가포르로 향하는 이유
생활·교육 등도 아시아 최고 수준

싱가포르는 친기업적인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가족과 생활하기에도 우수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삶의 질, 편리한 지역 접근성, 낮은 범죄율, 정치적 안정성, 높은 수준의 인프라와 의료 서비스, 우수한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머서’는 경제·환경·교육·인프라·안전 등 요소를 중심으로 전 세계 도시 460곳의 삶의 질을 39가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이고 전 세계 25위에 올랐다. 또한 글로벌 기준으로 설계된 높은 수준의 국제학교 및 공립학교들이 많아 교육 환경도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