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 시장은 낙관론 우세하나 큰 폭 상승도 없을 듯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 온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2013년 연말에야 국회를 통과하면서 2014년 부동산 시장에 거는 기대감이 그 어느 해보다 높다. 취득세 영구 인하,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및 단기 보유 양도세율 인하, 모기지 지원 등 지난 연말 통과된 정책이 사실상 올해부터 실행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부동산 관련 연구소들의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은 낙관론이 우세하다. 국토연구원은 “올해 전국 집값은 1.3%, 전셋값은 3%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건설산업연구원은 “수도권은 1% 상승 전망, 전셋값은 3% 상승”, 주택산업연구원은 “전국 주택 매매 가격 및 전셋값은 보합”이라고 전망했다. 2014년을 2013년에 비해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에는 세금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 정책이 내 집 마련 수요를 늘려 매매 거래 활성화 등 시장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전셋값 비중보다 ‘전환 비용’이 포인트
과거 전세·매매 비중은 서울을 기준으로 50% 전후를 임대에서 주택 구매로 전환되는 변곡점으로 봤지만 최근 전셋값 비중이 59.25%로 60%를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은 매매 전환 수요는 제한적이다.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할 때 필요한 비용 부담이 10년 전에 비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매매 전환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전셋값 비중이 70% 이상 되며 매매 전환 비용 총액이 적은 곳, 서울은 약 1억 원 내외, 수도권은 7000만~8000만 원 정도면 가능한 곳이다. 서울은 구로·금천·성북, 수도권은 화성·시흥·의왕 등이 대표적으로 전셋값 비중이 높고 매매 전환 부담금이 적은 지역이다.

전세금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는 지역의 중소형 저가 주택이나 신축 주택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2013년 정비된 정부의 공모형 모기지와 통합 정책 모기지 등 금융 지원 정책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매매가 상승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전세 대출 증가와 가계 부채 증가, 보증부월세 비중 증가는 주택 시장의 복병이 될 위험성이 있다. 전셋값 상승이 소득 증가를 앞지르면서 중산층조차 전세 자금 대출로 인해 저축 여력이 줄어들고 월세형 임대를 선택한 경우에는 월세 비용 지출 부담으로 저축 여력이 감소해 미래 주택 구매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새해 들어서도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올해는 전세 수요자가 가장 선호하는 66~132㎡ 중소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작년보다 전국 기준으로 7만 호 이상 늘어 전셋값 상승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도권은 서부(김포·시흥·강서), 북부(파주·고양), 동부(남양주·하남)등 특정 지역에 입주 물량이 쏠려 있는 한계 때문에 수도권 전체 전셋값을 끌어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초과 이익 환수제 유예가 적용되는 연내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속도를 내면 하반기 이후는 물론 앞으로 1~2년 이상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전세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위험성도 도사리도 있다. 임대인들의 보증부월세(반전세) 선호 증가로 전세 매물 감소도 계속돼 월세 가격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전셋값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취득세율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완화,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유예 등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연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에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올해 안에 관리처분 인가를 서두르고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는 단지도 늘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재건축단지 중 서초구 방배 5구역, 방배 3구역, 삼호가든 3·4차, 강남구 대치동 상아 3차 아파트 등이 연내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수주전이 전개되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양도세 중과 부담으로 처분을 망설이던 매도 희망자들도 세제 완화에 힘입어 이익 실현을 위한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강남 4구를 중심으로 한 재?플?거래 시장은 수년간 지속된 침체에서 벗어나며 활기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요주의
저금리·은퇴 등이 맞물리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대비 투자 대상 1순위는 여전히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투자 수요는 꾸준한데 오피스텔의 수익률 악화 등으로 마땅한 투자 물건을 찾기가 어려워 2014년 수익형 부동산은 물건의 수익성과 안정성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그동안 소액 투자가 가능해 인기를 얻었지만 공급과잉으로 인기가 시들해졌고 올해도 공급 물량 증가로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면 2014년에도 투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은 자영업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터키·그리스·멕시코 다음으로 높고 자영업 경쟁이 치열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경기 악화가 심화된다면 ‘영업이익 감소-임대료 지불 능력 감소-임대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상가 투자자들은 임대 수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선별 투자할 것으로 보이며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단지 내 상가나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항아리형 스트리트 상가, 위례신도시, 동신2신도시 등 대규모 인기 택지개발지구 상가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SPECIAL REPORT] 강남권 재건축 활기… 수익형 상품 차별화
수익형 상품을 찾는 수요는 꾸준한데 비해 5% 이상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투자 물건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높은 임대 수익 상품을 찾는 수요자들을 겨냥한 틈새형 상품이나 저점 매수가 가능한 경매 물건 투자에 대한 관심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14년 주목해야 할 시장은 주택 임대 시장 환경 변화다. 2월 7일부터 주택임대관리업이 시행되면서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으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임대주택을 유지·관리하는 기업형 임대 관리 주택 회사가 등장하게 됐다. 또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임대용 주택 의무 등록제’의 추이 변화에 따라 2014년은 조세 사각지대에 있던 임대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선 알투코리아 전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