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프리미엄 세단 ‘아발론’

도요타 등 일본 차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 운전자들이 운전하기가 쉽고 미국 차나 유럽 차에 비해 승차감이 편안하고 정숙하다는 것이다. 여러 고급차 브랜드 중에서도 렉서스가 한국 운전자 특히 여성 운전자에게 인기를 끄는 셀링 포인트는 바로 이 점이다. 도요타의 아발론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와 대중적 인기 모델 캠리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차라고 할 수 있다.
[시승기] 뛰어난 정숙·안정성… 귀빈용 세단으로 적합
한국토요타가 2013년 10월 초 한국에 선보인 4세대 ‘더 올 뉴 아발론 리미티드’ 모델을 서울에서 충남 예산까지 왕복 260km 구간에서 시승했다. 서부간선도로를 거쳐 서해안고속도로·당진영덕고속도로에 이르는 구간이었다.

아발론의 외관은 캠리와 비슷한 느낌으로,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모델인 만큼 스포티하고 굵직굵직한 선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실내 공간은 귀빈을 모시기에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널찍하고 럭셔리하다. 한국토요타 측은 실내 공간에 대해 “동급 가운데 비교적 작은 차체 사이즈이지만 뒤쪽의 넓은 공간을 중심으로 동급 최대 실내 공간과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내 디자인은 한 땀 한 땀 꿰맨 부드러운 가죽으로 패널을 덮었고 계기판과 센터패시아 둘레는 도요타 최초로 스모크 크롬 도금을 적용해 고급스럽게 반짝?灌? 센터패시아가 살짝 뒤로 눕혀져 내장형 내비게이션을 보기 편하고 정전식 터치 키 시스템을 도입해 가벼운 터치만으로 버튼을 조작할 수 있다.
[시승기] 뛰어난 정숙·안정성… 귀빈용 세단으로 적합
하지만 자동차에 적용된 터치패드 조작은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 운전 중 전방 도로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센터패시아의 버튼을 손으로 더듬어 누를 때가 많은데 터치패드는 일단 손이 닿으면 조작되기 때문이다. 디지털도 좋지만 안전성을 위해 아날로그식 버튼이 운전 중 조작에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내비게이션은 한국형으로 한국토요타가 LG전자와 함께 개발한 제품이다. 다른 수입 차는 엉뚱한 길을 안내할 때가 종종 있는데 아발론 한국형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는 매우 정교하고 정확해 만족도가 높았다.


스포츠모드서 역동적 주행도 무난
주행에서 속도를 높일수록 아발론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시속 150km 정도의 높은 속도에도 엔진음·풍절음이 잘 차단돼 정숙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발론이 주행 시 받는 바람의 저항을 낮춰 0.28이라는 낮은 마찰계수를 달성한 공기역학 구조로 설계됐다. 또한 6기통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저속과 고속에서의 일관성 있는 가속을 들 수 있다. 풍부한 토크를 바탕으로 한 6기통 엔진은 차로를 변경할 때 필요한 빠르고 안정적인 추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주행 모드를 에코·노멀·스포츠 중 스포츠로 바꾸자 역동적인 주행도 가능했다. 공차 중량을 따져보면 1600kg 수준으로 경쟁 차종에 비해 300~400kg 정도 덜 나간다. 다만 차가 가벼워서인지 전반적으로 작은 스티어링 움직임에 의해 차체가 좌우로 쉽게 요동치는 점이 아쉬웠다.
한편 도요타는 미국에서 생산한 차종에 대해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개별 소비세 인하율을 반영해 2014년 2000㏄ 이상 전 모델에 대해 가격을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발론의 가격은 50만 원 내린 4890만 원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