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6년 내 최저 수준…업종 1등주에 투자해야

중국은 지난해 불확실성이 많은 한 해였다. 10년간 집권하던 후진타오 정권이 지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큰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시장은 신정부의 출범과 함께 큰 기대감을 품고 2013년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의 정책 방향이 시스템 리스크 관리를 위한 구조조정으로 나타나면서 주식시장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됐다.

중국 정부는 산업 구조조정, 경제구조의 불균형 개선, 수출 주도에서 소비 주도 산업으로의 경제 체질 개혁과 함께 민간 소득의 증대와 내수 확대를 위한 개혁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 흐름을 보면 내수 소비 부문의 높은 성장률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중국의 성장 엔진으로 여겨지던 제조업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3중전회를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중국 당국의 정책 기조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한다면 올해 중국 증시는 지난해보다 변동성이 소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고 경제 안정에 따라 점진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2014년 상하이종합지수는 2000~ 2500을 예상한다. 정책 효과로 2014년에도 소비재 산업, 특히 정보기술(IT)·음식료와 같은 필수 소비재와 자동차와 같은 경기 소비재, 헬스케어 산업 등의 상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

물론 금융 산업은 부동산 규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금융 업종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융시장 개방과 민간 자본 투자 활성화는 금융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 업종의 주가는 하반기 이후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경절을 맞아  29일 소공동 롯데 영플라자 외벽에 세일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30929
중국 국경절을 맞아 29일 소공동 롯데 영플라자 외벽에 세일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30929
구조조정 중인 제조업 부문은 2013년 하반기부터 확장 추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회복이 더딘 상태다. 생산능력 조정의 비탄력성을 감안한다면 중복 투자 산업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화학공업의 채산성 개선 폭은 2014년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화학 및 철강의 구조조정에 대한 압력과 한계 기업들의 파산은 2014년에도 중국 주식시장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줄어든 불확실성·강해진 경제개혁
2014년 초 현재 중국 주가지수는 2007년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2050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38조 위안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66%(상하이 43%, 선전 23%)에 불과하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중국 주식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또 한국과 미국의 GDP 대비 시가총액이 100~130% 전후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이슈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악재가 이미 노출됐다는 측면에서도 2014년 주식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특히 긴 흐름에서 보면 중국 증시의 물량 부담으로 작용했던 비유통주 해제 물량이 2013년까지 대부분 해소된 상태여서 증시의 물량 부담도 상당히 완화된 상태다.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시장이 두려워할 때가 ‘진짜 기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중국 기업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률(PER)은 9.1배 수준이다.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거품이 대부분 해소됐다. 글로벌 시장 중 가장 저평가됐다고 할 수 있다.

신흥 시장 내에서 중국 기업들의 2014년 이익의 성장 속도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어서 투자 메리트가 높다고 판단된다. 중국 기업들의 2014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9.2%의 증가세가 예상되며 업종별로 보면 IT 산업의 이익 증가율이 33.9%로 예상되고 필수 소비재와 헬스케어순으로 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이익 기준으로도 구조조정 중인 투자 관련 산업보다 소비 관련 산업의 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방법론’은 다시 생각할 때
종합해 보면 2014년 중국 증시는 중국 경기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며 성장하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정부의 개혁과 함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국면, 즉 하반기 이후에는 도시화 등의 정책과 함께 소비 시장의 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중국 주식시장 역시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안정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또한 중국 금융시장의 점진적 개방과 시장화는 중국 주식시장에 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와 저성장의 시대를 맞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중국은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처 중 하나다. 특히 현시점은 역사상 최저 평가를 받고 있어 중국에 장기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중국 경제가 터닝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고 2014년 하반기에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기업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시점이라는 측면에서도 중국 주식시장의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밝아 보인다.

현재 중국 주식시장은 ‘금리자유화’와 자본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다. 남들이 모두 중국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시점에서는 버블을 우려해야 하지만 지금처럼 모두가 피하려고 할 때 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다만 방법은 기존과 달라야 한다. 투자 방법을 중국 종합지수에 투자하는 차이나 펀드가 아니라 소비재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중국의 주가지수는 경제구조 개혁의 대상이 되는 산업, 즉 금융·제조업·에너지가 시가총액의 무려 76%를 차지한다. 중국에 투자할 때 주가지수에 대한 투자는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의 기업 이익 증가율과 주가 상승률을 봐도 내수 우량주들의 성장과 주가 상승은 중국 주식시장과는 차별적이다.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이 한창인 2014년 초의 중국 주가지수는 최근 6년 내 최저 수준이다. 긴 흐름에서 본다면 중국 소비재 1등주에 대해 장기 투자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한국의 투자자로서는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1등주에 투자해 주는 금융 투자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대투증권에서 내놓은 중국 소비재 1등주 상품이나 KTB자산운용의 중국 1등주 펀드 등에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투자 대안일 것이다.

상하이 자유무역지구를 신설하고 금리자유화를 추진하는 등 중국 자본시장은 본격적인 시장화와 대외 개방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저평가됐던 중국 주식시장의 할인 요인도 시간을 두고 해소될 것으로 예상돼 중국의 장기적인 주가 전망은 밝을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중국 소비재 1등주에 장기 투자할 계획이라면 지금이 투자의 적기가 아닌가 싶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