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브랜딩(Ingredient Branding)
[Book] 소비자 지갑 여는 브랜드의 비밀
필립 코틀러·발데마 푀르치 지음|김태훈 옮김 | 청림출판|403쪽|1만8000원

페라리·포르쉐 등 고급 스포츠카에 주로 장착되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브렘보’라는 이탈리아 자동차 브레이크 제조 회사의 기술이다.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브렘보는 자동차경주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튜닝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 세계 최고 자동차경주 대회인 포뮬러원(F1)에도 참여했다. 그 결과 현재 인기 게임용 자동차와 모터바이크에도 장착되는 등 브렘보는 자동차경주에 참가하는 튜닝 팬들에게 하나의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오스트리아 패션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는 패션용품·액세서리·보석·장식용품·조명산업 등에 크리스털 구성품과 반제품을 공급하는 스와로브스키엘리먼츠를 새롭게 선보이며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마케팅을 시도했다. 이 회사는 ‘크리스털라이즈드-스와로브스키엘리먼츠로 제작함’이라는 라벨을 달아 제품에 사용된 크리스털이 스와로브스키엘리먼츠가 제조한 진품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협력 업체와 소비자에게 스와로브스키의 완벽한 품질과 정교한 기술 그리고 혁신을 상징한 이 라벨은 스와로브스키 제품에 매력을 불어넣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오늘날에는 브랜드 그 자체만으로 소비자의 최종 선택을 받기에 다소 변별력이 약해지고 있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단순히 기업명으로 제품을 고르지 않고 구성 성분과 가공·유통 과정을 따져 제품을 선택한다. 완제품을 이루는 요소인 기술·성분·소재 부품의 브랜드, 즉 인브랜드(in-brand)의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저자는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새로운 마케팅 도구로 인브랜딩 전략을 제시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기술·서비스가 보이는 제품 자체보다 더 유명해지면서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유도한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마케팅 세계에서 인브랜딩의 역할과 가능성을 소개한 이 책은 브랜드의 성공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있는 마케터와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꼭 필요한 안목과 통찰을 제공한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적응과 자연선택
생물학의 고전에서 향기를 느끼다
[Book] 소비자 지갑 여는 브랜드의 비밀
조지 C. 윌리엄스 지음|전중환 옮김|나남출판 | 336쪽|2만 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현대 교양인의 필독서로 여겨진다.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를 쓰기 전 가장 많이 공부한 책은 바로 조지 C. 윌리엄스의 ‘적응과 자연선택’이었다. ‘적응과 자연선택’은 1966년에 처음 출간됐다.

여기서 ‘적응’은 생물학적 의미로, 이것을 지님으로써 생명체가 보다 잘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게 해주는 유전적 특징을 말한다. ‘자연선택’은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만들어 낸 단어로, 생명 진화의 메커니즘을 표현한 말이다.

이 책이 생물학의 역사에서 가지고 있는 비중은 상당하다. 일단 다윈이 만들어낸 자연선택이 어떤 수준에서 이뤄지느냐에 대해 중구난방으로 해석해 왔다.저자가 이 책을 쓰기 이전에는 집단선택론이 우세했다. 집단선택론이 주장하는 논거를 한 번 보자. 포유류인 레밍(lemming)은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곤 한다. 주로 인당수에 뛰어든 심청처럼 물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모습이 비춰진다. 레밍이 집단 자살하는 이유는 개체수가 급증해 먹이가 부족해지자 다른 레밍들이 살 수 있게 하는 이타적 행동이라고 해석됐다. 레밍의 자살은 적응된 전략이라는 것이다. 즉 일부가 자살함으로써 집단을 살린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어려운 시기에는 자살하라고 명령하는 유전자를 가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한 마리의 레밍이 돌연변이 때문에 자살하지 않는 유전자를 가졌다고 가정해 보자. 먹이가 부족해 다른 레밍이 자살해도 이 녀석은 오히려 풍부해진 먹이를 먹고 많은 자식을 남길 수 있다. 이 자식들은 모두 이런 얌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게 될 것이고 몇 세대가 지나지 않아 레밍 전체 집단은 어려운 시절이 와도 자살하는 유전자를 가진 개체는 없어지고 말 것이다. 이것이 집단선택론의 한계다.

저자는 이런 집단선택론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자연선택의 단위는 ‘유전자’라고 주장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생명체의 주인은 ‘유전자’이고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이 유전자를 옮기는 ‘생존 기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나아가 생명체는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이기적인’ 존재라고 주장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저자의 ‘유전자 관점’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셈이다.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향기로운 책이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친절한 과학책
[Book] 소비자 지갑 여는 브랜드의 비밀
“1등만으로 구성한 팀은 왜 1등이 될 수 없을까?” “정말로 웃으면 복이 올까?” “나쁜 일은 왜 한꺼번에 닥치는 걸까?” 책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뜻밖의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 일상의 비밀을 과학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지극히 사소한 일상 속에 우주와 자연이 마련해 놓은 어마어마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저자는 매년 100권이 넘는 과학책을 10년 넘게 파고들어 일상과 과학의 연결 고리를 찾아냈다. 과학 전공자가 아닌 저자가 재미있고 친절하게 풀어내는 ‘친절한’ 과학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동환 지음|꿈결|320쪽|1만4800원



섬에서 섬으로 바다백리길을 걷다
[Book] 소비자 지갑 여는 브랜드의 비밀
통영 앞바다를 수놓는 수많은 섬들이 있다.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살아 있는 한산도, 은모래해변과 몽돌해변이 나란히 있는 비진도, 에코아일랜드로 이름을 떨치는 연대도,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뽐내는 매물도와 소매물도,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운 미륵도의 여섯 개 섬은 저마다 서로 다른 풍경과 매력으로 가득하다. 시인인 저자가 바다백리길에 올라 가슴에 박힌 여섯 섬의 생생한 풍경을 서정적인 문장으로 그려낸다. 사진가 이상희 씨의 섬 사진 역시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전윤호 지음|남해의봄날|176쪽|1만5000원



동전에는 옆면도 있다
[Book] 소비자 지갑 여는 브랜드의 비밀
동전의 옆면, 분명히 존재하는 부분을 우리는 눈여겨보지 않는다. 금융에서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투자에서 국가의 정책에 이르기까지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측면을 무시하거나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보다 장단점 중 한쪽만 보기도 한다. 오늘날의 금융은 더 복잡해지고 전문화되며 세계화되고 있어 그것을 올바로 보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쉽지 않다. 책은 명쾌한 예시와 역사적 사례를 통해 금융의 핵심과 큰 흐름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정대영 지음|한울|292쪽|2만3000원
[Book] 소비자 지갑 여는 브랜드의 비밀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