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직장에서 온·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역할’

Based on “Explaining Employee Job Performance: The Role of Online and Offline Workplace Communication Networks” by Xiaojun Zhang and Viswanath Venkatesh (2013, MIS Quarterly, 37(3), pp. 695-722)



연구 목적

최근 적지 않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소통 활성화를 위한 가상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완공될 애플의 신사옥인 ‘애플 캠퍼스 2’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최첨단 디지털 친환경 기술이 접목된 우주선 모양의 원형 구조는 직원 간의 우연한 마주침으로 이뤄지는 생각의 교류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도까지 엿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ICT의 발전과 직원의 업무 성과는 어떠한 연관성을 가질까. 홍콩 과학기술대의 장시아오준 교수와 미국 아칸소대의 비즈웨나스 벤카테시 교수는 경영정보학 계간지(MIS Quarterly) 최근호에 ‘직원의 업무 성과에 대한 설명: 직장에서 온·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직원의 업무 성과를 연구하며 이를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s) 이론에 접목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이론적으로 ‘소셜 네트워크’는 개인과 집단, 사회의 관계를 네트워크로 파악하는 개념이다. 개인이나 집단이 네트워크 중 하나의 노드(node)이며 소셜 네트워크는 각 노드들 간의 상호 의존적인 연계(tie)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회적 관계 구조를 말한다. 이러한 연결망이 갖는 특징은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해석하면서 페이스북·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부터 쿠팡·위메프와 같은 소셜 커머스에도 활용되고 있다.



연구 대상

그동안 ICT가 업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정보 시스템이나 경영관리 측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주로 이뤄져 왔다. 작업 결과나 직원 개인의 성격, 업무의 특징, 소셜 네트워크 등의 이론적 관점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된 것이다.

이 연구는 기존 연구와 다르게 특히 ICT가 직원의 성과에 미치는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ICT를 기반으로 한 직원의 유대 관계가 직원들의 중요한 정보로의 접근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결국 업무 성과로 연결된다는 주장이다.



연구 방법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사용됨에 따라 이 연구는 기업 내 임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는 직장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기술(e메일, 메신저, 휴대전화 문자, 전화 또는 화상회의)을 통한 소통망을 의미한다.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는 대면(face to face)을 통한 의사소통망을 뜻한다.

실제로 최근 기업들은 혁신적인 정보기술(IT) 도입을 통해 가상의 영역을 확대하며 직원들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통한 사내 교류에 더더욱 익숙해져 가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소통 방법이 모두 존재한다면 직원들은 개개인의 선호에 따라 방법을 선택하면서 서로 다른 일종의 네트워크 연계(network tie)를 맺는다. 이를 이용해 업무와 관련된 지식, 업무에 대한 조언, 전략적인 정보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정보가 전달되는 메커니즘을 ‘소셜 네트워크 연구 차원(유지비용, 강한 관계, 느슨한 관계, 네트워크의 유사성, 네트워크의 접근성, 정보 통합, 정보의 빠른 습득, 제삼자의 감시)’과 ‘정보 시스템 연구 차원(시공간적 제약 해결, 상황 정보 전송, 동시 정보 전달, 정보의 문서화 및 복구)’으로 분류했다. <그래프>에서 보이는 4개의 네트워크 연계 형태별로 메커니즘의 관련 정도를 비교해 성과로 연결되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진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포천 500대 기업 중 하나인 미국 통신사에 종사하는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104명으로 87%의 응답률을 보였다.

측정 방법으로 ‘직접적 연계(direct ties)’는 직원이 속한 사업부 내 직접적 접촉을 하는 숫자, ‘간접적 연계(indirect ties)’는 경로 거리(path distance, 두 직원 간의 최소 연계)에 따른 접촉 숫자로 개념화해 산정했다.



연구 결과

연구진은 4개 형태의 네트워크 연계 중 ‘오프라인 간접 연계’를 제외한 ‘온라인 직접 연계’, ‘온라인 간접 연계’, ‘오프라인 직접 연계’가 업무 성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네트워크 환경을 하나로 보는 전통적인 관점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분류한 것에서 더 높은 업무 성과를 보였다. 서로 다른 연계들이 정보 메커니즘이 갖는 장단점을 상호 보완한다는 결론도 도출됐다.

물론 저자들은 이 연구에서 아쉬운 점도 밝혔다. 기술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 소셜 네트워크에 접목한 가운데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차별화해(예: 동시 발생적인 vs 비동시 발생적인 것) 분석하는 방안을 마련해 볼 수 있다. 또한 업무 성과에 미치는 네트워크의 특징도 직접 연계와 간접 연계 외에 개인 간의 상호 연관이나 행동의 유사성을 보이는 친구 관계망이 제안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 정보를 취합하는 데 보다 고도화된 접근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업무와 관련된 조언이나 사회적 지원을 포함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커뮤니케이션의 한 옵션으로 간주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더해질 수 있다.
[저널 리뷰] 직원별 사내 인적 네트워크에 주목하라
시사점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소에서 신속한 업무 처리가 필요해지며 기업은 ICT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임직원의 성과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모바일 오피스나 재택근무 등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개념인 스마트 오피스가 실례 중 하나다.


업무의 특징과 업무 소요 시간, 직원 개개인의성격 등에 따라 직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적절히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온라인 환경이 직원 간 정보 공유를 원활하게 하고 기업의 원가절감이나 경쟁 우위 확보 차원에서 크게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은 업무의 특징과 업무 소요 시간, 직원 개개인의 성격 등에 따라 직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적절히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원이 복잡한 지식을 다른 직원에게 전달하고자 할 때 오프라인에서 구두로 소통하는 것보다 온라인 직접 연계를 통한 소통이 정보 전송 차원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반면 창의적인 혁신을 요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다양한 정보의 접근을 도와주는 온라인 간접 연계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기업 차원에서 사내에 피트니스센터, 동호회 모임 등을 통해 직원들의 소통을 장려해 직원 간의 네트워크 연계를 맺어 나가도록 지원할 수 있다. 직원 간 온·오프라인상에서의 네트워크 연계가 많아질수록 각 소통 방법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 개개인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경영진은 네트워크 연계가 거의 없거나 아주 적은 직원에게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해당 직원은 업무 성과 증대를 위한 정보를, 직장 내 인적 네트워크가 강한 직원에 비해 적게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개인별로 특화된 교육과 같은 지원을 직원에게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파라 삼정KPM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farrahlee@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