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상품 적극 활용… 단순한 ‘상품 나누기’ 피해야

급변하는 투자 환경에 마땅한 투자 자산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투자자들의 대안은 누구나 알고 있는 ‘투자 상식’에 있다. 자신의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는 적절한 자산 배분을 통해 투자 환경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해나가는 게 가장 현명한 대안일 것이다.

2011년 말 은퇴 후 퇴직금을 포함해 약 10억 원의 금융자산으로 노후를 지내고 있는 A(63) 씨의 고민도 다른 투자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퇴직 후 장사라도 해볼까 고민해 봤지만 경험도 없이 시작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이를 많이 봤기 때문에 있는 돈이라도 지키자는 생각에 장사 계획을 접었다.

은퇴로 추가적인 소득이 국민연금 등으로 제한적인 만큼 지금 가진 은퇴 자산을 잘 운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다행히 2012년 한 해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으로 만족스러운 투자 결과가 있었지만 앞으로의 10~20년 이상을 생각하면 까마득하기만 하다.

A 씨에게는 컨설팅을 통해 절세와 안정성에 중점을 둔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노후 목적 자금에 필수적인 안정성은 물론 절세 상품을 활용해 숨겨진 ‘플러스알파’의 수익을 얻는 방법이다. 포트폴리오에 안정성을 높이면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세금을 줄이는 만큼 실효 수익률이 높아지므로 절세 상품을 최대한 활용해 ‘안정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다.
[新 자산 배분 전략] ‘관리 받는 자산’은 결코 은퇴하지 않는다
CMA 액수 늘려 변동성에 대응
우선 첫째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유동성 자금을 늘려 투자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상품 가입 혹은 비상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국내 채권은 수익 위주의 고위험 회사채 투자의 리스크를 피하는 것은 물론 발행 기업의 신용도와 절세 효과를 고려해 국채나 지방채를 추가로 편입했다. 예를 들어 경기 지역 채권만 해도 매매 수익률이 약 3.3%이지만 과세가 되는 표면 이율은 2%로 절세 효과가 크다. 세금을 고려해 은행예금과 비교하면 만기 투자수익률은 약 3.75%에 이른다.

또한 2억 원을 브라질 국채에 투자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우려가 있다지만 조세협약에 따른 비과세 혜택과 연 10%에 달하는 금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월 지급식 상품으로 가입해 매월 생활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월 지급식 상품에는 ELS와 DLS도 있다. 기존 투자했던 개별 종목 연계형 스텝 다운 ELS는 만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월 지급식 금은 지수 연계형 DLS로 전환했다. 또한 기존 포트폴리오가 최근 호조세를 보인 선진국 주식시장에 대한 자산 배분 비중이 낮은 만큼 유로스톡스(EuroStoxx)50 등 유럽 지수를 활용한 상품을 월 지급식으로 추가해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와 수익성을 더했다. 대안 자산으로 롱숏 펀드나 우선주 차익 거래 펀드 등 절세 효과를 누리며 비교적 적은 변동성으로 연 6~8% 정도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을 추가 편입했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35%에서 20%로 투자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국내 주식형은 기존 성장주 위주의 투자를 인덱스 펀드와 가치주 펀드로 다변화하고 중국 펀드는 아시아 지역 컨슈머 펀드로 변경했다. 높은 성장률, 도시화 그리고 중산층 증가 등으로 강력한 소비 파워를 가진 아시아 지역의 소비 시장 성장의 수혜를 누리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은퇴 자산 관리는 단순 상품 나누기와 통장 쪼개기로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는 장기적인 자산 관리 계획으로 대안을 찾아야만 한다. ‘관리 받는 자산은 은퇴하지 않는다’고 하는 까닭이다. 원칙을 갖고 포트폴리오를 전문가와 점검한다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수석웰스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