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심리 지수 모두 상승 곡선 그리는 중
유로존 심리 지표에 이어 실물경제 지표에서도 긍정적 시그널이 나타나며 향후 유로존 경기 회복 기대를 높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유로존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던 재정 위기와 그에 따른 고용 시장 불안감 등이 다소 완화되면서 유로존 경기가 이제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는 기대감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지난 7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을 기록해 201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50)을 웃돌며 경기 확장세로 돌아섰다. 8월에는 51.4로 2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9월(51.1)과 10월(51.3)에도 기준치를 웃돌며 4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다.
심리 지표도 긍정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0월 소비자기대지수는 마이너스 14.5를 기록해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9월 소매 판매도 전년 대비 0.3% 증가해 2011년 4월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하는 등 유로존 소비 개선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로존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 증가해 7분기 만에 반등했다. 향후 GDP 성장률 개선 흐름이 1~2분기간 이어질 수 있지만 추가 개선보다 0% 초반에서 횡보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 고용 시장 개선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심리 지표에 이어 실물경제 지표에서도 낙관적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유로존 경기는 V자형의 강한 반등보다 바닥을 다진 후 점진적인 회복 흐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초점이 긴축과 개혁에서 성장 쪽으로 점차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유로존 경기 회복 기대감은 유효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0.25%로 25bp(1bp=0.1% 포인트) 인하했다. 유로존 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부양으로 전환한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다.
IT·자동차·조선·화학 ‘수혜 업종’
지난 9월 유럽 의회가 유로존 6000개 은행에 대한 통합 감독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승인함에 따라 단일 은행 감독체제가 출범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은행 부실이 재정 위기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단일 기관에 유로존 은행 감독권을 부여하고 부실 은행 처리도 통일된 기준에 의해 시행하는 은행 연합 설립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위기의 진원지였던 남유럽 국가들의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있고 단일 은행 감독 체제가 시행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유로존 경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의 견조한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고 중국 정부도 적절히 경기 하방을 지지하면서 완만한 경기 둔화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2011년 이후 약세가 지속된 소재와 산업재 섹터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2014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2013년 부진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산업재 46.4%, 소재 27.7%, 에너지 섹터가 20.4%로 큰 폭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유로존 경기에 밀접한 영향을 보이는 정보기술(IT)·자동차·조선·화학 등 국내 경기 민감주의 수혜가 예상돼 관심을 재차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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