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매출 ‘쑥쑥’…디자인 혁신 효과

최근 소비재 시장에서는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디자인 혁신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애경산업도 일찌감치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간파하고 2007년 디자인 부서를 ‘디자인센터’로 독립한 이후 디자인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홍대 인근에 별도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창의성과 소통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고 있다.
[컴퍼니] ‘디자인 경영’ 박차 가하는 애경산업
애경은 최근 디자인의 힘을 경험했다. 매년 3%씩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던 생활용품 선물 세트 시장에서 디자인 하나로 분위기를 역전시킨 것. 마릴린 먼로, 반 고흐 등 ‘감성’을 입힌 생활용품 선물 세트를 내놓은 결과 애경 선물 세트는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헤어 케어 브랜드 ‘케라시스’도 디자인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케라시스 퍼퓸샴푸는 ‘모발 케어’와 ‘탈모 관리’로 양분돼 있던 샴푸 시장에 ‘퍼퓸’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케라시스 퍼퓸샴푸는 각기 다른 향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독특한 개성의 호주 출신 일러스트 작가인 ‘옐레나 제임스(Yellena James)’와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각 용기마다 다채로운 컬러를 활용해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이미지로 퍼퓸샴푸 향의 느낌이 잘 연상되도록 했으며 2002년 케라시스 첫 출시 당시와 동일한 원기둥 형태의 용기를 취해 화려한 그래픽을 왜곡 없이 심플하게 표현했다.

특히 이 같은 용기 디자인으로 최근 국제적인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 2013 펜트어워즈(Pentawards)에서 보디 케어 부문 브론즈상을 수상하는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2013 굿디자인(Good Design) 공모전에서 커뮤니케이션 생활 포장 부문 우수 디자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애경은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디자인 부서를 독립, 2007년 5월 홍대 근처에 애경디자인센터를 별도 설립했다.
[컴퍼니] ‘디자인 경영’ 박차 가하는 애경산업
디자인이 소비자 인식 바꾼다
또한 국내 최초로 제품을 설계하고 금형을 만드는 엔지니어팀인 PD(Package Development)팀과 디자인을 구상하고 형태를 만드는 CD(Creative Design)팀이 함께 디자인센터로 독립하면서 소통과 창조성을 통한 가치 창출이 시도됐다. 디자이너는 제품 개발 시 마케팅과 초기 콘셉트 과정부터 참여하고 엔지니어는 초기 디자인 단계부터 커뮤니케이션하며 통합적인 디자인 제안을 할 수 있었다. 기술적 오류 등의 문제를 사전에 보완하는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스피드 개발이 가능해지고 리스크 비용 절감도 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와 디자인 협업한 프리미엄 주방 세제 ‘순샘 버블’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즈 등 총 5개의 디자인 어워즈를 석권했고 리큐·스파크드럼·루나 등 우수한 디자인의 애경 브랜드들이 국내외 유명 디자인 어워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2009년 연말에는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애경의 디자인센터는 활동도 창의적으로 해야 한다는 조직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이노베이션 랩 활동이 대표적이다. 이노베이션 랩은 디자인 혁신을 위한 브레인스토밍 활동을 의미한다. 소비자 참여를 확대해 주부 모니터와 마케팅팀·엔지니어링팀·디자인팀이 한데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공유하며 선행 디자인을 제안, 아이디어의 씨로 활용하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디자인센터는 창의적이고 다각적인 새로운 시도와 콘셉트가 보이는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드웨어적인 투자뿐만 아니라 감성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