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양현석, 부동산 재벌 ‘양대 산맥’
슈퍼리치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에게도 부동산은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꼽힌다. 연예인들은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만큼 불황에도 끄떡없는 안전 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예계 스타들 중에서 빌딩 부자 1위는 누구일까.한경비즈니스가 중소형 빌딩 거래 전문 업체인 원빌딩부동산중개에 의뢰해 서울 지역에 부동산을 보유한 배우·가수·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주요 연예인에 대해 부동산 내역 변동을 조사한 결과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의 부동산 전체 자산이 시가로 750억 원을 기록,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477억 원을 제치고 연예인 부동산 부자 1위에 올랐다.
우선 이수만 회장의 경우 강남구 압구정동 SM엔터테인먼트의 본사 사옥이 이 회장 개인 소유다. 이곳은 강남의 대표적 럭셔리 쇼핑 장소인 갤러리아백화점과 가깝고 청담동 명품거리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이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 설립 초기인 1999년 10월 약 20억 원대에 이 건물을 사들였다. 국내외 각국에서 온 소녀 팬들이 항상 모여 있는 건물 뒤쪽의 다세대주택 2필지를 이 회장이 2000년대 초반에 추가로 사들였다. 대지 면적만 1213㎡(367평)에 달하는데 이 부근의 3.3㎡당 시세가 2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부동산의 가치는 750억 원으로 껑충 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엔터 사옥 활용, 임대 수익 얻기도
이와 함께 이 회장의 소유는 아니지만 그가 최대 주주로 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8월 강남구 청담동에 지하 2층~지상 5층, 총면적 2354.25㎡ 규모의 건물을 166억7282만 원에 매입했다.
부동산 부자 2위에 오른 양현석 대표는 과거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8년간 부동산 업소를 드나들며 개발 정보와 취득 방법을 터득했다고 고백할 정도로 부동산 투자에 열심이다. 그는 완공된 빌딩을 사기보다 금융권 대출을 활용해 토지를 매입한 후 빌딩을 새로 짓는 방법으로 자산을 불리고 있다. 대부분의 스타들이 강남권의 부동산을 사들이는 반면 양 대표는 마포구 합정동, 서교동 등 YG엔터테인먼트의 사옥이 있는 홍대 부근에만 투자하고 있다.
권오진 원빌딩부동산중개팀장은 “양현석은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의 사옥 부지를 경매로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2007 ~2011년 사이에 홍대 인근의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고 전했다.
양 대표는 현재 마포구 합정동의 지하 1층 지상 7층의 YG엔터테인먼트 사옥(115억 원), 클럽 NB2가 입점해 있는 서교동의 4층 건물(120억 원)과 바로 옆에 신축 공사를 마친 서교동 건물(200억 원), 합정동 일대의 땅(57억8000만 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사옥 부지는 2007년 33억6000만 원에, 서교동 4층 건물은 2011년 58억 원에 사들였고 현재는 모두 100억 원대 이상의 가치를 보이는 등 2~3배 이상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배우 조재현은 종로구 동숭동에 신축 중인 건물의 시가가 365억 원으로 평가돼 단숨에 연예인 부동산 3위에 올랐다. 그는 2009년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총 170억 원에 사들였다. 이 건물은 조재현의 개인 공연장과 다른 기업에 장기 임대하는 등 극장으로 운용될 예정이며 현재도 공사가 한창이다. 권 팀장은 “3년 사이에 자산 가치가 2배 이상 올랐다”며 “대학로 메인 도로의 코너에 위치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어서 향후에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4위는 가수 서태지다. 그는 강남구 논현동 230억 원짜리 건물과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 70억 원대에 달하는 종로구 묘동의 빌딩을 갖고 있다.
5위는 영화배우 박중훈이다. 박중훈은 르네상스호텔 사거리 테헤란로변 업무용 빌딩 밀집 지역에 있는 빌딩을 구입했고 현재 신축 중이다. 박중훈은 지난해 상반기 강남구청으로부터 지하 4층, 지상 14층 규모의 고층 빌딩을 짓는 내용의 건축 허가를 받아 공사 중이며 준공 후 건물 가치는 구건물 매입가 180억 원에서 1.6배가 뛴 290억 원으로 평가된다.
강남권엔 스타 빌딩 즐비
이어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286억 원으로 6위를 기록했다. 일명 ‘장고커플’인 이들이 소유한 빌딩은 총 3개로, 강남구 청담동과 논현동에는 고소영의 건물, 용산구 한남동에는 장동건이 소유하고 있다. 두 사람 중 재테크 수완은 고소영이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영이 2005년 85억 원에 매입한 청담동 빌딩의 현 시세는 130억 원으로 2.5배 오른 반면 장동건이 2011년 126억 원에 산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한남동 빌딩의 시세는 128억 원으로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한류’ 스타 송승헌이 7위(250억 원), 얼마 전 전역한 가수 비가 8위(240억 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차인표·신애라 부부(230억 원), 배우 김희애(200억 원) 등도 빌딩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송승헌이 보유한 잠원동 건물은 지하철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 부근 역세권에 위치했다. 강남대로변 코너여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손꼽힌다. 2006년 114억 원에 해당 건물을 사면서 매입 당시의 부채비율은 62%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지만 현재는 자산 가치가 2배 이상 올랐기 때문에 재테크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수 비는 서울 청담동 도산대로 이면의 건물과 토지를 2008년 경매로 168억 원에 사들였고 4년 만에 약 80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지난해 하반기 강남구청이 발표한 ‘한류스타거리’에 해당 건물이 포함된 덕분이다.
부동산 재테크, 그중에서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건물을 소유할 수 있는 ‘경매’에 관심이 많은 비는 2006년 서세원·서정희 부부가 살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고급 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았고 올 초에도 감정가 60억 원에 달하는 윤현수 전 한국저축은행 회장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상지리츠빌 카일룸 2차 아파트를 법원 경매로 약 45억 원에 매입했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2006년 지상 2층, 지상 6층 규모의 강남동 청담동 빌딩을 72억 원에 매입했고 현 가치는 230억 원이다. 해당 건물은 어린이와 관련된 회사에만 임대하고 있으며 임대료도 기존 시세보다 5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평소 선행에 앞장서는 부부답게 임대 수익의 대부분은 복지와 후원에 쏟아붓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 김희애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사거리 인근 이면도로에 지상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다. 2006년 119억 원에 사들였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주변에 제일모직·신세계·루이비통·크리스찬디올 등 대기업과 명품 브랜드사가 주변 건물을 매입해 가격 상승효과를 누렸고 현재 가치는 2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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