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다
[영화] 연예인 해먹기, 쉽지 않네
감독 신연식
출연 이준, 서영희, 강신효, 경성환

화려한 연예계의 이면은 겉모습과 사뭇 다른 난장일 수 있다. 단순 추측성 뒷이야기를 떠나 고(故) 장자연 사건은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기까지 했고 사건을 모티브로 한 성상납 강요에 자살한 여배우의 진실을 쫓는 영화 ‘노리개’가 제작되기도 했다. ‘배우는 배우다’는 같은 맥락에서 쇼 비즈니스계의 모순된 현실을 되짚어 보는 작품이다.

영화는 신인 배우 오영(이준 분)이 단역에서 순식간에 톱스타의 자리까지 갔다가 여지없이 추락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데, 그 과정에서 겪는 연예계의 실상이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돈과 욕망, 폭력이 지배하는 난장의 세계에는 성 접대 의혹, 폭력 단체의 스폰서같이 우리가 사회 고발성 프로그램에서 익히 보았던 그 장면이 고스란히 화면으로 연출된다. 은밀한 뒷거래를 잘 활용하기만 하면 무명에서 톱스타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오영 역시 당대의 톱스타 강빈(양동근 분)을 제치고 정상에 뛰어오르지만 자신과 같은 무명 배우에게 뒤를 밟히는 순환의 고리에 갇히게 된다. 가장 씁쓸한 대목은 그가 뜨기 전 ‘난 그냥 연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는 말에 그의 매니저를 자처한 기획사 대표가 하는 말이다. “일단 정상에 올라야 네가 좋아하는 연기도 할 수 있는 것 아니야?” 곧 연예계는 열정과 노력으로 이뤄지지 않는 혹독한 제3의 세계다.

‘배우는 배우다’는 김기덕 감독이 연출 아닌 제작자로 참여한 세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제작 작품인 ‘영화는 영화다’가 영화 제작 현장의 메커니즘을 둘러싼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스타를 만들어 내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 집중한다. ‘페어 러브’, ‘러시안 소설’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은 오영이 경험하는 실제 연예계와 그가 연기하는 작품 속 오영을 오가는 독특한 형식으로 신기루 같은 이 바닥의 정체를 드러낸다. ‘사실을 토대로 했을까’라는 의심이 앞선 만큼 센 설정이라 오영을 연기하는 배우가 얼마나 이 극단적인 상황을 소화해 낼지 관건이었는데 영화 주연이 처음인 이준이 잘 해낸다. 아이돌에게 으레 기대할 법한 순수한 연기 대신 전라의 노출을 감행한 폭력적인 섹스 신, 험한 욕설, 폭행의 장면을 소화하는 그를 보면, 이 배우가 그룹 ‘엠블랙’의 멤버, 예능에서 활약하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걸 잊게 된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캡틴 필립스
[영화] 연예인 해먹기, 쉽지 않네
감독 폴 그린그래스
출연 톰 행크스, 바크하드 압디, 캐서린 키너

2009년 소말리아 해적단의 기습을 받고 선원 구출을 위해 스스로 인질이 된 리처드 필립스 선장의 긴장감 넘치는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네이텀’을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 연출. 톰 행크스가 실제 인물과 100% 싱크로율의 연기를 선보인다.



톱스타
[영화] 연예인 해먹기, 쉽지 않네
감독 박중훈
출연 엄태웅, 김민준, 소이현

최고 스타 원준(김민준 분)의 매니저이자 배우의 꿈을 꾸는 태식(엄태웅 분)이 바닥에서 정상에 오르고 다시 추락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으로, 끼워 팔기 캐스팅, 전 매니저 협박 사건, 화장실 낭심 사건 등 박중훈이 직접 접한 사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공범
[영화] 연예인 해먹기, 쉽지 않네
감독 국동석
출연 손예진, 김갑수, 강신일

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유괴 살인을 다룬 영화를 보던 기자 지망생 다은(손예진 분)은 극중의 실제 범인의 목소리를 듣고 아빠 순만(김갑수 분)을 떠올린다. 아빠를 의심하는 극단적 심리를 연기한 손예진과 순만 역을 연기한 김갑수의 절제된 연기가 대비되며 조화를 이룬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zzaal@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