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현대차·SKT 7천만 원 ‘ 훌쩍’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펴낸 양성평등 보고서에서 한국이 남녀 간 임금 격차가 39%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년째 1위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또한 임금 수준이 낮은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남성과 함께 입사해도 임금이 다른 경우도 순위에 영향을 끼쳤다. 남녀고용평등법의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비정규직에서도 남성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9690원, 여성 비정규직은 7409원으로 남녀 임금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의 양성평등 보고서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한국 여성이 교육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것과 달리 노동시장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실제 갈등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지난 5월 9일 (주)효성의 울산 화학 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근로자 3명이 회사를 상대로 임금 청구 소송을 낸 것. 그 내용은 공장에서 18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생산직 근로자와 548명의 남성으로 구성된 기능직 근로자를 나눠 임금을 차등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임금 차이를 비롯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20년 전과 거의 비슷한 55%에 머무르며 OECD 평균인 65%보다 10%나 낮은 수치를 기록해 국내 노동시장의 성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를 실시하기도 했지만 일부 기업에서만 고용률이 늘었을 뿐 효과적인 결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지난 9월 26일 경향신문이 전문가들의 자문, 2008년부터 5년간 20대 기업 노동 소득률 추이 등을 종합해 ‘500대 기업 고용과 노동 분석’ 자료를 보도하며 남녀 임금 차이를 상세히 밝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남녀 임금을 구분 공시한 322개 기업 중 SBS와 현대자동차가 7600만 원으로 여성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SK텔레콤·기아자동차가 평균 연봉 7000만 원 이상 기업으로 조사됐다. SBS의 여성 상대임금(여성 평균 임금÷남성 평균 임금)은 78.4%로, 80%인 현대차보다 다소 낮았다. NHN과 부산도시가스는 각각 84%와 85%를 기록했다. 평균 연봉·비율 모두 높은 금융권
직종별로는 증권(5416만 원), 은행(5161만 원), 생명보험(5044만 원), 전기가스(5042만 원)의 순서로 평균 연봉이 높았다. 증권·은행 등 금융권은 평균 연봉뿐만 아니라 여성의 고용 비율도 높았다. 하나은행·삼성생명보험·신한카드 등은 여성 비율이 50%를 넘는다.
전체 조사 대상 기관 중 STX팬오션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곳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여성 상대임금은 116.1%로 기록됐다. 이는 국내 사업 분야가 아닌 원양어선에서 근무하는 남자 직원 1773명 중 저임금의 외국 국적 선원이 971명으로 절반을 넘어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KT·CJ제일제당·이랜드월드·롯데푸드·삼성SDS 등의 기업이 여성 상대임금 80%를 웃돌며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진 인턴기자 skysung89@kbizweek.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