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움
Matt Damon (right) stars in Columbia Pictures' ELYSIUM.
Matt Damon (right) stars in Columbia Pictures' ELYSIUM.
감독 닐 블롬캠프
출연 맷 데이먼, 조디 포스터, 샬토 코플리

2154년 인류는 두 종류로 나뉜다. 호화로운 우주정거장 엘리시움에 사는 소수의 부유층에게는 가난도 질병도 존재하지 않는다. 환경오염으로 황폐해진 지구에 사는 하층민들에게는 절망적인 미래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엘리시움의 리더 델라코트 장관(조디 포스터 분)은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학 기술 메드포드를 얻으려는 지구인들을 퇴치하기 위해 잔인한 용병 크루거(샬토 코플리 분)를 기용한다. 전직 자동차 도둑 맥스(맷 데이먼 분)는 안드로이드 공장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사고로 방사능에 노출된 맥스는 5일 안에 죽을 것이라는 선고를 듣는다. 그는 스파이더(와그너 모라 분)의 도움을 받아 신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원격제어복으로 중무장한 채 엘리시움에 잠입하기에 이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감독 닐 블롬캠프는 데뷔작 ‘디스트릭트 9’에서 요하네스버그를 배경으로 인간에게 통제받는 외계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소수자 차별에 저항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표적인 인종차별 국가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과거를 닮은 듯 낯선 미래와 자연스럽게 공존시키며 아직까지도 공상과학이라고 곧잘 번역되는 SF 장르가 가장 현실적인 매개체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닐 블롬캠프가 4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영화 ‘엘리시움’은 어느 모로 보나 ‘디스트릭트 9’과 닮아 있는 스토리 라인에 할리우드 톱스타와 거대한 예산을 덤으로 부여받았다. 할리우드 바깥에서 출현한 재능은 과연 관습화된 블록버스터의 체제 안에서 시들까, 아니면 만개할까. ‘엘리시움’은 성공 쪽에 가깝다. 맷 데이먼은 언제나 고난에 처한 보통 영웅을 박진감 넘치게 재연하고 조디 포스터는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의 프랑켄슈타인 버전’인 델라코트 장관을 매섭고 똑 부러지게 연기한다. 실제로도 부유층과 빈민가 사이에 장벽이 세워진 멕시코시티에서 주로 촬영된 스펙터클은 ‘디스트릭트 9’의 요하네스버그만큼이나 핍진감을 더한다. 또한 영화의 클라이맥스, 맷 데이먼과 샬토 코플리가 맞붙어 인간 트랜스포머 급의 놀라운 비주얼을 선사하는 액션 신은 명불허전이다.

1000만 관객을 향해 전력 질주 중인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역시 양식화된 계급 갈등을 중심에 둔 채 인간성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던졌다. SF라는 장르를 통해 현실적인 갈등을 조망하는 봉준호와 닐 블롬캠프의 시선을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잡스
[영화] 현실을 꼭 빼닮은 SF 영화, 엘리시움
감독 조슈아 마이클 스턴
출연 애시튼 커처, 조시 게드, 더모트 멀로니

맨발로 교정을 거니는 괴짜 히피 스티브 잡스는 대학을 자퇴하고 절친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집 차고에서 애플을 설립,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내놓는다. 그 후 애플을 업계 최고의 회사로 만들며 승승장구하지만 완벽주의를 고집하던 그의 성격으로 인해 결국 애플에서 내쫓긴다.



짚의 방패
[영화] 현실을 꼭 빼닮은 SF 영화, 엘리시움
감독 미이케 다카시
출연 후지와라 다쓰야, 오사와 다카오

일본 재계의 거물이 손녀딸을 죽인 연쇄 살인마 기요마루에게 현상금 100억 원을 내건다. 전 국민의 타깃이 되어버린 살인마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경찰에 자수한다. 경시청 특수 정예 요원 메카리와 시라이와는 기요마루를 1200km 떨어진 도쿄 경시청으로 이송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시크릿
Photography By Myles Aronowitz
Photography By Myles Aronowitz
감독 니콜라스 제렉키
출연 리처드 기어, 수전 서랜던, 팀 로스

존경받는 뉴욕 헤지 펀드계의 거물 로버트 밀러는 실상 프랑스 출신 연인과 밀회를 즐기고 투자 실패에 따른 사기횡령죄가 발각되기 전에 회사를 매각하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함께 차에 타고 있던 애인이 사망하자 홀로 도망친 밀러는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알리바이를 꾸민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