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충성-충성과 배신의 딜레마’

[Book] 충성은 외줄 아래 쳐진 그물
누구나 믿음직한 친구, 충실한 배우자, 충성스러운 부하를 바란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진정한 ‘충성(loyalty)’을 찾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문화 칼럼니스트인 저자 에릭 펠턴이 충성의 가치를 재평가했다. 그는 충성을 외줄 아래 쳐진 그물에 비유한다.

“그물이 쳐 있으면 용기를 내 한번 도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충성은 이런 그물과 같다. 직접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밑에 그물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힘을 얻는다. 중요한 것은 위험에 처했을 때 그물이 우리를 붙잡아 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저자는 역사적 사실과 사회 속 여러 갈등 상황 등을 예로 들며 충성의 본질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그는 “충성은 신뢰에 관한 것”이라고 단언하며 충성이란 개념에서는 믿음이 핵심이며 ‘믿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미덕’이라고 평가한다. 동료 간에 신뢰와 충성이 있으면 히말라야 등반이나 전쟁 등의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충성은 새로운 위험도 무수히 빚어내기 때문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을 할 수도 있고 고집스럽게 멍청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오늘날 우정의 가치는 바닥에 떨어지고 충성은 악용되거나 남용되고 있다”며 “그런 충성을 구해내 다시 한 번 우리 삶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허허 동의보감-1 죽을래 살래?
[Book] 충성은 외줄 아래 쳐진 그물
허영만 지음|256쪽|시루|1만3000원

만화가 허영만의 이번 신간은 1권 ‘죽을래 살래?’를 시작으로 총 20권이 발행될 예정이다. 내경편(內景篇) 6권, 외형편(外形篇) 4권, 잡병편(雜病篇) 11권, 탕액편(湯液篇) 3권, 침구편(鍼灸篇) 1권 등 총 5개편으로 구성된다. 내경편에서는 몸속 풍경을, 외형편에서는 몸 밖 모습을 살피며 잡병편에서는 몸 내외에서 발생하는 병을 정리하고 탕액편에서는 병을 진단하는 법과 치료에 쓰는 약을, 마지막 침구편에서는 침과 뜸을 이용한 치료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아랍 파워
[Book] 충성은 외줄 아래 쳐진 그물
비제이 마하잔 지음|

이순주 옮김|452쪽|에이지21|1만6000원

아랍 세계의 소비 시장에 관한 잠재력과 다양한 시장 기회 창출을 현장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중산층의 확산과 기존의 틀을 깨고 변화하는 젊은층을 통해 아랍 소비 시장의 큰 변화를 소개한다. 국제 비즈니스 전문가 비제이 마하잔은 수백 번의 현지 시장 방문은 물론 아랍 각지의 비즈니스맨에서부터 평범한 쇼핑객에 이르기까지 수백 명의 사람과 만나는 과정에서 아랍 시장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활기찬 모습을 띠고 있는지 역설한다.



바잉 브레인
[Book] 충성은 외줄 아래 쳐진 그물
A. K. 프라딥 지음|서영조 옮김|376쪽|한국경제신문사|1만6000원

‘사람들이 왜 이 물건을 살까?’, ‘어떤 광고가 기억에 남을까?’ 등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도 같던 비즈니스맨의 고민과 궁금증을 인간의 뇌와 기업의 실제 ‘뉴로 마케팅’ 사례를 통해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뉴로 마케팅은 뇌신경과학에서 밝혀낸 최신 정보를 제품 브랜딩과 마케팅에 접목하는 기법으로, 기아자동차 브랜드 ‘K7’,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 등에 얽힌 뉴로 마케팅 활용 예와 원리를 소개한다.



관찰의 기술
[Book] 충성은 외줄 아래 쳐진 그물
양은우 지음|316쪽|다산북스|1만5000원

성장이 고도화되면서 더 이상 성장률이 오르지 않는 침체기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마치 더 이상의 혁신은 없을 것처럼 보이는 지금에도 성장의 씨앗은 사실 무한히 펼쳐져 있다. 지금까지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을 송두리째 바꿔 온 힘의 근간, 바로 관찰이다. 아인슈타인, 리처드 파인만, 노벨 등 관찰을 핵심 습관으로 만든 사람들만이 이 세상을 바꿔 왔다. 저자는 대단한 혁신, 성과의 결과는 엄청나고 중요한 것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상 속에, 사소함 속에 혁신의 씨앗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종우의 독서노트
‘불평등의 대가-분열되는 사회는 왜 위험한가’
1% 사회를 향한 통렬한 비판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minvestib.com
[Book] 충성은 외줄 아래 쳐진 그물
미국 금융 위기 당시 가장 문제가 됐던 기업은 보험회사 AIG였다. 손실액이 얼마인지 추산하기조차 힘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정부는 1820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웃긴 일은 상여금에서 발생했다. 미국의 공무원들은 비록 AIG가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임원들에게 책정된 상여금은 신성한 계약에 의한 것이므로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말을 하고 몇 시간 후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에게는 엄청난 임금 인하 효과가 발생하는 고용 계약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했다.

미국 하위 계층 20%에 속하는 사람들은 1년에 1만8000달러 정도를 번다. 이 가운데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떼고 집을 사느라고 빌린 돈과 자동차를 굴리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제하고 나면 3000달러가 남는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따져 12달러, 우리 돈으로 1만4000원을 가지고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들은 직장을 잃는 순간 극빈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반면 미국의 최고경영자는 일반 근로자의 200배에 달하는 보수를 받는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여서’라는 이유다.

경제적 불평등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있었다. 중세까지는 신이 불평등을 옹호해 주는 방패막이였다. 상위 계층이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은 신이 내려준 권력 때문이란 것이다.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이런 논리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래서 등장한 게 생산성 이론이다. 다른 사람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많은 소득을 가져가는 게 당연하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지대론(地代論)이 나왔다. 자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여러 방법을 이용해 소득 재분배를 제한하고 게임의 규칙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나가는 형태다.

정부는 불평등을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존재다. 그들이 합리적인 세금 체계와 분배 정책을 쓴다면 불평등이 조금은 개선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 정의로운 정부는 그렇게 많지 않다. 상류층보다 하류층의 세율이 더 높은 곳이 태반이고 1%의 부유층을 중심으로 정책이 세워지기도 한다. 이들이 큰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평등한 사회는 항상 대가를 치렀다. 정치적 불안이 나타나고 경제적 힘이 떨어졌다. 역사는 많은 경우 왕조가 바뀌었던 원인이 불평등 때문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Book] 충성은 외줄 아래 쳐진 그물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