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 메뉴로 성공한 김미정 비어익스프레스 사장

오랜 불황으로 소비자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요즈음, 높은 매출을 지향하기보다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의 정석을 보여주는 곳이 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삼거리에 있는 가라아게 치킨 호프 전문점 ‘비어익스프레스’가 그곳. 주변은 별다른 대형 오피스 빌딩이나 큰 상권이 없는 대로변에 3~4층 정도의 작은 상가 건물들이 있고 그 이면에는 빌라 등 주택가가 형성돼 있다.
[창업] 치킨 가라아게로 고객 입맛 사로잡아
비어익스프레스는 이 대로변 상가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점포 임차료가 저렴하고 권리금도 없다. 이 점포를 운영하는 김미정(47) 사장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실속 있게 점포를 운영하고 싶은 생각에 이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우선 대형 상권이 형성돼 있지는 않지만 주택가가 많아 잠재 고객이 풍부한 이 점포를 선택했다. 김 사장은 자신의 요리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안주를 개발했다. 그는 맥주와 잘 어울리면서 고급스러운 메뉴로 치킨 가라아게를 떠올렸다. 하지만 일본식 뼈 없는 닭튀김 요리인 치킨 가라아게는 일반적으로 간장 맛이 다소 느끼해 많이 먹기 어렵다.

김 사장은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매콤한 맛의 치킨 가라아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소스를 실험해 봤다. “청양고추를 넣어 보기도 했는데 고추가 까맣게 타기만 하고 원하는 매운맛이 나오지 않았어요.” 수개월에 걸쳐 연구한 끝에 핫소스로 만든 중독성 강한 매운맛의 치킨 가라아게를 개발했다. 김 사장은 여기에 더해 카레 맛을 내는 카레 치킨 가라아게, 계란을 활용한 에그 치킨 가라아게도 개발했다. 육질과 양념을 부드럽게 해 기존의 다소 딱딱한 닭 강정과도 차별화했다.


월평균 순이익 750만 원
김 사장은 2012년 12월 점포비를 포함해 창업비용 총 7000만 원을 들여 83㎡ 규모의 현 점포를 오픈했다. 인테리어는 일반 치킨 호프집처럼 탁 트인 공간에 심플하고 모던한 인테리어로 깔끔하게 꾸몄다.

이 점포는 고객들로부터 ‘가라아게 치킨 호프집’으로 불린다. 일반 프라이드치킨·감자튀김·마른안주 등도 있지만 다른 치킨 호프집은 물론 이자카야 전문점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독특한 가라아게 치킨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이 점포만의 메뉴인 카레 가라아게 치킨과 에그 가라아게 치킨도 반응이 좋다. 가라아게 치킨은 1만5000원, 카레 가라아게 치킨과 에그 가라아게 치킨은 각각 1만7000원이다. 금요일 저녁 고객이 가장 많지만 평일 저녁에도 주말 못지않게 손님들이 꾸준히 들어온다. 고객들은 대부분이 20~30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다. 주변에 있는 병원과 작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장인들도 찾지만 절반 이상의 고객은 동네 주민들이다.

이 점포는 테이블이 8개에 총 좌석은 32석이다. 테이블 회전율은 일평균 약 3회 가까이 된다. 평일에도 꾸준히 좌석이 찬다. 김 사장은 현재 월평균 매출 3000만 원에 월평균 순이익 750만 원을 올리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재료비와 주류 구매비로 지출하는 비용이 각각 월 900만 원 가까이씩 된다. 이 밖에 점포 임차료가 월 160만 원 조금 안 되고 인건비와 전기료, 가스비 등의 지출이 300만 원 조금 못 미친다. 전체 지출에서 점포비·인건비·공과금 등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낮다. 이에 따라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