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 것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 없는 갖가지 다양한 기능들이 V40에 적용됐다. 그 기능들은 ‘안전의 대명사’ 볼보자동차답게 모두 자동차 안전과 관련된 것들로, 내연기관이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근(近)미래 자동차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하다. 우선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적용된 보행자용 에어백이다. 보행자 접촉 시 후드가 살짝 열리며 ‘U’자형 에어백이 앞 유리를 덮는다. 충돌 시 보행자가 넘어지며 자동차에 머리를 부딪치는 2차 사고의 피해를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피해자의 사망 여부에 따라 운전자의 운명이 가혹해지느냐 마느냐가 결정될 수 있다. 볼보자동차의 안전에 대한 집요함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차 대 차 충돌 시 충격 흡수 공간이 작은 소형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준중형급임에도 무릎 에어백이 전 모델에 적용됐다. 이 밖에 전방 7m 이내 자동차와의 거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다가 시속 50km 이하에서 추돌 위험이 있을 때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작동하지 않으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시티 세이프티’는 이미 볼보자동차의 전 차종에 적용돼 있다. 레이더 기반의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또한 볼보자동차에는 오래전부터 적용돼 오던 기능이다. 이런 첨단 기능들도 달리기 성능이 빈약하다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것이다. 이미 S80, S60에서 경험한 2.0리터급 5기통 터보 디젤엔진의 강력한 파워는 웬만한 독일산 디젤 세단 부럽지 않다. 제로백(0→100km/h 가속 시간)은 디젤엔진 치고는 준수한 8.3초 수준이다. 그러나 도로 주행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넘치는 파워에 따른 가속감은 ‘속이 뻥 뚫리는’ 수준이다.
거의 완벽해 보이는 V40이지만 ‘볼보자동차’의 브랜드 때문인지 판매량은 많지 않은 편이다. 드라이빙·럭셔리·우아함을 강조해 온 독일산 브랜드에 비해 ‘안전’을 강조한다는 것의 한계다. 사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불상사이고 당장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우선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시승한 ‘V40 D4 프리미엄’은 V40 라인업 중 가장 비싼 4590만 원(부가세 포함)이다. 320d(BMW)와 경쟁해야 하는 가격대다. V40의 최저가 모델은 제로백 6.9초의 2.0리터급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V40 T5 스탠더드’로 3690만 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근 출시된 폭스바겐의 7세대 골프(2.0 TDI)보다 400만 원이 비싸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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