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17가지 미신’

초보 주식 투자자들이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 충고가 ‘손절매’다. 미리 손실 폭을 정해 놓고 주가가 그 밑으로 떨어지면 과감하게 주식을 내던지라는 것이다. 자칫 마음이 흔들려 ‘물타기’ 유혹에라도 빠지면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다.
[Book] 증권사들이 손절매를 권하는 진짜 이유
이 책은 누구나 아는 이 당연한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손절매는 명칭만 그럴싸할 뿐 실제로는 손실을 막아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매매 횟수만 늘려 증권사 영업 직원들에게만 이득이다. 게다가 손실을 막을 때보다 이익을 막을 때가 더 많다. 이 때문에 ‘손절매’가 아니라 ‘익절매’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손절매가 효과가 있다면 모든 펀드매니저들이 손절매를 사용할 것이다. 하락 위험을 제한하고 이익을 높이는 것은 모든 펀드매니저들이 꿈꾸는 기법이다. 놀랍게도 성공한 펀드매니저 가운데 손절매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손절매를 줄기차게 권유하는 것은 주식 중개인들뿐이다.

손절매가 효과적이려면 주가에 계열상관이 존재한다고 믿어야 한다. 하지만 어제의 주가 흐름은 오늘이나 내일의 주가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를테면 20%로 설정한 손절매 기준 밑으로 떨어진 주가가 계속 하락할 확률과 반등할 확률은 기본적으로 반반이다. 만약 주가 반등한다면 손절매는 주식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행위가 될 뿐이다.

주식시장에 퍼져 있는 ‘미신’은 손절매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은 실업률이 높아지면 주가가 하락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업률은 후행 지표이기 때문에 경제나 시장의 향방을 알려주지 못한다. 오히려 실업률이 가장 낮은 시점에서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한다. 미국의 부채가 과도하다거나 나이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는 생각도 어리석긴 마찬가지다.

켄 피셔 외 지음┃이건 옮김┃256쪽┃부키/1만4800원



이동환의 독서 노트
‘경이의 시대’
과학과 낭만주의의 동거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Book] 증권사들이 손절매를 권하는 진짜 이유
과학과 낭만주의는 바라보는 시선이 전혀 다르다. 과학은 객관성을 강조하지만 낭만주의는 주관성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사이좋게 만난 때가 있었다. 바로 2차 과학혁명 시기였다. 이질적인 두 문화가 서로 만났기에 저자인 리처드 홈스는 이 시기를 책 제목에 사용했다. 바로 ‘경이의 시대(The Age of Wonder)’다.

17세기 뉴턴으로 물리학이 과학의 대표 주자로 등장하는 시대를 제1 과학혁명이라고 부르고 2차 과학혁명은 18세기 말에 시작된 천문학과 화학이 차지했다. 이 시대의 주인공은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과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다.

험프리 데이비는 연금술사의 시대가 가고 새롭고 혁명적인 화학 실험의 시대를 알리는 증인이었다. 1차 과학혁명에서 뉴턴이 프리즘을 이용해 흰색의 햇빛이 무지개 색 빛이 모인 것이라는 것을 밝혔듯이 2차 과학혁명에서는 물과 공기가 여러 원소의 합인 것을 알아낸다. 험프리 데이비는 문법학교에 다녔고 잠시 의사 수련을 했지만 대학에 다니지도 않았다. 그는 모든 지식을 독학으로 얻었다. 하지만 그는 시와 과학 논문을 쓸 정도로 시적 상상력과 과학적 창의성을 두루 갖춘 사람이었다.

1820년대에 허셜과 데이비가 죽으면서 다음 세대에 자리를 물려준다. 데이비의 제자 중 마이클 패러데이의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다. 패러데이는 가난한 가정환경 때문에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다. 출판사에서 직공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과학 실험을 했던 그는 데이비의 강의에 참석할 기회를 얻는다. 강의를 듣고 패러데이는 그 강의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 데이비에게 증정한다. 이에 반한 데이비는 패러데이를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인다.

패러데이는 데이비를 통해 유럽에서 유명한 과학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전기학의 최고봉에 오른다. 하지만 그는 과학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논문을 쓸 때조차 수학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명만으로 자신의 연구 결과를 최고의 논문으로 만든다. 이 또한 경이롭지 않은가. 게다가 2차 과학혁명을 이끈 주인공들은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준다. 오늘날 과학소설의 선구라고 말하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2차 과학혁명에서 얻은 영감으로 쓴 소설이다. ‘경이의 시대’란 책 제목이 결코 놀랍지 않다.

홈스 지음┃전대호 옮김┃796쪽┃문학동네┃3만5000원



화폐를 점령하라
[Book] 증권사들이 손절매를 권하는 진짜 이유
마르그리트 케네디 지음┃황윤희 옮김┃152쪽┃아포리아┃1만5000원

이자에 기반한 현재의 화폐 시스템에 대한 비판서다. 저자는 독일의 지역 화폐 운동 전문가다. 이자 원리는 만유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사회적 합의의 결과일 뿐이다. 지금의 불공평한 화폐제도는 불평등의 확대와 끊임없는 금융 위기를 불러올 뿐이다. 스웨덴 JAK은행은 무이자 은행 시스템을 채택해 성공했다. 이 은행은 대출에 대해 이자를 받지 않는다. 반대로 저축에 금리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신용이 금리와 이자를 대체하는 것이다.



스토리 전쟁
[Book] 증권사들이 손절매를 권하는 진짜 이유
조나 삭스 지음┃김효정 옮김┃340쪽┃을유문화사┃1만5000원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성공 전략을 담았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대중의 마음속을 파고든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고대 신화의 이야기 구조를 따른다. 역사상 최고의 흥행작인 ‘매트릭스’나 ‘스타워즈’, ‘아바타’에서부터 고전을 넘어 삶의 지침이 된 ‘오디세이’, 성경 속 모세의 이야기까지 모두가 의존적이던 어린아이가 성숙하고 현명한 성인으로 성장해 공동체에 기여하는 형식을 갖는다.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분석과 성공 공식, 단계별 가이드도 제시한다.



불멸의 이론
[Book] 증권사들이 손절매를 권하는 진짜 이유
샤론 버치 매그레인 지음┃이경식 옮김┃640쪽┃휴먼사이언스┃2만8000원

150년 동안 어둠 속에 묻혀야 했지만 이후 현재까지 100년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통계학 이론 베이즈 정리의 역사를 파헤쳤다. 250년 전 영국의 목사 토머스 베이즈가 만든 ‘베이즈 정리’는 한 줄로 요약될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 이 정리는 과학성 결여로 금기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현실 문제 해결에 기여하면서 부활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암호 체계인 애니그마를 해독하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했고 산재보험의 탄생에도 기여했다.



식당공신
[Book] 증권사들이 손절매를 권하는 진짜 이유
박노진 외 지음┃240쪽┃이콘출판┃1만3000원

학구파 식당 사장 4명의 성공 스토리다. 이들은 대박 식당의 비법은 없다고 말한다. 누구나 제대로 공부하면 성공한 식당을 만들 수 있다. 식당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법부터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탁월한 음식 맛을 지키는 방법, 손님들과 금세 격을 허무는 접객 방법, 원조보다 더 나은 벤치마킹법까지 식당 운영과 관련된 모든 요소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공부해야 한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꾸준히 하다 보면 효과가 나타나고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긴다. 식당 공부도 예외가 아니다.
[Book] 증권사들이 손절매를 권하는 진짜 이유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