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자동차 ‘약세’…경기 방어주 ‘주목’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31일~8월 1일 진행됐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양적 완화를 지속할 것을 재확인한 채 무사히 마무리됐다.

당초 시장은 양적 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활동이 점진적인 속도(modest pace)로 확장하고 있다는 표현을 통해 지난 6월의 완만한 속도(moderate pace)를 대체했다. 이는 6월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7월 FOMC 회의에서 양적 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언급이 없어 불안한 투자 심리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7% 성장하며 시장 전망치인 1.0%를 웃돌았고 7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도 55.4를 기록해 201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한 7월 민간 고용 조사 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민간 고용도 20만 명 증가해 Fed의 예상보다 미국 경제 지표가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미국 경제 회복 소식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해야 하지만 오히려 주식시장의 최대 이슈인 양적 완화 축소 시기만 앞당기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의 맥] 미국 ‘양적 완화’ 축소에 흔들리는 코스피
미국 Fed의 통화정책 회의에 참여하는 Fed 총재들도 최근 양적 완화 축소와 관련한 발언을 계속 내놓으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Fed 총재는 지난 5일 실업률을 고려할 때 Fed의 양적 완화 축소 시기가 더욱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8월 6일에는 비둘기파에 속하는 에번스 시카고 Fed 총재마저 Fed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가 연내 시작돼 2014년 중반쯤 모두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Fed 총재도 지난 8월 6일 양적 완화 축소가 올해 남은 세 차례의 FOMC 정례 회의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록하트 총재는 양적 완화 축소가 벤 버냉키 Fed 의장의 기자회견이 없는 10월에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FOMC 회의, 연내 3번 남아
올해 남은 FOMC 회의는 9월, 10월, 12월에 있으며 9월과 12월 회의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지역 Fed 총재들의 양적 완화 축소 관련 발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양적 완화 축소 시점이 올해 남은 세 차례의 회의 중 언제일지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제 여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늦어도 올해 남은 회의 기간 중 양적 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언급해 양적 완화 축소 시점이 임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궁극적으로 양적 완화 축소는 미국의 경제 회복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이 유동성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투자 심리 위축이 불가피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가 이르면 9월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주식시장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8월 주식시장은 보수적인 시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은 정보기술(IT)·자동차의 약세 속에 박스권 내 순환매가 예상된다. 다만 경기 민감주보다 방어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할 시점이다.



정문희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