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돌풍’ 주인공 엘론 머스크의 꿈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험’은 결국 대박으로 이어질까요.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는 전기자동차 회사죠.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엘론 머스크는 스티브 잡스를 이을 혁신적 기업가로 꼽힙니다.
<YONHAP PHOTO-0953> CEO of Tesla Motors Elon Musk poses during a television interview after his company's initial public offering at the NASDAQ market in New York, June 29, 2010. Musk said his company could be profitable if it continued to make pricey sports cars, but is instead forgoing income to build a car aimed at mass-market commuters. REUTERS/Brendan McDermid (UNITED STATES - Tags: TRANSPORT BUSINESS)/2010-06-30 07:55:34/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CEO of Tesla Motors Elon Musk poses during a television interview after his company's initial public offering at the NASDAQ market in New York, June 29, 2010. Musk said his company could be profitable if it continued to make pricey sports cars, but is instead forgoing income to build a car aimed at mass-market commuters. REUTERS/Brendan McDermid (UNITED STATES - Tags: TRANSPORT BUSINESS)/2010-06-30 07:55:34/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테슬라가 애플처럼 떼돈을 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된 열 살배기 신생 기업으로 놀랄 만한 실적을 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2분기 매출은 4억500만 달러, 이익은 주당 5센트였습니다.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은 매출 3억8340만 달러에 17센트 적자였다고 하니까 ‘어닝 서프라이즈’입니다. 1분기에 창사 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고 두 분기째 흑자를 냈습니다.

올해 목표는 2만1000대. 아직은 7000만 원 내지 1억 원에 달하는 가격 부담 때문에 부유층이나 얼리어답터들만 구입합니다. 충전소도 캘리포니아 중심으로 깔린 수준에 불과하죠. 그런데도 연간 2만1000대라면 대단합니다.

테슬라가 작년에 내놓은 ‘모델 S’는 ‘순수 전기자동차’입니다.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도 아니고 휘발유 대신 전기를 쓸 뿐인 ‘무늬만 전기자동차’도 아닙니다. 이 차는 한 번 충전으로 기존 전기자동차의 2배가 넘는 426km를 달린다고 합니다. 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올리는데 5.6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최고 시속은 약 200km. “스포츠카냐?”란 말을 들을 만하죠.

게다가 ‘달리는 컴퓨터’입니다. 통신망 연결은 기본이죠. 무엇보다 차량에 탑재된 각종 소프트웨어를 본사가 원격지에서 자동으로 업데이트해 주는 점이 돋보입니다. 기존 차에서는 지도 하나 업그레이드하려고 해도 번거롭기 짝이 없는데 테슬라 소유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차가 주차돼 있을 때 테슬라 본사가 소프트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 주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테슬라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딱 2가지입니다.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미국 전역에, 나아가 세계 곳곳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일입니다. 테슬라는 5년 이내에 가격을 3만 달러(약 3400만 원)로 낮춘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판매량이 계속 증가한다면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2015년까지 미국 전역에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충전소를 100개 이상 설치한다는 계획도 돈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관건은 판매 증가와 투자 확대의 선순환이 계속되느냐 여부입니다. 금년 4월까지 테슬라 주가가 맥을 못 췄던 것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증시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심심찮게 흘러나왔습니다. 4월쯤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주가가 40달러대에서 150달러대로 뛰었던 거죠. 이제는 “애플 다음엔 테슬라”, “스티브 잡스 다음엔 엘론 머스크”란 말이 나옵니다.

엘론 머스크는 전자 결제 업체 페이팔과 우주 프로젝트 스페이스X 창업자이고 시속 1100km대 수송 수단 하이퍼루프의 제안자로도 유명합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날 구글 행아웃(영상 채팅)을 이용해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과 대담했는데, 이 자리에서 전기로 운행하는, 매우 빠른 제트기 구상을 밝혔습니다. 그는 “아무도 안 한다면 먼 훗날 제가 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페이팔·테슬라·스페이스X·하이퍼루프…. 어느 것이든 평범한 사람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보통 사람이 보기에 머스크는 “미친놈”으로 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세상은 이런 “미친놈”들이 바꿉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IT 이야기’ 운영자·트위터 @kwang82